지난 달 23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저글러스:비서들>은 특별한 오피스 드라마였다. 기업의 임원과 전속 비서와의 관계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이 드라마에서 백진희는 뛰어난 처세술과 친화력으로 프로 서포터의 역할을 하는 비서로 등장한다. YB애드 영상사업부의 좌윤이 역을 맡아 ‘철벽형 남자’ 남치원 상무(최다니엘)와 로맨스를 펼친다. 백진희는 이번 작품에서 완벽한 ‘비서’가 되어 ‘보스’를 챙기고, 덤으로 로맨스를 차지하는 좌윤이를 연기하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처음 도전하는 로코(로맨틱 코미디)가 어땠는지, 최다니엘과의 연기호흡은 어땠든지 직접 물어보았다. 드라마가 끝난 뒤, 서울 강남의 한 한 카페에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이 날도 날씨는 엄청 추웠다.
“시청률이 10%를 넘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이렇게 사랑받은 작품은 없었던 것 같다.”라고 말을 꺼낸다. ‘저글러스’ 마지막 회는 9.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월화극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처음 해 보는 ‘로코’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는지 물어보았다. "사실 엄청 부담 되었다. 캐스팅도 가장 늦게 이뤄졌다. 대본을 보니 좌윤이가 극을 이끌지 못하면 드라마 초반에 힘을 잃겠더라. 직장인의 애환도 표현해야 했다. 그 부분을 잘 살리면 시청자의 공감을 얻게 되고 드라마에 탄력을 받을 것 같았다."고 합류 과정을 소개했다.
“그동안 여러 장르를 해왔지만 로코는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었다. 로코 작품을 보면서 내가 가진 조건을 잘 살릴 수 있는 장르라 생각했다. 내가 키도 작고, 왜소한 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동안 나온 로코 드라마를 찾아보면서 연구했다.”고 덧붙였다.
백진희는 지난해 MBC ‘미싱나인’을 끝낸 후 쉬는 동안 로맨틱 코미디 작품을 보며 연구를 했다. “송현욱 감독의 ‘연애말고 결혼’부터 ‘또 오해영’, ‘변혁의 사랑’부터, 공효진 선배, 미국 배우 레이첼 맥아담스의 연기까지 살폈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 작품의 직업인 비서에 대해서도 공부했단다. 오피스룩에 대해서도. 그 연구결과(?) 머리도 단발로 싹둑 자르는 열의를 보였다.
백진희는 촬영 초반에 넘어져서 발목을 다쳤다. 발목 부상투혼을 펼친 셈. 드라마 방송 직전 열린 제작발표회장에서 발에 기브스를 하고 등장했다. “정장을 하고 구두를 신어야하는 캐릭터이다. 그런데 발이 아파 편한 신발을 신고 촬영을 했다. 상반신 장면이 많이 화면 담겼다.”면서 아직도 아프다면서 "이제 드라마가 끝났으니까 다시 치료를 받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백진희는 '하이킥-짧은 다리의 역습', '금 나와라, 뚝딱!', '기황후', '내 딸, 금사월' 등 MBC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서 성장했다. 어느덧 10년차가 된 백진희에게 '저글러스'는 또 다른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고 한다. "연기 슬럼프가 오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 그 때 새로운 캐릭터를 만난다. '하이킥'에서 진희도, '금나와라 뚝딱!'의 몽현이도. '기황후'의 타니실리도 그러했다.“면서 ‘저글러스’의 좌윤이도 자신의 연기인생에 큰 힘이 된 캐릭터라고 말한다.
이번 드라마에선 상대역 최다니엘과의 키스씬이 화제였다. 실제 남친(윤현민)의 반응에 대해서도 “질투보다는 응원을 많이 해줬다. 프로 연기자니깐"이라고 말한다.
한편, 이날 백진희는 대학을 그만 둔 사실을 밝혔다. “사실 제적된 거죠. 출석일수가 모자라서.”라고 쿨하게 말한다. “공부를 더 하고 싶었지만 교수님과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민폐 같아서 과감히 접었다”고 한다. “부모님께서는 졸업장은 갖고 있길 원하셨지만 학교생활을 열심히 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포기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별다른 취미가 없다는 백진희의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은 ‘청소’란다. “특히 화장실 청소가 스트레스 해소에는 최고다. 반짝반짝 윤이 나는 것을 보면 잡생각이 사라진다”고 말한다.
‘저글러스’를 끝낸 후 다음 계획은? ”아직 없다. 작품이 끝나면 봉사활동을 간다. 이번에는 미얀마로 갈 것 같다”고 전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