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토) 방송되는 KBS 1TV [UHD 환경스페셜2]에서는 물고기의 기억력에 대한 흥미로운 검증을 시도한다.
‘물고기 기억력은 3초’, ‘물고기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라는 속설은 많은 사람에게 물고기가 하등동물이라는 인식을 심어 놓았다. 그래서 물고기는 마치 생명이 없는 존재처럼 취급되거나 함부로 다뤄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한 마리의 물고기를 잡기 위해 물고기와 치열한 수 싸움을 해야 하는 낚시꾼이나 취미로 물고기를 기르는 애호가들, 그리고 바다에서 다양한 물고기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다이버 중에는 물고기가 상당히 영리하며 기억력도 있고 심지어 감정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은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상당 부분 사실로 밝혀졌다.
■ 혹돔 ‘요리코’와의 40년 우정
사람도 어느 한 사람과 30년 이상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일본 다테야마의 어촌마을의 84세 스쿠버다이버 히로유키 할아버지와 혹돔 요리코는 36년 동안 변치 않는 우정을 나누고 있다. 일반적인 다이버들은 평생 한 번 만나보기도 힘들다는 혹돔, 하지만 요리코는 할아버지가 바다에 들어가면 언제나 다가와 반기며 품에 안기기까지 한다. 물고기와 사람이 서로를 알아보고 오랜 세월 우정을 유지하는 것은 상상을 초월한 동화 같은 이야기이다.
■ ‘물고기 기억력은 3초’의 진실은?
낚시에 잡힌 물고기를 풀어주면 금방 물렸던 기억을 잊고 다시 미끼를 문다고 해서 ’물고기 기억력은 3초’라고 말하지만, 여러 실험과 연구를 통해 사실이 아님이 증명되었다. 실제로 제작진은 쏨뱅이를 낚시로 잡아보며 검증했고 앞동갈베도라치는 집 찾아가기 실험에서 복잡한 지형을 모두 기억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거침없이 집을 찾아갈 만큼 뛰어난 기억력과 공간 감각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케이트 뉴포트 박사는 물총고기가 특정한 얼굴을 기억해 40여 명의 다른 얼굴을 구분한다는 사실을 밝혔고 이스라엘 벤구리온대학의 로넨 세게브 교수 연구팀에선 금붕어에게 자동차 운전을 가르치기도 했다. 또한, 일본 오사카공립대학의 코다 마사노리 교수는 청줄청소놀래기가 일부 영장류와 돌고래 정도만 가능하다고 알려진 거울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쯤 되면 물고기의 능력은 어디까지인지 궁금해진다.
<아이 엠 피시> 제작과정을 함께한 임주백 박사(어류 행동학/생태와 미래연구소)는 “물고기들도 상당히 뛰어난 능력을 가진 존재들입니다. 어떤 면에선 우리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경우도 있죠. 그런 것을 생각해볼 때 함부로 무시하거나 경시하지 말아야 합니다”라며 물고기의 입장에서도 한번 생각해보길 권했다.
물고기에 대한 기존의 선입견을 한순간에 깰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애니멀 1편 <아이 엠 피시> 편은 2월 11일 토요일 밤 10시 25분 KBS 1TV에서 방송한다.
[사진=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