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문호 톨스토이의 소설이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이미 여러 차례 영화화 된 <안나 카레니나>이다. 러시아 원작의 이 뮤지컬이 지난 10일부터 한국 프로덕션으로 만들어져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 산뜻한 시작을 알린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의 프레스콜 행사가 12일 열렸다.
한국 프로덕션 연출을 맡은 알리나 체비크는 러시아 뮤지컬의 특성에 대해 "러시아 작품은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걸 좋아한다"며 서구 뮤지컬과의 차이점을 언급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신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그런 면이 두드러진다. 러시아 관객은 우는 걸 좋아해서 무대에 서는 배우들도 이 점에 노력한다.”며 “배우들은 실제로 울고 사랑하고 괴로워한다. 그래서인지 배우들끼리 실제로 결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문호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1828~1910)가 1873년에서 1876년 사이에 집필한 소설 <안나 카레니나>는 톨스토이의 대표작으로 당시 러시아의 모습을 투영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본연적인 욕망을 담고 있다. 작품은 안나 카레니나의 마음의 여정을 따른다. 귀부인
안나가 고위 관리인 남편 카레닌을 두고 젊은 백작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후 안나와 가족, 친지, 주변사람과의 ‘사랑과 불륜, 로맨스와 인생’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톨스토이의 장기인 시대를 관통하는 가족과 사랑 등 인류 본연의 인간성에 대한 예술적 통찰을 담아낸다.
젊은 백작 브론스키 역의 이지훈은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러시아 작품이어서 기대가 컸다.”면서 “첫날 공연이 만족스러웠다. 첫 단추가 잘 끼웠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정서를 담기에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 시장에 더 새로운 창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고 밝혔다.
브론스키 역으로 더블 캐스팅된 민우혁은 "세계가 주목할 만한 작품이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에게 '안나 카레니나'라는 작품을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멋지게 만들어보겠다.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히로인 안나 카레니나 역은 정선아와 옥주현이 더블 캐스팅되었다. 이날 프레스콜 무대에는 정선아가 참석하여 장면 시연을 선보였다. 작품과 관련하여 “어느 나라나 다 비슷한 것 같다. 사람 살아가는 것, 사람의 관계가 비슷하다"며 "하지만 연습 중 힘들었던 것은 사랑할 때 러시아 분들은 굉장히 적극적이고 마치 불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감정을 표현할 때 조금 소심하고 가녀리다면, 러시아는 처음부터 뜨거운 열정을 이끌어낸다.”며 "러시아 분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뜨겁게 사랑하는지 알 것 같다."고 러시아(뮤지컬)의 특성을 소개했다. `
한편 이날 <안나 카레니나>의 한국 프로덕션을 담당한 공연제작사 마스트엔터테인먼트의 김용관 대표는 "이번 공연이 한국 뮤지컬 시장 발전에 버라이어티한 경험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스트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태양의 서커스 등 차별화된 작품을 국내에 선보였다. 김 대표는 "'안나 카레니나'는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러시아 뮤지컬(라이선스)이자, 러시아 입장에서도 처음으로 해외에 소개되는 뮤지컬 작품이다.“며 "각 나라 공연에는 저마다 장단점이 있다. 여러 시장에서 장점을 배우면 수준이 올라가고 있는 창작 뮤지컬에 적용이 가능하다. 언제가 마스트 엔터테인먼트가 창작 뮤지컬로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이런 경험이 그라운드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옥주현, 정선아, 이지훈, 민우혁, 서범석, 최수형, 기세중 등이 캐스팅된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2월 2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