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이 다시 한 번 어깨에 힘을 풀었다. <남한산성>의 최명길로 백척간두에 선 조선의 안위를 걱정하던 그가 이번에는 ‘동생 박정민’ 때문에 고민하게 된다. 신인감독 최성현의 휴먼드라마 <그것만이 내 세상>이다.
지난 3일 오후, 개봉을 앞둔 <그것만이 내 세상>의 언론시사회가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왕년의 웰터급 챔피언이지만, 지금은 이종격투기 선수의 스파링파트너가 되어 코피 흘리며 살아가던 잡초인생의 조하(이병헌)가 어릴 때 집을 나간 어머니(윤여정)와 배다른 동생(박정민)을 만나 펼쳐지는 ‘스포츠+음악+가족’ 드라마이다. 영화는 <히말라야>와 <공조>를 만들었던 JK필름이 제작했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최성현 감독은 “서로 대척점에 있는 상반된 캐릭터가 하나의 가족으로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자 했다. 배우들이 각자 스스로의 캐릭터를 연구하며 완성시켜주었다.”고 말했다.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를 연기한 이병헌은 “조하 캐릭터는 저와 닮은 부분이 많다. 시나리오 속 대부분의 감정을 겪어보았기에 더 자신감을 갖고 연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정민은 서번트증후군의 동생 진태로 분해 섬세한 연기를 선사했다. “서번트증후군 학생들이 있는 특수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했었다. 책과 영상으로 서번트증후군의 특징을 접하며 손동작뿐만 아니라 몸짓, 말투 등 여러 가지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자신의 캐릭터를 소화해낸 비결을 밝혔다.
이병헌은 박정민의 연기에 대해 “2016년 각종 시상식과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휩쓰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현장에서 저와 순발력 있게 호흡을 맞추는 모습에 많은 자극이 되었고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고 극찬했다.
사연 있는 엄마를 연기한 윤여정은 “이병헌, 박정민 두 배우가 좋은 연기를 보여주어 진짜 아들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다”며 이병헌, 박정민과의 호흡에 대한 감회를 전했다. 제작발표회장에서 돌직구성 돌발 발언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윤여정은 이날 간담회에서 자신의 사투리 연기에 대한 소감도 밝혔다. "사투리 연기를 처음 해봤는데 너무 어려웠다. 제가 괜한 욕심을 부렸다. 아무튼 이번 영화는 내 실패작이다"고 말하기도.
영화에서 ‘브레이크 댄스’를 깜짝 선보인 이병헌은 “웃음을 주고 감동을 준다는 뻔한 공식을 따르는 영화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영화를 찾고 사랑하는 것은 감동의 깊이나 색깔, 디테일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점점 개인주의화 되면서도 정도 메마르고 대화도 줄어드는 지금 세상에서, 작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큰 깨달음을 주는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만이 내 세상>의 매력을 밝혔다.
이병헌, 윤여정, 박정민과 한지민, 김성령, 이 출연한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은 1월 17일 개봉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