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3일) 방송되는 KBS 1TV <우리말겨루기>에서는 설 명절을 맞아 가족 대항전을 펼친다. 그동안 <우리말겨루기> 본선 무대에 오른 도전자들 가운데 어머니와 딸, 아버지와 아들 등 가족 출연자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이 계묘년 설날을 맞아 2인 1조로 도전하는 무대를 가졌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덟 명의 도전자. 겨루기를 앞두고 긴장감에 휩싸여야 할 대기실에선 평소와 달리 화기애애한 웃음꽃이 가득 피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막상 겨루기가 시작되자 문제 하나에 울고 웃는 상황이 벌어졌다. 정답을 맞히면 서로 얼싸안다가도 오답을 말하면 순식간에 등을 돌려버리는 도전자까지. 심지어 가족 눈치 보느라 쉽사리 누름단추를 누르지 못하는 출연자도 있었다. 그래도 녹화 내내 서로를 위하는 모습에 진행자는 흐뭇함을 감출 수 없었다.
● 어머니와 딸, 윤지연 서윤아 '모녀 조'
엄마와 딸의 꿈은 드라마 작가. 모녀는 같은 미래를 바라보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다. 그러나 닮지 말아야 할 성적까지 똑 닮아버린 두 사람. 이전 출연에서 둘 다 꼴찌를 면치 못한 것. 그 충격으로 아직도 해당 방송을 보지 못했다는 모녀는 이번에 좋은 성적을 거둬 과거의 아픈 기억을 말끔히 씻어내겠다고 다짐했다. 과연 이번 도전은 모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까?
● 아버지와 아들, 전억 전익현 '부자 조'
부전자전, <우리말겨루기>에 도전해 아버지와 아들이 거둔 최고 성적은 각각 2등이다. 달인은커녕 우승조차 못 해본 부자.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며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 고3 수험생이 된 아들은 공부도 잠시 미룬 채, 아빠와 좋은 추억을 만들러 나왔다고 말해 녹화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다른 조가 문제 하나에 일희일비할 때도 묵묵히 점수를 쌓아 올리며 우승에 한발 한발 다가가는 부자. 과연 이들은 그토록 염원하던 우승을 할 수 있을까?
● 쌍둥이 자매, 백일홍 백장미 '자매 조'
이름만 들어도 자매라는 게 여실히 드러나는 백일홍, 백장미 조. 이름뿐만 아니라 얼굴도 키도 모든 게 비슷한 두 사람은 2분 차이로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다. 2분 차이라도 언니는 언니. 동생은 정답을 외치기 전 귓속말로 언니에게 정답을 확인받아야만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그런데 그사이 다른 조에 문제를 뺏기는 자매. 초반에 고전을 면치 못한 쌍둥이 자매는 과연 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 이성구 강수연 '부부 조'
922회에선 경쟁자였지만 944회에선 한 조가 되어 돌아왔다. 지난 도전에서는 아내가 우승하고 남편은 꼴찌를 했는데, 이를 본 시어머니의 반응을 공개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과거 성적으로 미루어 볼 때 모두가 아내의 활약을 예상했지만, 의외의 실력을 보여준 남편. 녹화 중반에는 남편의 기타 반주에 맞춰 산울림의 ‘너의 의미’를 부부가 함께 부르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두 사람은 과연 최후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한편, 설 명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특별한 분이 등장한다. ‘섬진강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김용택. 그가 태어나고 자란 생가인 회문재(回文齋)에서 김용택을 시의 세계로 이끈 스승인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용택아, 꾀꼬리가 울면 참깨가 나오고 보리타작하는 소리 듣고 토란이 난단다.’ 글자를 배우지 못한 어머니는 농사를 지으며 깨달은 삶의 지혜를 아들에게 들려주곤 했는데, 그 말씀을 받아쓰면 한 편의 시가 되었다고 한다. 세상의 모든 것을 새로운 눈으로 신비롭게 바라보고, 감동을 잘하는 사람이 시인이라고 김용택은 말한다. 그가 좋아하는 시 한 편을 읊고 직접 우리말 문제를 냈다고 하는데, 과연 그 시는 무엇일까?
모녀, 부자, 자매, 부부 네 조의 가족 대항전부터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우리말 문제 출제까지 설 명절을 맞아 다채롭게 꾸며진 <우리말겨루기>는 1월 23일 월요일 저녁 7시 40분에 KBS 1TV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