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마주친 그대‘, ’모두 다 사랑하리‘,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이선균이 부르던 ’아득히 먼 곳‘, 그리고 주윤발-장국영의 홍콩느와르 ’영웅본색‘에서 흘러나오던 ’희나리‘(번안곡) 등등. 송골매와 구창모의 주옥같은 노래들이다. 그 노래를 다시 만난다. 배철수, 구창모, 송골매와 함께!
나훈아, 심수봉, 임영웅에 이어 KBS가 선사하는 대기획 네 번째 무대의 주인공은 송골매이다. 어제(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 로비(시청자광장)에서는 이번 설에 방송되는 [KBS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 ‘40년만의 비행’]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KBS이선영 아나운서의 사회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밴드 송골매의 멤버였던 배철수와 구창모, 그리고 프로그램 연출을 담당한 편은지 피디가 참석하여 ‘그 시절 송골매의 영광’과 ‘KBS 대기획’의 벅찬 감정에 대해 밝혔다
나훈아, 심수봉, 임영웅 등 레전드 뮤지션들이 출연하며 TV쇼의 한 획을 그었던 KBS 대기획, 네 번째 주인공 송골매 공연은 21일(토) 오후 9시 20분 KBS 2TV를 통해 방송된다. 지난 7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인천으로 이어지는 전국 투어콘서트 ‘열망’을 개최하며 전설의 귀환을 알렸던 송골매는 1980년대 ‘어쩌다 마주친 그대’, ‘하늘나라 우리님’, ‘빗물’, ‘모여라’ 등 주옥같은 명곡들을 발표, 록 음악을 인기 장르로 끌어올리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었다.
밴드의 아이콘인 배철수와 구창모가 본격적으로 함께 활동을 시작한 2집의 타이틀곡 ‘어쩌다 마주치 그대’는 KBS 가요톱텐에서 5주간 1위를 차지했으며 후속곡인 ‘모두 다 사랑하리’ 역시 4주간 1위를 차지하였다. 또한 한해를 빛낸 최고 인기 가수를 선정하는 KBS가요대상에서 1982년부터 1985년까지 4년 연속으로 록그룹상을 수상하며 당대 최고 인기 뮤지션 반열에 올랐었다.
무척 오랜만에 TV를 통해 만나게 되는 구창모는 “공연할 때도 마찬가지고, 방송무대로 인사드리게 되는데 설렌다. 첫사랑을 만났을 때보다 10배는 설레는 것 같다.”고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젊은/어린 세대에게는 가수보다는 콧수염의 라디오DJ로 먼저 인식되는 배철수는 “구창모와는 40년 만에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이다. 여기 오신 기자들도 송골매 세대는 아니잖은가. 40여년 전 음악이 사랑 받을 수 있을까, 호응해 줄까 생각했었다. 이렇게 좋은 기획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KBS가 큰 실수를 하는 것 같지만 행복하다.”고 말했다.
편은지 제작PD는 “송골매의 음악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독보적인 장르라고 생각한다. 미디어업계 종사자로서 요즘 음악시장이 아이돌과 트로트도 양분화되어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음악적 취향이 아니더라도 송골매를 즐겨듣던 세대는 청춘을 다 보내고, 자녀교육에 매달려 어쩌면 문화적 현상에서 소외된 감이 없지 않다. 이번 프로그램은 그들에게 선물인 셈이다. 40년 만에 한 무대에서 서는 두 분에게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팬들에게도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고 기획의도를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송골매와 함께 반가운 게스트가 무대에 오른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송골매의 ‘아득히 먼 곳’을 부르며 화제가 됐던 배우 이선균과 송골매의 ‘모두 다 사랑하리’를 리메이크하며 음원으로 발표한 엑소의 수호, 그리고 1980년대 송골매의 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았던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장기하가 출연하여 송골매와 콜라보레이션 공연을 펼친다.
편은지 PD는 “수호와 장기하는 섭외가 어렵지 않았다. 이선균은 섭외는 반겼으나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을지 결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출연을 결정한 뒤에는 드라마와 영화 찍느라 바쁜 와중에서도 연습용 음원을 요청하며 열정을 보여주었다. 이선균 배우의 누나가 송골매의 열성팬이라고 하더라”고 섭외에 얽힌 뒷이야기를 전했다.
배철수는 “저는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불만인 게 젊은 세대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가 트로트만 들으셨다고 오해를 하시는 거다. 저희 세대가 락 음악을 가장 많이 들었다. 딥퍼플, 블랙 사바스 등 락을 포함하여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었던 세대이다. 설 명절에는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다 모인다. 모이신 김에 세대들이 어떤 노래를 듣고 자랐는지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구창모는 “송골매만의 특색이 있다. 배철수와 나에게는 서로 닮은 점이 하나도 없다. 배철수는 한국적인 록을 들려줬다면 나는 대중적인 노래를 많이 불렀다. 명절 때 온가족이 모여 두 사람의 다양한 음악적 요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대해 배철수는 “공연 시작하기 전에도 말했지만 이게 늘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공연을 KBS에서 끝내는 것이다. 사람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음악은 다시 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구창모는 “살아보니까 인생과 세상일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더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구창모는 “KBS 설 특집 녹화할 때 행복이라는 단어를 가슴에 담고 살았다. 저희를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공연장에서 같이 즐기고, 함께 노래 불러주신 팬들이 고맙다. 행복을 공유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철수는 “우리의 행복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가정에 잘 전달되기 바란다.저희 음악은 락앤롤에서 정통락. 구창모의 솔로무대로 꽉 채워져 있다. 발라드에 약간의 세미 트로트 느낌의 곡, 포크 무대까지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5일장에서 약 파는 사람 같지만 후회하지 않으실 것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달 10일, 일산 킨텍스에서 5000여명의 팬들과 함께 한 [KBS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 ‘40년만의 비행’]은 21일(토) 오후 9시 20분 KBS 2TV를 통해 방송된다.
[사진=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