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사랑해’가 흥미롭운 설정으로 상큼한 출발을 알렸다.
어제(13일) 방송된 KBS 1TV 저녁일일극 ‘미워도 사랑해’ 첫 회에서는 특별한 모녀관계인 표예진(길은조 역)과 송옥숙(김행자 역)의 치열한 기싸움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증폭시키며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를 예고했다.
은조는 아버지의 기일을 깜빡 잊고 클럽에서 신나게 놀다가 행자에게 잡혀 집으로 끌려왔다. 집으로 돌아 온 은조는 초라한 행색으로 클럽까지 쫓아와 소리를 지르고 자신의 머리채까지 잡은 행자의 행동에 화를 내며 집을 나가겠다고 하고 한강에서 뛰어내리겠다는 협박을 하며 대들었다. 하지만 행자는 눈 하나 깜빡 않고 “나가. 안 말려. 대신 카드 두고 가”라며 큰 소리로 응수했다.
행자의 강경한 태도에 기세가 한풀 꺾인 은조는 행자에게 “내가 뭘 하면 되는데”라며 고개를 숙이고 들어왔다.
첫 등장부터 쫓고 쫓기며 머리채까지 잡는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이들 모녀는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었다. 은조의 아버지는 행자와 사실혼 관계에 있었으나 은조의 반대로 혼인신고를 하지 못한 채 살다가 일찍 세상을 떠났고, 행자는 법적으로는 아무 관계가 없었음에도 은조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은조 남매를 계속 책임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행자는 겉으로는 괄괄하고 무식한 모습이었지만 은조가 집을 나갈까 봐 마음 졸이고 영특한 명조가 기특해 어쩔 줄 몰라 해 은조 남매에게 누구보다 특별한 정과 사랑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은조 역시 안하무인 철부지 모습이지만 쫓기는 순간에도 이웃아주머니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명품가방의 진위여부를 파악해주고 일면식도 없었음에도 공황장애로 쓰러진 홍석표(이성열 분)를 보살피는 등 따뜻한 면모를 드러냈다.
과격하고 까칠한 겉모습 속에 따뜻한 가슴을 품은 행자와 은조, 이들 특별한 모녀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