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래식’의 정의에 대해 ‘제목’은 아는데 직접 본 적은 없다”라고 말한다.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 중 <리어왕>은 어떤가. 영국문학의 왕이며, 연극계의 왕비인 셈이다. 물론, ‘직접 본 적은 드문’ 클래식일 것이다. 셰익스피이의 숨결 그대로 무대에 재현되는 연극 <리어왕>이 지난 5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 위치한 ‘극장 용’에서 상연 중이다.
<맥베스>, <햄릿>, <오셀로>와 함께 4대 비극으로 불리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리어왕’(강민재 연출, 도토리컴퍼니 제작)이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에서 공연된다. 그동안 ‘리어왕’을 다룬 작품은 많았지만 이번 공연은 국내 무대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정통 서사극으로 스토리와 대사, 캐릭터까지 원작에 충실한 ‘오리지널’ 버전으로 재현된다. 35명의 배우, 50명의 스텝이 참여하며, 3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쳤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리어’와 그의 세 딸을 둘러싼 이야기이다. 리어왕이 너무 늙어 딸들에게 국토를 나누어주기로 결정하고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물어본다. 아버지의 대한 사랑을 과장하여 표현한 첫째 딸 ‘거너릴’과 둘째 딸 ‘리건’에게는 국토를 절반씩 나누어주고 자식으로써 효성을 다할 뿐이라고 덤덤하지만 진솔하게 대답한 셋째 딸 ‘코델리아’는 추방하게 된다. 하지만 그 이후 국토를 물려받은 두 딸의 냉대를 참지 못한 리어왕은 폭풍우가 몰아치는 황야를 헤매 다니며 두 딸을 저주하며 광란한다. 셰익스피어는 리어왕을 한 인간으로 바라보았고, 그를 통해 인간의 어리석음이 불러온 비극을 보여준다.
지난 9일 오후, 공연을 앞두고 <리어왕>의 주요장면을 시연하는 프레스콜 행사가 열렸다. 막강 연기자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장면 시연에 이어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제작사 도토리 컴퍼니의 이종섭 대표는 "'리어왕'이 연극계에서 교과서처럼 통하지만 무대화하기에는 어렵다. 과거에도 향후에도 이런 '리어왕'은 없을 것이라는 목표를 갖고 제작을 준비했다.“면서 "'리어왕'을 공부하는 여러 연극인들에게 교과서로 남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내적 갈등과 혼란, 비극적인 상황에서 표출되는 분노를 효과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주인공 리어왕 역에는 안석환과 손병호가 더블캐스팅 되어 서로 전혀 다른 색깔의 리어를 선보인다.
'꼽추, 리차드 3세', '맥베스 411'에 이어 ‘리어왕’을 연기하는 안석환은 "좀 더 핍박 받는 리어왕을 구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약하고 변덕이 심하며 휘둘릴 수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인 인간에 대한 성찰이 와 닿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손병호는 "연기자가 누구냐에 따라 캐릭터의 에너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관객들이 동감할 수 있는 것을 표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리어왕의 첫째 딸인 '거너릴'역에는 강경헌, 둘째 딸 '리건' 역에는 이태임, 이은주, 막내 코델리아는 정혜지가 맡는다.
'리어왕'을 통해 연극에 데뷔한 이태임은 "처음에는 몸이 떨릴 정도까지 긴장을 해서 청심환을 먹을 정도였다. 선배님들이 많이 다독여주시고 도와주셔서 지금은 어떤 영화나 드라마 보다 행복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외에도 '글로스터' 역의 손경원, '켄트' 역의 오대석, '바보' 역의 김평조 등 뛰어난 연기력과 오랜 연극무대 경험으로 무장된 베테랑 연기자들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리어왕’은 오는 11월5일부터 11월 26일까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에서 공연된다. (KBS미디어 박재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