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늘이 가짜 손자 연기에 완벽히 몰입하며 희대의 사기꾼으로 극적 재미를 높여주고 있다.
어제(8일) 방송된 KBS2 ‘커튼콜’(4회)에서는 유재헌(강하늘 분)이 박세규(최대훈 분)를 속여 가짜 손자에서 진짜 손자로 둔갑하는 묘술로 짜릿한 재미를 선사했다. 이와 함께 3개월 시한부 인생을 판정받아 투병 중이던 자금순(고두심 분)이 한밤중에 사라지는 역대급 반전 엔딩으로 숨 막히는 전개를 예고했다. 앞서 자금순 가문에 입성한 유재헌은 자금순의 오른팔인 정상철(성동일 분)의 작전에 따라 가짜 손주로서 본격적인 삶을 살기 시작했다. 자신과 가짜 아내 서윤희(정지소 분)를 매의 눈으로 예의주시하는 자금순네 식구들을 안심시키려 노력하며 재벌 가문의 화려한 일상에 조금씩 젖어 들어갔다.
이날 방송에서는 박세연(하지원 분)이 골프를 가르쳐주겠다며 유재헌 서윤희 내외를 연습장으로 불렀다. 하지만 연기를 할 때 써먹으려고 틈틈이 골프를 쳐온 연극배우 출신 유재헌은 스코어 80대 수준급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엘리트 출신의 서윤희도 어릴 적부터 골프를 접했던 터라 도리어 실력을 감춰야 하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진 것.
골프 연습장에서의 상황을 예의주시했던 박세규는 형 박세준(지승현 분)을 찾아가 유재헌을 향한 복잡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줄곧 유재헌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박세준은 의도적으로 동생을 자극해 불안감을 키웠다. 박세준의 작전이 통했는지 박세규는 유재헌을 술집으로 데려가 유전자 검사를 해보자고 제안하며 시청자들을 긴장의 도가니로 밀어 넣었다. 가짜 손자로 들킬 위기에 처하자 자리를 피하려했던 유재헌에게 때마침 한 줄기의 빛처럼 박세규의 과거 여인이 나타나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 것. 이때 기지를 발휘한 유재헌은 두 사람을 말리는 척 하다가 박세규의 머리카락을 뜯어 자신의 것으로 둔갑시키는 데 성공했다.
유재헌의 머리카락이라 생각해 의기양양하게 형에게 건넨 박세규. 유재헌은 박세규 덕분에 자금순의 친손자로 판명이 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렇지만 박세준은 유재헌을 향한 의심을 거두지 않아 향후 갈등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그러는 동안 유재헌은 점점 더 역할에 몰입하며 할머니 자금순에게 정말 살가운 손자처럼 다가갔고, 자신처럼 홀로 외로웠을 할머니에게 편안한 말동무를 해주며 허전한 마음을 어루만져줬다.
그런가 하면 유재헌은 낙원 호텔을 찾아갔다가 박세연의 전 약혼자 배동제(권상우 분)를 만나 날카롭게 대립했다. 이후 자신이 깨뜨린 컵을 박세연이 치우려 하자 “온갖 사람들 다 챙겨주고 정작 자기는 어떻게 챙기는지 모르는 사람 같다. 앞으로 저를 부려먹어라”는 말로 박세연의 마음에 설렘을 안겼다. 이후 박세연도 휴대전화가 생긴 유재헌의 코앞에서 전화를 받는 등 시청자들의 심쿵을 자극하는 달달한 순간들을 선사했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 서윤희는 변호사인 엄마 오가영(장혜진 분)이 호텔 M&A 건을 맡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 회사가 낙원 그룹임을 알게 됐다. 그 과정에서 막내 박세연이 호텔 매각을 반대 중이라는 진행 상황을 알게 돼 향후 극 전개에 궁금증을 자극했다.
방송 말미에는 흥신소를 운영하는 형사 출신 장태주(한재영 분)가 정상철이 의뢰한 문제아 리문성(노상현 분)을 결국 찾아내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제 정상철에게는 가짜 손자가 있어 진짜 손자는 필요 없는 상황. 사례금은 얼마든 줄 테니 리문성의 행적을 덮으라고 지시했고, 촉이 남다른 장태주는 의구심을 떨치지 않았다. 여기에 꿈에서도 남편 종문(강하늘 분)을 그리워하던 자금순이 세면대에 알약과 피를 흩뿌린 상태로 야밤에 사라지는 장면으로 엔딩이 장식돼 시청자에게 애잔한 슬픔과 팽팽한 긴장감을 동시에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