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시사회 현장
작년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어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넷팩상)을 받았던 영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가 언론시사회를 갖고 개봉을 준비 중이다.
영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는 마땅히 받아야 할 마음을 원하고 기대했던 ‘이정’과 ‘수경’, 두 사람이 갑작스러운 사고 이후 서로의 마음을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드라마를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1일(화)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는 김세인 감독과 배우 임지호, 양말복, 정보람 배우가 참석했다.
영화상영에 이어 열린 간담회에서 수경 역의 양말복은 “속옷은 정말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공유한다면 모녀일 것이라는 예상은 했다. 그런데 같은 속옷을 입는 모녀가 아니라 왜 두 여자라고 했을까 궁금했다”며 “시나리오를 읽은 후 모녀 관계에서 표면적으로 보여지지 않는, 밀접한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고 회상했다. 또한 이정 역의 배우 임지호, 소희 역의 배우 정보람 역시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다”고 극찬, 특히 정보람은 “자신의 삶, 자기 자신에 대해서 고민하는 모녀의 서사를 그린 점이 너무 재밌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시사회 현장
양말복은 "수경은 ‘누군가의 딸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엄마이기도 하고, 혹은 누군가의 연인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 가게를 운영하는 직업인이다."며 “그중 모성이라는 지점에서,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바와 벗어나 있다. 여성으로 태어날 때 엄마가 되기 위해서 태어나는 것도 아닌데, 여성이 나이가 들고 아이를 낳았을 때 기대되는 모성애가 있는 것 같다. 영화를 찍는 내내 저 또한 스스로 그런 점을 기대하지 않았는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지호는 “제목은 두 여자이지만, 이정은 수경을 세상에서 제일 여자가 아닌 엄마로 바라보는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하게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어 했고,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실망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사랑을 바란다. 이 무한 굴레를 거의 30년 가까이 겪어온 이정의 감정을 최대한 묵묵하게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영화 속 관계성에 대한 질문에 김세인 감독은 “이 작품이 모녀 서사이긴 하지만 사실은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 말하며 이정과 소희, 수경과 종렬을 연결 짓게 된 계기를 전했다. 이어 “다른 관계를 통해서 사람 사이의 거리를 가늠하는 것에 실패하기도 하고, 즐거운 순간을 겪기도 하면서 학습되고, 다시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극 중 등장하는 소품인 ‘리코더’와 ‘수경의 연주’에 대한 남다른 의미와 비하인드를 공개, 영화의 숨은 관람 포인트를 제시하기도 했다.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마지막으로 김세인 감독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람이 원래부터 이상하고, 잘못되고, 괴팍하고, 소심해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가 믿었던 것은 인물을 매력 있게 그려낸다면 관객분들이 캐릭터에 마음을 주고, 이 사람들이 왜 이럴 수밖에 없었는지 그 외면을 바라봐주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쓰고 찍었다”고 밝혔다.
양말복은 “영화를 촬영하고 개봉까지 딱 3년의 세월이 걸렸다. 3년의 세월 동안 조금 더 수경을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사람을 이해하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안다고 생각했던 걸 다시 한번 물어볼 수 있고,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영화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기대작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는 오는 11월 10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찬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