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한국 정통 공포물을 극장에서 만난다. 이달 19일 개봉되는 영화 '귀못'의 언론시사회가 지난 13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탁세웅 감독과 배우 박하나, 허진, 정영주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귀못'은 수살귀(水殺鬼)가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나도는 마을 저수지 근처, 사람이 죽어 나가는 대저택에 숨겨진 보석을 훔치기 위해 간병인으로 들어가게 된 '보영'(박하나 분)이 아이를 데려오면 안 된다는 금기를 깨고 자신의 아이를 몰래 데려가서 겪게 되는 사투를 그린다.
감독과 각본을 맡은 탁세웅 감독은 "배우들을 고생시켜서 죄송할 따름이다. 이 영화를 기획하게 된 건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라는 말이 하고 싶었다. 전에 단편들도 공포 소재들을 좋아했다. 익숙한 것이 낯설어질 때 공포를 느낀다고 생각한다. 그런 공포들을 해보고 싶어서 이 영화를 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하나는 이번 작품에서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어린 딸아이와 함께 저택에 들어가서 끔찍한 공포를 맛보게 되는 보영을 연기한다. "제가 원래 공포영화를 좋아한다. 어렸을 때 이불을 뒤집어쓰고, 공포영화를 보면서 식은땀 나는 그 느낌을 즐겼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중, 고등학교 때는 '여고괴담'에 나오고 싶었다. '귀못'으로 스크린에 데뷔하게 됐는데 장르 때문에 선택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하나가 간병을 맡은 대저택의 주인인 왕 할머니는 허진이 맡았다. 허진은 저택에 숨겨진 비밀을 갖고 있는 할머니를 연기한다. 극중에서 알 수 없는 말 -중국어-를 마구 내뱉는 특이한 캐릭터이다. "중국어는 14마디였다. 촬영 전에 감독님이 걱정말라고 했다. 그게 잘 안 외워져 울었다. 촬영하면서 울기는 처음이었다."고 회상했다.
허진은 물 속 장면 촬영이 너무 힘들었다면서 "물속에 들어가는 순간 너무 무서웠다. 나를 완전히 버려야겠더라.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이 작품을 했다."며 공포물에 대한 연기 열정을 내비쳤다.
뮤지컬뿐만 아니라 TV드라마와 애니메이션 더빙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정영주는 이번 작품에서는 숙모인 왕 할머니의 숨겨진 보물을 노리는 김사모를 연기한다. "생활 연기는 쉽지만 이번 작품은 호러 장르물이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썼다. 식상하지 않은 공포를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고민했다. 감독님이 충분히 무섭고도 아름다운 미장센을 잘 만들어 주셨다."
정영주는 "공포 장르는 처음인데, 호러, B급 영화, 컬트를 원래 좋아했다. '전설의 고향' 세대이기 때문에 그런 공포가 훨씬 더 여운이 남는다. 작품 속에서 공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탁세웅 감독은 '귀못'에 대해 "'수살귀'를 전면에 내세운 공포 영화는 별로 없다. 물의 이미지를 최대한 끌어들여 축축하고 눅눅한 느낌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이 영화는 하우스 호러이기 때문에 제한된 공간을 배경으로 기본적인 장르의 문법에 충실히 하려고 했다. '보영'과 '김사모', 그리고 '왕할머니' 세 인물이 상처 혹은 트라우마를 가졌는데 극 안에서 자기가 가진 상처 혹은 트라우마와 마주했을 때 전복되는 지점들이 심리적인 공포 또한 준다고 생각한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마을과 떨어진 외진 곳에 위치한 음산한 저택에서 벌어지는 하우스호러이자, 물에 빠진 혼귀가 방황하는 저수지 공포물 '귀못'은 19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