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일) 밤 11시20분 KBS 1TV [다큐온] 시간에는 '백마고지 승전 7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뼈의 산 – 백마고지>가 방송된다.
2019년 4월, 남북 정상이 만나 평화를 전제로 한 상호 합의(9.19합의)에 따라 DMZ 안에 잠들어 있는 한국전쟁 희생자들의 유해를 수습하기로 합의한다. 2021년 9.19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 화살머리고지에 이어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 백마고지 유해발굴이 시작됐다.
백마고지 전투는 한국전쟁사에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로 기록되어 있다. 휴전 협정이 진행되던 1952년 10월 6일부터 10월 15일까지 10일간 치러진 전투다. 중공군 3개 사단 4만 5천의 병력을 한국군 9사단이 막아내며 승리했다. 백마고지 승전 70주년을 맞이해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백마고지 유해발굴작전 2년 동안의 기록을 방송한다. 백마고지 유해발굴은 5년 동안 백마고지를 중심으로 화랑고지까지 이어지는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북한과 군사분계선이 맞닿은 비무장지대 유해발굴인 만큼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 발굴은 진행되었다.
■ 한국전쟁이 남긴 상처...UN과 중국이 참전한 ‘세계 전쟁’
중공군 1만5천, 한국군 3천5백 명이 이곳 395고지(백마고지)에서 생을 마쳤다. 그들 중 상당수는 아직도 백마고지에 유해로 남아있다. 우리 정부는 인도적인 차원과 평화 협력이란 대전제를 통해 이들의 유해를 발굴해 중국으로 돌려주고 있다. 화살머리고지에서는 3년 동안 143구의 유해가 발굴되었고, 이중 중국군으로 확인된 유해 88구를 올해 중국으로 송환했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유해 송환이 이루어진 인천공항에서 “중국 인민들은 한국전쟁에 참전해 돌아오지 못한 유해들을 기다리고, 고대하고 있다”며 중국군 유해발굴에 나선 한국 정부에 감사 인사와 추후 발굴에 대한 기대, 협조의사를 전했다. 한국군과 중국군 이외 UN 참전국의 유해들은 각 나라의 매장 관습에 따라 국방부와 협의해 송환이나 묘지를 만들어 모신다. 우리 정부는 2021년 미군 추정 유해 5구를 미국으로 송환하고, 미국은 북한과 중국 지역에서 발굴한 우리 국군 유해 60여 구를 전해주었다.
■ 백마고지 발굴 – 생생한 전쟁 기록
70년 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전쟁 당시 그대로 보존된 지역, 비무장지대. 그곳에는 생생한 전쟁의 흔적들이 그대로 묻혀있다. 유해발굴에서 제일 중요한 일은 폭발물 제거 작업이다. 백마고지에는 적과 아군이 30만발의 포탄을 쏟아부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고지가 무너지고, 땅이 뒤집히며 생긴 새하얀 먼지가 쌓여 ‘백마고지’란 이름이 생겨 날 정도였다.
■ 다시 찾은 백마고지...잊을 수 없는 그 날
70년 전 백마고지 전투에 참전했던 노병들이 고지를 찾아왔다. 90살이 넘었지만 백마고지에 다시 오겠다는 일념으로 가파른 고지를 올라 전우의 유해 앞에 섰다. 세월의 흐린 기억 속에도 또렷하게 기억나는 나의 군번. 그 군번에는 함께 고지에 올라 생사를 함께 한 전우가 내게 남겨 준 삶의 기억이 남겨져 있었다. 나를 위해, 조국을 위해, 먼저 간 전우의 모습에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리고 한국전쟁 당시 일등중사였던 이승초 노병은 아직 고지에 남아 돌아오지 못한 전우의 이름을 불렀다.
“그 이름 앞에 우리는 이겼노라. 이 땅을 지켰노라. 너는 승리했다.”
백마고지 남아있는 전우들에게 이 말을 전하기 위한 70년의 기다림이 끝이 났다. 노병들은 자신들이 지나온 길을 지키는 새로운 전우들의 인사를 받으며 백마고지를 떠났다.
유해발굴작전은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된 마지막 1명을 찾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