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작가 김영하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이 스릴러의 대가 원신연 감독에 의해 완벽하게 스크린으로 옮겨졌다. 소설과 같은 듯, 다른 또 한 편의 걸작 스릴러가 완성된 것이다. 28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는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의 시사회가 열렸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오래 전 연쇄살인을 일삼던 ‘치과의사’ 병수(설경구)가 살인에서 손을 뗀지 수십 년이 지난 뒤 자신의 동네에 연쇄살인이 일어나면서 벌어지는 혼란과 망상의 이야기이다. 병수는 알츠하이머(치매)로 급속하게 기억력을 잃어가는 상태. 깜빡깜빡 기억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자신의 딸 은희(설현)에게 다가오는 정체불명의 남자 태주(김남길)의 정체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살인은 계속 벌어지고 병수는 이게 자신이 저지른 또 다른 살인인지, 태주의 소행인지 의심한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원신연 감독과 설경구, 김남길, 설현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이어졌다.
'구타유발자들', '세븐데이즈' 등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를 만들어온 원신연 감독은 “영화화하기 전에 '소설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먼 영화로 만들겠다'고 메모한 적 있다. 그래서 소설의 원형을 많이 반영했다. 소설에서의 판타지적인 요소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데 집중했다.”면서 “연쇄살인마 김병수를 계속 응원하게 만드는데 중점을 뒀다. 그런 부분이 소설과의 차이"라고 밝혔다.
진짜 정체가 끝까지 의심스러운 태주 역의 김남길은 "태주는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로 규정지을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길 바랐다. 그래서 외형적인 고민도 많았다.“고 밝혔다.
걸그룹 AOA의 설현(김설현)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병수가 의지하는 유일한 존재 은희 역을 맡았다. "병수를 점점 의심하면서 혼란을 겪는 캐릭터의 심리를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면서 "감독님께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 많이 여쭤봤고, 그때마다 감독님이 섬세하게 알려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설현의 연기에 대해 설경구는 "순백의 느낌이다. 예전부터 걸그룹으로 활동해서 원래 나이보다 성숙할 수도 있는데 이 친구는 현장에서 백치같은 느낌이 있었다"며 "나쁜 뜻이 아니다. 여배우에게 백치미는 좋은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설경구의 ‘백치미’ 발언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살인범의 정신적 혼란이 텍스트에서 스크린으로 뚫고 나온 영화 <살인범의 기억법>은 9월 6일 개봉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