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김신영이 고(故) 송해의 뒤를 이어 KBS 1TV의 국민 예능 '전국노래자랑' MC로 나선다. 지난 17일(토) 경기도 하남시 미사경정공원에서는 '전국노래자랑-하남시 편' 현장 공개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녹화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새로이 MC로 나선 김신영과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KBS 김상미 CP가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전국노래자랑'은 1980년 11월 9일 첫 정규 편성을 시작해 지난 42년 동안 변함없이 일요일을 지켜온 KBS 장수 예능프로그램이다. KBS 아나운서들이 진행을 맡다가 지난 1988년 5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송해가 34년 간 진행을 맡아왔다. 송해 별세 이후 이호섭 작곡가와 임수민 아나운서가 임시MC를 잠깐 맡은 뒤 후임으로 김신영이 정식으로 캐스팅된 것이다. 이날 김신영의 사회로 녹화가 진행된 하남시 편은 10월 16일 방송된다. 앞서 김신영은 고향인 대구에서 첫 녹화를 진행했다. 방송은 하남시 편이 먼저 시청자를 찾을 예정이다.
‘전국노래자랑’ 녹화에 앞서 ‘미사경정공원’의 사무실 한 공간에서 진행된 간담회장은 기자들로 가득 찼다. 연출을 맡고 있는 김상미 CP는 "송해 선생님이 작고하시기 전부터 누가 후임으로 적합할까 논의를 했었다. 구체적인 인선보다는 어떤 사람이 어울릴지를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과정에서 김신영이 거론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CP는 "“'전국노래자랑' 스케줄은 연예인에게는 힘들다. 대부분 지역 스케줄이고, 야외 공연이다 보니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녹화 일정도 들쑥날쑥하다. 그런 프로그램에 올인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김신영은 10년 넘게 변함없이 라디오를 진행해왔다는 점에서 성실함이 돋보였다.”며 “김신영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들을 관찰하고 웃음을 뽑아내는 능력이 크더라. 전 국민을 무대에 불러 놀아야 하는 프로그램의 진행자로는 적격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하루에 3시간씩 운동을 하더라. 체력도 대단하다"라며 김신영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김신영은 “처음 전화를 받았을 때는 그저 감사하다는 생각만 했다. 올해로 데뷔 20년 차가 됐는데, 이렇게 전 국민 여러분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국민 프로그램의 MC의 후보군에 오른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그러던 중에 속보로 출연 소식이 알려져서 가족이 놀랐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 진행을 맡고 있는 김신영은 “지금까지 모든 스케줄을 라디오 생방송이 끝난 뒤 시간이 맞춰졌다. '전국노래자랑' MC가 됐다고 하니까 라디오 제작진이 녹화 날에는 라디오 생방송을 빼주겠다고 하더라. 예전에는 주말에 지방 행사도 많이 하고 해서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대구에서의 첫 녹화에 대해 김신영은 “삼촌처럼 챙겨주는 악단 덕에 행복했다. 무대 위에서 ‘전국~’이라고 먼저 말하면 모인 시민들이 다함께 ‘노래자랑’이라고 외치는 순간 전율을 느꼈다. 녹화를 마친 뒤 대기실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국민프로그램의 감동을 전했다.
김신영은 앞으로 ‘전국노래자랑’의 방향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송해 선생님이 워낙 전통을 잘 만들어놓으셨다. 송해 선생님과 프로그램에 폐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작진과 김신영의 최우선 순위다.”며 “당장 급격한 변화가 있기는 어려울 것이다. 너그럽게 기다려주신다면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이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어 “‘전국노래자랑'은 42년 된 나무라고 생각한다. 그 나무를 한 번에 베어 버리고 무언가를 새로 만들 생각은 없다. 나는 그저 큰 나무 옆에서 자라나는 조그만 나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잘 자라면 똑같은 키의 두 나무가 서있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레 각오을 다졌다.
“'일요일의 남자'는 송해 선배님이셨고, 저는 '일요일의 여자' 대신 시청자 여러분의 '막내딸'이 되고 싶다. 막둥이 키운다는 마음으로 한 번만 예쁘게 봐 달라.”고 말한 김신영은 마지막으로 “예심 많은 참가 부탁드리겠습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진행된 [전국노래자랑-하남시 편] 녹화는 가수 양희은이 무대를 열었고, 방송인 송은이와 이계인, 가수 나비, 박서진, 박현빈, 브레이브걸스, 에일리까지 나와 김신영의 MC 출격을 축하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