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N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출연하며 화제가 된 소설가 김영하의 원작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세븐데이즈>, <용의자> 등 스릴러 영화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준 원신연 감독이 설경구, 김남길, 김설현(AOA 설현), 오달수를 캐스팅한 ‘살인자의 기억법’이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망각한 살인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이다.
8일 오전 서울 CGV압구정에서는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원신연 감독은 ‘살인자의 기억법’이라는 소설을 영화화한 이유에 대해 “‘용의자’를 만들고나서 깊이 있는 주제의 영화를 하고 싶었다. 김영하 소설을 읽었는데 장르적으로도 재미 있고 주제도 깊이가 있었다. 서스펜스와 결합된 유머도 있었다. 그동안 영화화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소설과의 차별성에 대해서 원 감독은 “소설을 읽으신 분들이 소설을 읽었던 감동이 그대로 영화에 나타난다면 아쉬울 것 같았다. 소설을 읽으신 분들도, 소설을 읽지 않은 분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캐릭터와 상황 설정들을 조금 다르게 그렸다”고 전했다. 원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아직 원작자를 만나보지는 않았다면서 ”약간 거리감을 두어야 자유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빠른 시간 안에 만나 뵙고 작가님께는 영화를 어떻게 보셨는지 서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설경구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 병수 역을 맡았다. 소설 속에서는 70대로 등장하는데 설경구는 이를 위해 체중감량과 함께 확실히 달라진 외모를 보여준다. “나이를 좀 먹어야 했다. 심정적으로는 70대로 생각하고 살을 뺐다. 목젖부터 늙어가더라”고 말했다.
설현은 ‘강남 1970’에 두 번째 스크린 연기에 도전한다. 이번 영화에서는 병수(설경구)의 딸 은희를 연기한다.
설현에 대해 원 감독은 “설현은 대중들이 알고 계신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촬영장에 돌아다니면 아무도 못 알아본다. 그 점이 좋았다. 저 배우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 안에 많은 것이 있다. 백도화지 같다”고 칭찬했다.
김남길은 병수의 살인습관을 깨우는 의문의 남자 태주를 연기한다. 극중에서 선과 악을 넘나드는 섬세한 연기를 한다고. “감독님이 화장을 하지 않는 배트맨의 조커를 이야기하셨다. 히스 레저의 조커는 단순하게 악역일 뿐 아니라 많은 것이 담겨 있다. 그런 걸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했다.
오달수는 병수의 오랜 친구이자, 연쇄살인범을 쫓는 파출소 소장 ‘병만’을 연기한다. 10년 전 <구타유발자>에서 오달수를 캐스팅했던 원신연 감독은 이번 작품 시나리오 작업 때부터 오달수를 염두에 두었다고. “오달수 배우의 눈을 가만히 보면 으스스한 느낌이 든다. 오달수야 말로 스릴러에 최적화된 배우”라고 오달수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내달 초에 개봉될 예정이다. (KBS미디어 박재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