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나이 스물여덟 살의 강하늘이 영화 <청년경찰>을 끝내고 군대에 간다. 정확히는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단 특별경호중대 소속의 MC승무헌병이란다. 강하늘은 <청년경찰>을 끝내고 장항준 감독의 <기억의 밤>의 촬영도 끝낸 상태이다. <청년경찰> 개봉을 앞두고 TV예능프로그램에 잇달아 출연하며 자신의 영화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영화시사회를 마친 뒤 언론들과 연쇄 인터뷰를 진행했다. 비가 내리던 7월의 어느 날, 종로구 북촌로 정독도서관 근처, 서울현대미술관(서울관) 앞에 있는 한 카페에서 강하늘을 만났다. 강하늘을 이야기하면서 빠지지 않는 수식어가 있다. ‘충무로 미담꾼’. 파도파도 미담이 끝나지 않는, 입만 열면 미담뿐인 청년 강하늘을 직접 만나 확인하는 순간이다.
“우리가 만든 작품을 다른 사람이 봤을 때, 부끄러운 작품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생각뿐이죠.” 개봉을 앞둔 <청년경찰>에 대해 내놓은 첫 마디다.
영화 <청년경찰>은 경찰대생 박서준과 강하늘이 ‘경찰이 아닌 경찰대생’으로, 사건에 빠져들면서 영화내내 숨을 헐떡이며 뛰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유쾌하고도, 상쾌하고도, 통쾌한 청춘 성장극이다. 강하늘은 극중에서 과학고를 나와 경찰이 되고 싶은 희열 역을 맡았다. 박서준과 짝을 이루어 ‘덤 앤 더머’ 스타일로, 그러나 열정과 책임감으로 뛰어다닌다. 두 사람의 케미는 수다에서 액션까지 완벽궁합을 보여준다.
“원래 말이 많은 사람은 아니다. 이번 작품에서 제가 제 힘으로 만들어낸 것은 없다.”고 말한다. 감독은 대본의 80%정도만 완성시키고 촬영 현장에서 더 재밌게 만들어나간 작품이란다.
영화를 보면 이병헌 감독의 <스물>이 떠오른다. 치기어린 젊음과 청춘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무지 웃긴다는 점에서. “대본을 재밌게 읽었다. 이 기분 언젠가 느꼈던 것 같았다. 비슷한 느낌. 웃긴 대사. 대사가 나올 타이밍, 위트. 그래서 감독님께 이병헌 감독 아시냐고 물어봤다. 친하고 잘 안다고. 그래서 속으로 생각했다. 비슷한 사람이구나.”고 말한다.
흥행에 대한 생각은? 자신의 영화 개봉을 앞둔 배우들은 흥행을 과다 기대하거나, 아니면 흥행은 신의 영역이라고 손 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작품이 잘 되고 못되고는 우리 힘이 아니더라. 혹평을 해도 흥행하는 경우도 있고, 호평 받아도 흥행으로 연결되지 않는 작품이 있더라. 제가 바라는 것은 손익분기점은 넘겼으면 한다.” 그러면서 미담제조꾼다운 말을 덧붙인다. “영화 쪽에 꿈이 있는 사람이 모여 완성한 작품이니 함박웃음까지는 못 지어도, 좋은 추억으로 남기자는 마음은 있다.”
강하늘은 최근 2~3년 사이에 그 누구보다고 열심히 영화에 출연해왔다. <재심>, <동주>, <좋아해줘>, <쎄시봉>, <스물>, <순수의 시대> 등을 통해 반듯한 청년, 혹은 열정의 청춘, 아니면 정말 연기를 열심히 하는 배우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청년경찰>이 그가 출연한 이전 작품과 달라진 것이 있을까. “연기를 하며 접근법은 달라진 것은 없다. 이번 작품 들어갈 때 두 가지만은 마음먹었다. 작품보다 튀지 않기. 역할보다 튀지 않기.”
영화에서 이른바 ‘유사성행위업소’인 귀파방 장면이 등장한다. 박서준이 자신은 추운 날씨에 밖에서 뛰어다니고, 강하늘은 따듯한 데서 촬영했다고 부러워한 장면이다.
“그 장면에서 여자 분. 정말 연기 잘 하셨죠?”라면 “단역인데 연습도 많이 해 오셨더라. 컨셉도 여러 가지 버전으로 준비하셨더라고요. NG없이 캐릭터를 바꿔 가며 여러 번 찍었다.”라며 “고마웠어요.”라고 상대 여배우를 칭찬한다.
<청년경찰>은 ‘런닝맨’이라고 할 만큼 뛰는 장면이 많다. 추적한다고, 쫓기느라. “많이 힘들었다. 솔직히 뛰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데 엄청 추웠다. 논현동과 대림동에서 주로 찍었는데 사람이 많은 동네이니 주로 새벽 1시에서 4시 사이에 촬영했다. 그 시간의 추위는 차원이 다르더라. 옷도 얇지, 양말을 두세 겹 껴 신었는데도 춥더라. 게다가 롱테이크로 찍으니 썰렁썰렁할 수도 없고.”
한국영화에서 남자 배우들이 상의를 벗으면 초콜릿 복근과 함께 근사한 몸매가 노출된다. 강하늘의 몸매도 만나볼 수 있다. 그런데, 관객들은 박서준의 몸매에 눈이 갈 것이다. 강하늘은 “개인적으로 캐릭터에 맞는 몸이 제일 좋더라. 자연적인 몸 상태가. 그런데 감독님이 벗으면 무조건 좋아야한다고 요구했다.”고 그 장면을 설명한다.
“한국에 이런 데가 있었나”하는 대림동 차이나타운 이야기가 나왔다. “조선족으로 나오는 분들. 대학로 배우들이시다. 형님들이랑 대학로 연극이야기하며 많이 친해졌다.”며 “고맙습니다”고 덧붙인다.
영화에서 주말 휴가를 받은 강하늘과 박서준이 ‘청춘사업’을 위해 클럽 옥타곤을 찾는 장면이 있다. 강하늘도 친구들과 클럽 다녔다고. 줄서서 들어갔다고 한다.
‘바른 사람’ 이미지가 이득이냐고 질문하니. “오해를 많이 하신다. 그런 이미지 유지하려고 힘들고 피곤하게 산다고 이야기하신다. 오해다. 저는 사실, 친구하고 욕도 하고. 술도 진탕마시고 그래요”란다. 귀엽다.
“저랑 만나는 사람, 스쳐 지나간 사람 중에 찌푸린 사람은 없어요. 그렇게 힘들게 살고 있지는 않아요.”라고 덧붙인다.
강하늘의 절친은 누굴까. 화려한 연예계 인맥을 기대했는데 소소한 답변이 돌아왔다. “스물 살 때, 대학 때부터 친구들과 연극을 좋아했어요. 그때 멤버들 다섯 명이랑 아주 친해요. 전 그 때부터 공연을 조금씩 했잖아요. 그래서 혼자 무슨 작품 들어갈 때 그 친구에게 미안해지더라고요. 이 친구들과 평생 가고 싶은데. 그래서 편지로 썼었죠. 좀 민망해요. 편지로 속 마음을 하나씩 이야기 했었죠. 지금은 너무 편하게 잘 지내요.” 그 친구 중에 최정헌이 있단다. <재심>, <동주>,<박열>에 출연했단다. 강하늘이 “저의 입김이나 영향력, 그런 거 전혀 아니에요.”라고 손사래친다.
다음 달이면 군에 간다. “군에 늦게 가는 셈이죠. 친구들은 다 갔다 왔어요. 작품에 대한 욕심이 생길 때 가자. 그렇게 생각했는데 지금이 딱 그때인 것 같다.”고 말한다.
군에 가기 전 하고 싶은 것은? “영화도 개봉하니 정리하는 차원에서 여행가고 싶다. 입대일자 나오면 해외 가는 게 조금 그렇더라고. 제주도 같은 곳으로 잠적 여행가고 싶다. 잠수를 타더라도 이해해 주실거죠. 홍보는 마치고 갈거에요.“
열정을 쏟은 작품을 끝내면 배우들에겐 공허감이 올 것ㅇ다. “<동주> 끝나고 많이 힘들어다. 다 내려놓고 싶었다. 그때 명상을 했어요. 명상 덕분에 삶의 질도 좋아진 것 같고, 많이 바뀌고, 삶의 전환점이 된 것 같다. 점점 비운다는 표현보다는 다 놓고 사는게 좋구나.”라고 군에 가는 심정을 내비쳤다. 자.
강하늘은 헌병으로 입대한다. 멋진 모터사이클을 타는 MC승무헌병이란다. “헌병에 대한 꿈이 있었다. 어릴 때 <공동경비구역JSA> 보면서 아버지에게 물어봤어오. 저 사람은 군인인데 왜 선글라스를 꼈어요라고. 헌병은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의 로망이었다.”며 “
인생의 2년을 뜻깊게 보내고 싶다.“고 덧붙인다.
마지막으로 영화 <청년경찰> 홍보. “덥잖아요. 시원한 극장. 시원한 영화이지 않을까. 별 기대없이 봐도 시원하게 보고 나가실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다.”고 말한다. 그리고 “미담은 아니고 책임감으로 <기억의 밤>도 예쁘게 봐 주세요. 군 입대 때문에 홍보는 못하지만.”
청년배우 강하늘. <청년경찰> 개봉하고, <기억의 밤> 촬영을 마무리하고, MC승무헌병으로 2년 정도 우리 곁을 떠난다. 군에서 또 얼마나 많은 미담을 양산할지 <국방일보>를 주목해야할 것 같다. (KBS미디어 박재환)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