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가로 꼽히는 짐 로저스(75)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한국을 찾았다. 월스트리트에서 조지 소로스와 설립한 퀀텀펀드로 4200% 수익률을 자랑한 전설의 투자왕 짐 로저스는 KBS <명견만리>에 출연하여 ‘한국 현실’에 뼈아픈 충고를 던진다.
짐 로저스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KBS 1TV '명견만리-투자왕, 짐 로저스의 경고'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간담회에 앞서 최성민 프로덕션5담당은 "짐 로저스는 ‘명견만리’에 출연한 프리젠터 중에 제일 돈이 많은 분이신데 열정도 많다"고 소개한 뒤 “과거에 짐 로저스는 통일한국에 자신의 전 재산을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아직도 유효하신지 궁금하다. 정체된 한국 사회에 어떤 조언을 해주실지, 청년들에게도 어떤 말을 해 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짐 로저스는 ‘가진 자의 여유’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여유 있게, 유머 넘치게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간결했지만 세계 최고의 투자가다운 통찰력이 엿보였다.
한국을 자주 찾는다는 짐 로저스는 "딸에게 KBS에 출연한다고 하니 '와우! K팝과 한류드라마를 방송하는 곳'이라고 하며 반가워했다"고 친근감을 표시했다. 짐 로저스는 <명견만리>를 위해 노량진 학원가와 DMZ, 광명역, 서울시 글로벌창업센터 등을 찾아 ‘한국투자의 현장’을 살펴보았다.

짐 로저스의 지적은 따끔했다. "한국 젊은이들의 첫 번째 꿈이 공무원이라 걸 듣고 마음이 아팠다. 한 여학생은 15시간 공부하지만 시험에 합격할 확률은 100분의 1이라고 하더라. 한국의 인구는 점점 줄어들 것이고, 빚은 점점 늘어나는 데 모든 사람들이 공무원이 되려고만 하니 안타깝다."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할 젊은 세대가 절망적이게 안정만을 추구하는 한국이 중국이나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국가와 어떻게 경쟁할 수 있을까"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그리 매력적인 투자처는 아니다. 한국의 미래도 낙관적이지 않다.“고 잘라 말한다. ”투자할 만한 매력적인 기업도 없다“고 덧붙인다.
그러면서도 ‘통일된 한국’에 대해서는 고평가했다. “한반도 통일이 이뤄진다면 10~20년 동안 세계에서 유일하게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다. 인구도 7,5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며, 북한의 노동력과 자원 그리고 남한의 자본력이 합쳐져 한국의 미래를 밝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반짝이는 금화를 꺼내들었다. "북한에 은화, 금화가 사라질 것이기에 소장 가치가 있다. 이것에 투자하고 있다"며 취재진에게 북한의 금화와 은화를 보여주었다.
이현정PD는 “짐 로저스가 북한을 언급하는 이유는 ‘명견만리’를 보시면 알 것이다. 제작진은 다양한 관점에서 들여다봤다. 싱가포르에 있는 비영리단체에서 북한인들을 싱가포르에 데려가서 창업을 지원하는 경우가 있더라. 그런 사례 등 짐 로저스가 북한에 주목하는 이유를 취재했다”고 밝혔다.
최고의 투자왕 짐 로저스는 자신의 투자원칙으로 “가격이 싸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곳, 그리고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곳에 투자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투자가에게는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야에 투자하라. 언론이나 인터넷 등 남의 얘기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의 소신을 믿고 따르라."원론적인 조언을 해주었다.
이날 간담회장에 참석한 송웅달CP는 “<명견만리>가 3년째 시청자를 찾고 있다. 이번 특집을 준비하면서 목표로 삼은 것은 한국에 살지 않는, 제 3자의 시선으로 한국을 바라보자는 것이었다. 그것도 투자자의 맹렬한 관점에 초점을 맞췄다.”며 “짐 로저스가 바라본 우리 사회의 적나라한 모습이 이번 프로그램에 담길 것이다”고 전했다.
연출을 맡은 강윤기 PD는 "한국이 돌파구가 없는 상황에서 객관적이고 비판적으로 한국의 문제들을 고민해줄 수 있는 분을 찾았다.“면서 "보수, 진보의 문제를 벗어나 한국인들의 생존의 문제로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결해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짐 로저스를 주인공으로 다룬 <명견만리> 특집은 11일, 1부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인가?’, 18일, 2부 ‘대한민국의 생존을 말한다’ 총 2부작으로 방송된다. (KBS미디어 박재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