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주재 북한대사관의 태영호 공사는 작년 8월 한국으로 망명했다. 이보다 앞서 중국 절강성의 북한식당 종업원들이 집단으로 한국으로 넘어왔다. 그보다 더 유명한 사람? 황장엽도 있다. 1997년 황장엽이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대사관으로 피신하여 한국 땅에 무사히 넘어오기까지는 한 편의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었다. 그리고, 아마도 공개하지 않은 더 많은 주요북한인사가 넘어와서 국정원의 보호를 받고 있을 것이다. 한국의 상상력 풍부한 충무로 영화인들이 이 재미있고 스릴 넘치는 이야기를 가만 둘 리가 없다.
<부당거래> 시나리오를 쓰고, <신세계>를 감독했던 박훈정 감독이 이런 특별한 스토리에 매료되었다. 국정원과 CIA가 북한의 최고위 인사(혹은 그 자제를) 탈북시켜 한국으로 데려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놈이 연쇄살인을 저지른다면? 그 놈의 신분을 잘 모르는 경찰은 무조건 잡아넣으려고만 할 것이고, 국정원은 어떤 수를 사용해서라도 저지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구도에 북에서 보안성 요원을 파견하다면? 영화 <브이아이피>이다.
지난 31일 오전, CGV 압구정에서는 <브이아이피>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국정원 요원은 장동건이, 경찰은 김명민이, 북한 보안성 요원은 박희순이 맡았고, 핵심인물인 북한에서 기획입북한 나쁜 놈은 이종석이 맡았다.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가 이 영화의 키 포인트이다.
박훈정 감독은 “현재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 귀순은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우리나라에서 다룰 수 있는 소재라 생각했다. 기획 귀순을 통해 들어온 VIP급 인물이 괴물이라고 했을 때 벌어지는 딜레마를 그리고 싶었다”며 연출 계기를 전했다.
장동건은 "시나리오 읽을 때 스토리가 재미있었다. 이야기가 쿨하고, 네 배우가 릴레이 하는 느낌으로 쭉 끌고 가는 것이 신선하고 좋았다. 박훈정 감독이 잘 만들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명민은 “박훈정 감독이 재미있다고 시나리오 너무 좋다고 재미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또 감독님의 연출력을 믿었다”며 참여 계기를 전했다.
이종석은 "비주얼적으로 느와르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이 영화는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내가 먼저 하겠다고 욕심 냈다"며 영화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이종석은 “연쇄 살인범, 영화들에 등장하는 악역 캐릭터를 보면 얼굴 표정도 많이 쓰고 힘을 주고 있거나 하는 것이 많았다. <브이아이피>에서는 최대한 힘을 뺐다”며 연기 변신의 포인트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희순은 “다른 남자영화들을 보면 강 대 강의 싸움이 많은데 이 영화는 강한 남자 3명과 가장 약해 보이는 남자와의 구도이다. 이종석이 맡은 이 악인의 연기가 포인트이다.”고 말했다.
<브이아이피>는 뜻밖에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다. 그래서 더욱 흥미가 간다. <군함도>, <택시운전사> 그리고 <청년경찰>이 개봉된 뒤, 8월 24일 개봉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