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에 이은 '극한군인'이 나타났다. 영화 '육사오(6/45)'(감독 , 이하 '육사오')는 우연히 로또 1등 당첨 용지를 줍게 된 천우(고경표 분)가 군사분계선에서 근무를 서던 중 방심한 틈에 로또 용지를 북한 쪽으로 날려보내게 되며 벌어지는 웃기고도 슬픈 이야기를 그리는 코미디 작품이다. 배우 고경표는 천우 역을 통해 '헤어질 결심' 때와는 또 다른 다채로운 코미디 연기를 보여주며 2022년 극장가를 장식하고 있다.
Q. 코로나19 시국을 뚫고 영화 '육사오'를 개봉하는 소감은 어떠한지 궁금하다.
4년 만에 돌아왔다. 군백기가 있었다. 작년에 촬영하고 릴리즈가 올해 많이 되어서 즐겁게 임하고 있다. 관객들 만나서 너무 좋았다. 웃음은 관객들이 표현할 수 있는 직설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이다. 사실 내심 불안했는데 시사회 때 박수도 쳐주시더라. 그래서 너무 기분 좋게 영화를 시작한 것 같아서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웃음)
Q. 관람 후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이후 17년만에 남북연합작전을 소재로 한 재밌는 영화가 나온 느낌이었다.
시나리오 봤을 때 반가웠다. 그것에 대한 향수가 있었다. 한국 영화의 힘이 있었다. 오랜만에 따뜻한 휴먼 코미디였다. 미운 캐릭터들이 없고 서로 치열하게 싸우고 경쟁하는 장면들도 없다. 따뜻한 웃음, 따뜻한 영화라는 생각이었다. 영화가 끝났을 때 불편한 것이 없는 그런 영화가 그리웠고 우리 영화가 오랜만에 그런 것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Q. 언론 시사 후 영화 호평이 많았다. 어떤 리뷰나 말들이 기억에 남았는가?
친구들이 “큰 기대 안 했는데 너무 웃겨서 잘 웃고갔다”고 이야기해줬다.(웃음) 큰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도 아니고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많이 웃다 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정말 많이들 웃어주시더라. 그 성취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다.
Q. 코미디 연기 장인으로서 이번 작품 또한 신들린 코미디 연기를 선보였다.
이번 작품은 웃음에 대한 힘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인물들의 서사가 잘 쌓여서 웃으셨으면 하는 부분들에 잘 도달하는 것 같다. 배우들의 앙상블이 너무 좋아서 걸림돌 없이 잘 흘러가고 큰 웃음까지 이어진다. 배우들 각자의 가치관 자체가 달라서 부딪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함께했던 배우들이 다들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배우들이어서 너무 좋았다. 그런 것들이 영화에 잘 녹여진 것 같다.
Q. 이야기를 들으니 촬영장 분위기가 매우 좋았을 것 같다. 분위기 주도한 사람은 누구인가?
딱히 주도한 사람은 없었고 다 같은 마음으로 즐겁게 임했던 것 같다. 리허설 했을 때 '아쉬운데?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우리끼리 엄지 손가락을 들고 서로의 코미디 연기에 투표를 했었다. '의도해서 한 거야'라고 생각하면 엄지를 내리고 ‘의도하지 않은 거야’라고 생각하면 엄지를 들었다. 놀이하듯이 즐겁게 촬영을 했었다. (웃음) 족구 하는 장면 할 때 음문석 배우가 넘어지더라. 그때 한 번 투표가 이뤄졌다.(웃음) 그런데 의도하고 넘어진 것이 아니었는데 옆에서 투표하고 있으니 음문석 배우가 너무 억울해 하는 모습이 재밌었다.
Q. 특이한 웃음 소리 연기도 화제가 될 것 같다.
감독님이 같은 음으로 스타카토를 줘서 웃어줬으면 좋겠다는 요구를 하셨다. 웃음조차도 캐릭터로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천우의 해맑음과 천진난만함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을지, 일상적인 웃음 소리를 안 내려고 했다. 너무 다행히도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내가 평소에 그렇게 웃진 않는다.(웃음) 천우가 밉지 않은 캐릭터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Q. '육사오'가 아마도 올해 여름을 장식하는 마지막 한국 영화가 될 것 같다.
작년에는 대중에게 비춰지지 않은 채 묵묵히 일만 했다. 단편 영화의 경우에도 김초희 감독님께서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해서 하게 됐는데 반응이 좋았다. '고경표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었나?'라는 새로운 발견이 너무 좋았고 '헤어질 결심', '육사오'도 있었다. 드라마 찍고 있는 것도 9월부터 시작된다. 내년 초에 디즈니 플러스의 '커넥트', 그리고 넷플릭스의 '서울대작전'도 곧 공개된다.
(그중에서도 '육사오'를 보러오신) 관객분들이 많이 웃다 가셨으면 좋겠다. 일상 생활에 웃을 일이 많이 없다.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많이 웃다 가셨으면 좋겠다. 웃음은 보장한다. 보장 못했는데 시사회 때 보장이 생겼다.(웃음)
*한편, 영화 '육사오'는 오늘(2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