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1일(토) 밤 8시 5분, KBS 1TV <다큐공감> 시간에는 ‘0번, 성주 할매 버스 이야기’가 방송된다.
경상북도 성주, 주변 시골마을로 향하는 버스들에는 신기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이 마을, 저 마을 다니는 버스들의 번호가 모두 똑같다는 것.
버스들은 하나같이 ‘0번’ 버스다. 그렇게 성주내 시골마을을 다니는 0번 버스의 노선만 14개. 성주의 시골버스가 다 같이 0번을 단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 글자를 잘 모르는 시골 어른들을 위해 알아보기 쉬운 0으로 번호를 단 것. 그래서 사람들은 이 버스를 ‘동글뱅이’버스로 부른다. 또 타고 다니는 이들이 대부분 나이든 할머니들이라 0번 버스는 ‘할매버스’로 불리기도 한다.
자동차가 없는 집이 없을 정도로 자가용이 일반화된 시대, 0번 버스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하는 노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의 보조를 받아가면서 이 버스를 운행하는 건 이 버스가 없으면 움직일 수 없는 할머니들이 많아서다.
하루 종일 텅텅 빈 채로 가는 0번 버스에도 사람들로 꽉 들어차는 날이 있는데 그때가 바로 성주 장날이다. 성주 5일장이 있는 날이면 버스 안은 직접 키운 채소를 이고 지고 장터로 향하는 할머니들로 만원이 된다.
장날 하루 나와 장터에서 이야기하고 가는 게 좋다는 할머니, 맞벌이하는 아들 내외를 위해 손주들 용돈벌이에 나선 할머니, 저마다 사연도 제각각이다.
성주 장 날, 0번 버스를 타고 오가는 장터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아본다. (KBS미디어 박재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