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위안부’를 매춘부로 매도하는 근거로 사용되는 미 전시정보국(OWI) 49번 심문보고서의 거짓 기록을 세계 최초로 고발하는 영화 ‘코코순이’(감독: 이석재)의 독일 베를린 최초 상영회가 지난 4일 열렸다.
독일은 유럽에서 최초로 소녀상을 세운 나라이자, 최근 평화의 소녀상 이슈로 국제적인 관심을 집중시킨 곳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또한 베를린은 일본 총리의 막무가내 철거 요청과 한국 극우 단체의 황당 시위로 수모를 겪은 독일 내 공공장소로서는 최초로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코코순이’ 베를린 특별 상영회는 4일(목) 오후 소니센터 아세날 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상영회에는 베를린에 살고 있는 한국인과 유학생을 비롯해 일본군’위안부’와 한일 문제에 관심 많은 독일인과 일본인, 또한 멀리 함부르크에서 찾아온 일반 관객과 현지 취재진 약 60여 명이 참석했다.
상영 후에는 평화의 소녀상을 통해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알고 관심을 가지게 된 필리핀 2세 독일인 변호사의 사회로 ‘코코순이’의 제작사인 커넥트픽쳐스의 남기웅 대표와 베를린한인협의회 한정화 대표가 참석한 간담회가 열렸다. 영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으로 참석자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상영 후 70분 동안 이어진 간담회에도 열띤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역사학자라고 밝힌 독일인 남성 관객은 영화를 보고 난 후 “OWI 49번 심문보고서가 제대로 된 통역도 없이 허술하게 작성된 것임을 드러내는 이름인 ‘코코순이’를 영화의 제목으로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1992년부터 독일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해온 70대 여성은 “아픈 역사와 피해자에 대해서 이전의 다른 영화들과 달리, 감정적인 접근이 아닌 논리적이고 실증적인 문제 제기가 젊은 세대와 독일 사회에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데 더욱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며 호응했다. 또 참석자들은 “최근 한국의 젊은 층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데 있어 ‘코코순이’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응원했다.
‘코코순이’ 독일 상영회는 베를린을 시작으로 카셀과 프랑크푸르트 등 각각 의미 있는 장소에서 열린다. 5일(금)에는 카셀대학교에서 열린다. 카셀대학교는 지난 7월 베를린에 이어 독일 공공부지에 두 번째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된 곳이다. 카셀대 총학생회는 베를린 소녀상을 둘러싼 문제와 어려운 상황을 언론을 통해 알게 돼 캠퍼스에 소녀상을 설립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며 독일 코리아협의회에 직접 소녀상 설치를 문의해 설치했다.
6일(토)에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된 프랑크푸르트의 라인마인 한인교회에서 진행된다. 이번 ‘코코순이’의 독일 상영회는 한국 정의기억연대와 재독 시민사회단체인 코리아협의회의 협력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영화 ‘코코순이’는 함양, 제주, 미얀마, 파키스탄, 미국, 호주를 거쳐 세계 각지에서 조선인’위안부’ 피해자와 관련된 자료를 직접 발굴했다. 기록으로만 존재했던 미치나의 조선인 위안소 현장을 처음으로 확인하는 등 다큐멘터리만의 사실성에 스케일까지 더했다. 다양한 사회 문제와 진실을 심도 깊게 파헤쳐온 KBS 탐사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의 촬영팀과 제작팀이 참여하고 이석재 기자가 연출을 맡아 완성도 높은 르포무비를 탄생시켰다.
엔딩 음악으로 가수 이효리, ‘겨울왕국’의 박지윤 성우가 내레이션으로 합류했다. ‘나의 해방일지’, ‘스카이캐슬’ 박정은 음악감독, ‘별에서 온 그대’ VFX, ‘생로병사의 비밀’ 팀이 Visual Effect를 담당해 완성도를 높였다. 2022년 올해는 미 하원의 일본군‘위안부 결의안’ 통과 15주년과 ‘기림의 날’ 공식 제정 10회차가 되는 해이기도 해, 개봉의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코코순이'는 이달 2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