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5일 개막하는 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티아 레슨, 에마 필더스 감독의 <더 제인스>(2022)를 개막작으로 선정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더 제인스>는 여성의 자기 결정권 중 하나인 임신중단의 권리를 법으로 존중한 ‘로 대 웨이드’ 판례가 효력을 발휘하기 전인 1960년대 후반, 임신중단 시술을 비밀리에 진행한 ‘제인’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는 ‘제인’들의 상호 공감과 여성 간 사회적 차이에 대한 교차적 인식을 매우 정교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제인’ 멤버들을 비롯 자신의 임신중단 경험을 증언하는 여성들의 존재감을 드러내, 그들의 용기가 지금 이 시대와 시의적절하게 공명하며, 법과 제도와 상관없이 여성들의 역사는 서로의 연대와 용기로 진전되어 감을 여실히 보여 준다.
<더 제인스>는 고담독립영화시상식, 선댄스영화제에서 수상한 바 있는 티아 레슨 감독과 에미상 후보에 올랐던 프로듀서인 에마 필더스 감독의 공동 연출작으로, 두 감독의 세심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에마 필더스 감독은 자신의 새 어머니가 ‘제인’의 멤버 ‘제인 주디스’라는 사실을 알고, 이 이야기를 트럼프의 시대가 왔을 때 영화화하기로 결심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집권 시기 구성된 대법원이 49년 만에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 다섯 달 전, <더 제인스>는 제38회 선댄스영화제에서 공개되어 뜨거운 반응과 함께 미국의 현재를 예견한 영화로 손꼽히고 있다.
황미요조 프로그래머는 개막작 <더 제인스>에 대해 “위생과 안전에 대한 확보 없이 높은 가격을 치르고 자신의 몸을 마피아 조직에 내맡겨야 했던 여성들의 회고를 보다 보면 공감으로 몸서리가 쳐진다. <더 제인스>는 ‘제인’들의 불법적인 용기가 어떻게 여성들을 돕고 역사를 진전시켰는지, 법과 제도는 권력관계에 따라 요동치지만 한번 자각한 스스로의 힘과 서로의 연대는 결코 후퇴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키는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 4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판결 이후에도 여전히 ‘낙태죄 전면 폐지’ 입법이 표류하고 있는 현재 한국의 상황과도 연관되어, 한국 관객들에게도 공감과 용기를 줄 것이다. 동시대의 한국 여성 관객들에게 크게 공명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라고 개막작 선정 이유를 밝혔다.
개막작 <더 제인스>는 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을 포함한 영화제 기간 동안 관람할 수 있다. 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오는 8월 25일(목)부터 9월 1일(목)까지, 총 8일간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과 문화비축기지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