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사도>의 이준익 감독이 항일시인 윤동주와 송몽규의 이야기를 담은 <동주>에 이어 다시 한 번 애국애족 민족영화를 만들었다. 1920년대 일본에서 기개를 떨쳤던 박열 지사를 다룬 영화 <박열>이다. 14일(화) 오후,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박열>이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에건영화 <박열>은 1923년 관동대지진의 비극과 함께 일본에서 벌어진 조선인 학살사건에서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인 가네코 후미코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영화이다. 이준익 감독의 열두 번째 작품으로 이제훈이 박열을, 최희서가 후미코 역을 맡았다.
영화 상영에 이어 열린 간담회에서 이준익 감독은 “최대한 역사적 고증을 철저히 거쳤지만, 적은 예산으로 영화를 찍는 것이 목표였다. ‘박열’과 ‘후미코’ 그리고 모든 등장인물의 진심을 전달하는데 화려한 볼거리나 과도한 제작비는 오히려 방해가 될 것이라 판단했다. 최소의 조건에서 촬영해야 그들의 삶과 가치관에 깊숙이 들어갈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고증과 관련하여 이준익 감독은 “야마다 쇼지가 쓴 가네코 후미코 평전이 있다. 그걸 보면 후미코는 박열이라는 존재와 관계성 안에서 충분히 그 시대 근대성을 보여준 여성이다. 90년 전에 후미코는 여성성의 근대성을 정확하게 표현해줬다. 이야기 속안에서 박열조차도 연인이기 이전에 동지로서, 여성 이전의 인간으로 봤던 인물이다. 그래서 후미코의 여성성을 부각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 제국을 뒤흔든 ‘박열’로 완벽 변신한 이제훈은 “자신의 신념을 굳건히 지키면서 일본 제국과 맞서 싸웠던 ‘박열’의 뜨거운 실화를 관객들에게 온전히 전해줘야겠다는 영화의 가치를 먼저 생각했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인물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 매 순간 신중을 기했다”라고 전하며 실존 인물을 연기하기 위한 노력을 밝혔다.
‘박열’의 신념의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 후미코’를 연기한 최희서는 “가네코 후미코는 7살 때 조선에 가서 식모살이하며 지내면서 거기서 일본인에게 학대받는 조선인을 처음 본다. 그리고 본인도 할머니에게 학대받으면서 피지배층의 설움을 느꼈다. 그때부터 일본 제국주의에도 조금씩 반항심을 갖게 된 것”이라며 “그 부분에 있어서 박열과 후미코의 사상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고 다가갔다. 박열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임했다”고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준익 감독은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반일 영화가 아니다. 보시면 이해하실 것이다. 영화 속에서 증명된다.”고 덧붙였다. 영화 <박열>은 이달 28일 개봉될 예정이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