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포리 프로젝트’ 가 한국 극장에 내걸린다. ‘로망 포르노 리부트’(ROMAN PORNO:Reboot) 프로젝트란다.
일본의 영화산업 중에서 가장 독특한 장르 중의 하나가 ‘로망 포르노’이다. 1971년 니카츠 스튜디오에서 만든 성인영화의 한 장르이다. 1988년까지 약 1,100편의 로망포르노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쪽도 인터넷(야동)의 발전과 블록버스터 영향으로 ‘로망 포르노’ 장르는 저물었다. 그런데, '로포리 프로젝트'를 내걸고 유명 감독 5인이 ‘여성’에 관한 색다른 시선의 작품을 내놓은 것이다.
지난 31일(수) 오전, 서울 대한극장에서는 ‘로포리 프로젝트’의 하나로 만들어진 <화이트 릴리>의 나카타 히데오 감독이 내한하여 간담회를 가졌다.
‘로포리 프로젝트’는 19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일본 영화계의 황금기를 이끌며 수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한 니카츠 스튜디오의 ‘로망포르노’ 제작 45주년을 맞아 그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현 일본을 대표하는 '거장' 감독 5인이 선보이는 ‘로망포르노 리부트’ 시리즈 5편을 소개하는 프로젝트이다. ‘거장’이라고 홍보는 하고 있지만 ‘진짜’ 거장은 아닌 듯 하다.
나카다 히데오 감독 또한 ‘여우령’, ‘링’ , '검은 물 밑에서' 등 수많은 J-호러 무비를 만든 감독. 그도 니카츠 스튜디오에서 로망포르노 조감독으로 영화에 입문했었다. 나카다 히데오 감독은 “1970년대에 만들어진 로망포르노와 이번 리부트를 통해 만들어진 로망포르노는 본질적으로 여러 규칙들을 공유하기에 제작 환경에 있어서의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남성들이 여성들을 소비하기에만 데 그쳤던 기존의 로망포르노의 결을 완전히 벗어났다는 점에서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한다”며 그 의미를 설명했다.
자신이 연출을 맡은 <화이트 릴리>에 대해 “도예 교실을 운영하는 여스승과 함께 5년간 동거한 제자가 은밀히 관계를 갖는 사이인데, 이 둘 사이에 남성이 등장해서 삼각관계를 이루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제목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 “보통 일본에서 레즈비언 커플을 ‘백합’이라고 부른다. 백합은 순결이라는 꽃말도 지니고 있다”며 “일본 사회에서도 여성의 권익과 같은 페미니즘 화두가 사회적으로 크게 대두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로포리 프로젝트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공포영화의 대가인 나카다 히데오 감독은 공포영화와 로망포르노의 차이와 공통점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호러와 멜로는 모두 관객의 말초적인 감각을 자극하고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서로 닮은 점이 많다. 10분에 한 번씩 정사 장면을 넣는 것은 마치 공포 영화에서 무서운 장면을 넣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예를 들어 관객들이 어두운 방에서 사랑을 나누겠거니 짐작했을 순간에 갑자기 환한 공간에서의 러브 신이 펼쳐지는 등 예상을 깨는 놀라운 장면들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나카타 히데오 감독은 “일본 영화계도 점차 장르와 규모에 있어서 다양성을 잃어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기성 감독들이 로망포르노의 리부트를 시도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포리 프로젝트’는 5월 25일 개봉한 <바람에 젖은 여자>(감독 시오타 아키히코)를 시작으로 <안티포르노>(감독 소노 시온), <사랑과 욕망의 짐노페디>(유키사다 이사오 감독), <암고양이들>(감독 시라이시 카즈야), <화이트 릴리> 순으로 3주에 1편씩 국내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KBS미디어 박재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