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멘'
'엑스 마키나'의 알렉스 가랜드 감독의 신작 <멘>(원제:MEN)이 오늘 극장에서 개봉한다.
영화 <멘>은 남편의 죽음 이후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아름다운 영국 시골 마을로 떠난 ‘하퍼’(제시 버컬리)가 집 주변의 숲에서 정체 모를 ‘무언가’에게 쫓기면서 마주하게 되는 광기 서린 공포를 담고 있다. <유전>, <미드소마> 등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웰메이드 호러를 제작한 A24의 신작으로 주목받은 <멘>은 <엑스 마키나>, <서던 리치: 소멸의 땅>으로 기이한 미장센이 돋보이는 SF 호러를 선보인 알렉스 가랜드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으며 영화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었다.
<멘>의 첫 번째 관람 포인트는 영화 오프닝에 등장하는 ‘제임스’의 미스터리한 추락이다. 감미로운 오프닝 곡 「Love Song」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하퍼’가 창밖을 바라보자 남편 ‘제임스’가 위층에서 떨어지고 그 순간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친다. 이 장면은 끔찍한 죽음으로 시작되는 <멘>이 선보일 극한의 공포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도입부이자 ‘제임스’의 갑작스러운 추락이 과연 그가 택한 자살의 결과일지, 아니면 뜻밖의 사고일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영화 '멘'
● 모두가 똑같은 얼굴, 그들의 정체는
<멘>의 두 번째 관람 포인트는 똑같은 얼굴을 한 콧슨 마을의 남자들이다. 주인공 ‘하퍼’를 반갑게 맞이하는 저택 주인 ‘제프리’뿐만 아니라 그가 마을을 여행하며 만나는 교회의 목사, 숨바꼭질을 제안하는 무례한 소년, ‘하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동네 술집의 바텐더, 술집의 손님으로 만나는 농부들까지 모두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 관객들을 혼란에 빠트린다. 이들이 모두 하나의 존재인지, 아니면 주인공 ‘하퍼’의 상상인지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며 영화에 깊이를 더한다. 헤어스타일과 의상, 몇 가지 분장만으로 각기 다른 9명의 남자를 완벽하게 연기한 배우 로리 키니어의 소름 끼치는 캐릭터 소화력 역시 주목할 만한 관람 포인트이다.
영화 '멘'
● '그린 맨'과 '실라나히그'
세 번째 관람 포인트는 교회 안 비석에 새겨진 미스터리한 상징 ‘그린맨’과 ‘실라나히그’이다. ‘하퍼’가 마을 교회에서 발견하는 비석에는 뜻을 알 수 없는 기이한 상징이 새겨져 있고 영화 후반부 펼쳐지는 클라이맥스 속에서도 이 두 가지 상징, ‘그린맨’과 ‘실라나히그’가 등장하며 독특한 존재감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나무의 얼굴을 한 ‘그린맨’은 유럽의 교회나 고성 심지어 동네의 술집 장식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미스터리한 장식물로 정확한 의미와 역사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생명과 자연에 대한 동경, 남성의 힘을 상징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린맨’과 마찬가지로 유럽 곳곳에서 발견되는 ‘실라나히그’는 벌거벗은 여성이 자신의 성기를 노출하는 도발적인 모습으로 묘사되며 오랜 기간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밝혀지지 않은 이교도 여신을 숭배하고 악을 물리치기 위하여 만들어졌다는 설이 있으며 이 역시 정확한 의미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채로운 해석과 재미를 담은 관람 포인트와 무더위를 가시게 할 섬뜩하고 소름 끼치는 공포를 보장하는 <멘>은 오늘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