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3.5㎞, 폭 100m에 달하는 서해안 최대 규모의 대천해수욕장을 품은 충남 보령. 수많은 청춘의 추억을 간직한 백사장을 걸으며 젊음과 낭만의 계절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178번째 여정은 뜨거운 여름이 더욱 기다려지는 동네, 충청남도 보령으로 떠난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진흙 때문에 지저분한 바닷물로 인식됐던 대천해수욕장. 하지만 28년 전 보령의 136km에 달하는 해안선에 축적된 진흙을 조사한 결과, 미네랄과 게르마늄 등 유익한 성분을 다량 함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세계적인 머드 원료에 뒤처지지 않을 만큼 피부미용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1988년, 여름을 대표하는 축제인 보령머드축제가 탄생했다. 코로나19 상황 이후 온라인으로 진행됐던 보령머드축제는 3년 만인 올해 해양머드박람회와 함께 열릴 예정이라는데. 보령머드와 해양의 무한한 가치를 알리는 보령머드축제와 해양머드박람회 개최를 앞둔 대천해수욕장을 미리 찾아가 본다.
충남 천수만의 깊숙한 곳에 자리한 보령의 오천항은 파도의 영향이 적은 천혜의 항구. 별도의 피항 시설이 필요 없는 최적의 입지 조건 덕에 조선시대 충청 수군의 최고사령부가 자리 잡았던 곳이다. 당시 외적을 막기 위해 쌓아 올린 석성인 충청수영성은 임진왜란 때 광해군이 오고 싶어 했지만 뛰어난 경치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못할 것을 염려해 말렸다는 옛이야기가 전해질만큼의 절경을 자랑한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충청수영성에 올라 오천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해본다.
예부터 성주산 일대에서 나오는 까마귀 털처럼 검고 윤기가 나는 돌을 보령의 옛 지명인 남포현을 붙여 남포오석(烏石)이라 불렀다. 여간해서 깨지는 법이 없고 단단해서 조선시대 왕릉 조성에 널리 쓰였고 지금도 각종 비문이나 묘비 등 다양한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남포오석 주산지인 웅천읍에서 태어나 석공의 길로 들어선 지 54년. 손등의 상처가 덧나고 아물기를 수십 번 반복하며 한길만을 걸어온 고석산 명장의 땀과 열정이 밴 뜨거운 현장을 만나본다.
삼국시대 백제 법왕에 의해 오합사라는 절로 지어진 보령의 성주사. 신라 말 낭혜화상에 의해 크게 중창되고 한때 2,000여 명의 승려가 머물 만큼 전국 최고의 절로 손꼽히던 사찰이다. 임진왜란 때 화마를 입은 후 서서히 쇠락해 폐사지가 되었지만, 오늘날까지도 이름 모를 석공이 만든 석탑과 석등, 미륵불이 그곳에 남아 오랜 세월을 짊어지고 있다. 천년의 역사가 이어져 오는 성주사 절터를 찾아가 우리 모두의 안녕을 기원해본다.
함께였기에 더욱 아름답고 뜨거웠던 우리들의 계절. 그리운 그 시절의 이야기와 낭만이 파도치는 충청남도 보령의 풍경은 9일(토)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178화 ‘뜨거웠다 우리의 계절 –충청남도 보령’ 편에서 공개된다.
한편, 2018년 뜨거웠던 7월 서울 중림동에서 첫 발자국을 떼며 출발해 김영철과 함께 돈 ‘동네 한 바퀴’는 보령 편이 마지막이다. 그가 시청자들에게 건네는 마지막 인사는 이날 방송 마지막에 공개될 예정이다. 김영철과 함께 했던 뜨거웠던 우리들의 계절을 보내고, 이제 ‘동네 한 바퀴’는 한 주 스페셜 방송으로 숨을 고른 후, 오는 7월 23일 새로운 동네지기 이만기와 함께 179번째 <동네 한 바퀴>의 새 계절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