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사이버펑크의 걸작 ‘공각기동대’(攻殼機動隊)가 최근 할리우드에서 실사영화로 만들어졌다. 원작 애니메이션이 넘사벽이었는지 <고스트 인 더 쉘>(Ghost in the Shell)의 흥행기록은 다소 실망스럽다. 지난 달 말 개봉된 <고스트 인더 셀>은 지난 주말에 미국에서는 겨우 3100만 달러, 우리나라에서는 75만 명에 그쳤다.
<공각기동대>는 중국에서는 지난 7일 개봉되었다. 중국개봉제목은 그냥 <공각기동대>(攻壳机动队)이다. ‘공각’의 의미를 굳이 뜯어보면 ‘공격형 외관껍데기’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는 제목을 둘러싼 흥미로운 논란이 일고 있다. '공각'의 ‘각’(殼)을 어떻게 읽느냐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한자음은 패각(貝殼), 갑각(甲殼)에서처럼 다행히 [각] 하나로 읽히지만 중국에서는 두 가지 발음을 갖고 있다. ‘커’(ké)와 ‘치아오’(qiào)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가 널리 알려지기 전에도 중국인(네티즌)들도 두 가지 발음을 혼용했다. 개봉에 즈음하여 중국네티즌들이 갑론을박을 펼쳤다. 영화사는 ‘치아오’로 홍보하고 있다.
한국에는 흔한 성인 박(朴)에 대해서도 처음 보는 중국 사람은 ‘피아오’로 읽기도 하고, ‘푸’도 읽기도 한다. (중국포털 바이뚜에는 '조선족 성씨'의 경우는 '피아오'라고 설명해준다) 뜻이 두 가지일 경우 더 헷갈린다. 김용의 무협소설에는 ‘降龍十八掌’이라는 기예가 등장한다. ‘降’이 항복하다의 뜻일 때는 [항](xiáng)으로, 내리다의 뜻일 때는 [강](jiàng)으로 읽힌다. 그럼, 용을 무릎 꿇릴(제압할) 정도의 놀라운 기예를 뜻할까, 아니면 용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자태를 뜻할까. 요즘 나온 김용의 <사조영웅전>에서 [항룡십팔장]이라고 굳어졌다.
또 하나, <고스트 인 더 쉘>에 나온 여배우 Scarlett Johansson은 스칼릿 요한손일까, 스칼릿 조한슨일까. 아버지가 덴마크 사람이지만 스칼렛은 뉴욕 출신이다. 위키백과에는 [스칼릿 조핸슨]으로 표제어가 채택되었다. (TV특종 박재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