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레이드‘, ’파크 라이프‘, ’악인‘, ’요노스케 이야기‘ 등을 내놓은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 ’분노‘가 재일교포(재일한국인3세) 영화감독 이상일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분노>는 제40회 일본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감독상 등 14개상을 휩쓸며 격찬을 받 은바 있다. 30일 국내개봉을 앞두고 <분노>의 이상일 감독과 카와무라 겐키 프로듀서가 한국을 찾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카와무라 겐키는 <너의 이름은>의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영화 <분노>의 한여름 조용한 주택가에서 발생한 충격적 살인현장에서 시작된다. 잔인하게 살해된 부부. 현장에는 피로 쓰인 ‘분노’라는 글자가 충격을 더한다. 그리고 1년의 세월이 흐른 뒤 각기 다른 지점에서의 세 명의 수상쩍은 남자와 그 주변사람의 관계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관객들은 의심하고, 부정하며, 진범을 마음에 그리기 시작한다. 영화 포스터의 메인 카피는 “내가 사랑하는 당신… 살인자인가요?”이다.
21일 오전,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상영이 끝난 뒤 기자간담회가 이어졌다. 이상일 감독은 <식스티 나인>, <훌라 걸스>, <악인>에 이어 네 번째 개봉작품으로 다시 한국을 찾았다. “분노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누군가는 쉽게 분노에 빠지고, 누군가는 분노에 빠지지 않기 위해 타인과 신뢰를 쌓아간다. 그 과정에서 우린 깊은 상처를 입을 때도 있고, 신뢰하지 못해 잃는 것도 있다. 우리 삶에서 신뢰와 분노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영화를 만든 계기를 밝혔다.
“<너의 이름은.>이 최근에 한국에서 좋은 성과를 얻었다. <분노>도 그만큼 성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힌 카와무라 겐키 프로듀서는 원작소설의 난해함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배우의 힘을 빌려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발전시키기 위해 주연 클래스의 분들을 캐스팅 했다”고 밝혔다.
<분노>에는 와타나베 켄, 미야자키 아오이, 츠마부키 사토시, 히로세 스즈, 모리야마 미라이, 아야노 고, 마츠야마 켄이치 등 일본 정상급 배우들이 출연한다. “이상일 감독은 배우들을 연기적인 면에서 새롭게 만든다. 어떤 의미에서 배우를 새로이 태어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배우들이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한다”며 이상일 감독의 연출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상일 감독은 <분노>를 관람할 관객에게 “영화를 보면서 몸과 마음이 모두 흔들리기를 바란다. 범인을 찾는 영화가 아니라, 범인이 누구일까 궁금해하는 과정에서 누구도 범인이 아니길 바라는 감정이 생기면 좋겠다”고 전했다. 카와무라 겐키는 “영화의 주제는 ‘우리가 인간을 신뢰하고 살 수 있을까?’, ‘그것이 가능할까?’라는 테마를 가지고 있다. 한국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봐줄지 기대가 된다”며 소감을 전했다.
<분노>의 음악은 영화 <마지막 황제>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사카모토 류이치가 맡아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요시다 슈이치의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이상일 감독이 직조해낸 명배우들의 열연이 142분을 꽉 채운 영화 <분노>는 3월 30일 개봉한다. (박재환 TV특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