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전이 세상을 떠나고 난 뒤 이태(이준)는 대비전을 찾아 문안을 올렸다. 대비(박지연)는 간택후궁으로 입궐한 선종의 계비로 조정과 왕실을 멋대로 부릴 수 있는 실권자. 과거 박계원(장혁)에게 연정을 품었던 그녀는 박계원과 정치적 동지를 맺었고 이는 박계원과 대립 위치에 있는 이태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존재로 이어졌다.
다과상을 준비한 대비는 “드세요. 독은 없습니다.” 라고 입을 열었고 두 사람 사이에는 냉랭한 기운이 흘렀다. 농이라며 홀로 웃음을 터뜨리던 대비는 “요즘도 주상의 불면증이 심하다 하여 국화차를 준비했습니다. 중전을 그리 허망하게 보냈으니 어찌 편안하게 주무시겠습니까?” 라며 이태의 심중을 떠보기 시작했다.
이태는 무표정한 얼굴로 덤덤하게 대비의 차를 음미했다. 대비는 “두 번째인가요? 세자빈도 참 허망하게 죽었지요. 불에타서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었다지요.” 를 언급하며 이태의 상처를 후벼 팠다. 하지만 이태는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았고 이에 대비는 “중궁전은 오래 비울 수 없다는 걸 알아두시지요.” 를 경고했다.
대비의 언급으로 이태는 잊고 있었던 세자빈의 추억을 떠올렸다. 7년 전, 세자 이태(박지빈)는 신분을 감춘 채 저자를 돌아다니다가 유정(신은수)과 우연한 만남을 갖는다. 둘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유정과 헤어지기 전 이태는 “말도 많고 얌전하지 못하니 누가 데려갈까. 허니 내가 혼인해주마.” 라며 청혼했다.
이태는 아버지 선종(안내상)의 반대를 무릅쓰고 유정과의 혼사를 추진했다. 이태는 “공신들을 대적하려면 사림의 힘을 키워야 합니다.” 라고 주장했고 “공신의 딸을 세자빈으로 간택할 수 없기에 제 혼례를 지금까지 미룬 것 아닙니까? 국모의 자질을 갖춘 여인입니다.” 라며 이번 혼례에 품은 큰 뜻을 밝혔다.
선종은 유정의 아버지 유학수를 불러 들였고 “경의 여식을 세자빈으로 삼으려하오.” 를 통보했다. 집으로 돌아간 유학수는 딸 유정에게 “너에게 혼담이 들어왔다. 가장 존엄하지만 가장 무거운 자리다.” 라며 세자빈 간택 소식을 알렸다.
KBS 2TV 월화드라마 ‘붉은 단심’(연출 유영은, 극본 박필주, 제작 지앤지프로덕션)은 살아남기 위해 사랑하는 여자를 내쳐야 하는 왕 이태와 살아남기 위해 중전이 되어야 하는 유정이 서로를 향한 연모의 마음을 감추고 칼을 겨누며 펼쳐지는 정치 로맨스 드라마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밤 9시 30분에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