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크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뮤지션 정태춘의 음악과 삶을 담은 영화 <아치의 노래, 정태춘>의 시사회가 지난 26일(화)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아치의 노래, 정태춘>은 한국적 포크의 전설이 된 정태춘의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음악 다큐멘터리다. 대중음악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28곡의 대표작과 함께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정태춘의 음악과 삶을 보여주며 기성세대에는 반가움, 청년세대에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정태춘과 박은옥의 데뷔 당시부터 주요 방송 보도, 소극장 공연 투어 ‘얘기노래마당’ 등 풍부하게 활용된 미공개 아카이브 영상은 시대의 질감을 오롯이 전한다. 또한 정태춘의 음악적 동지이자 인생의 동반자, 섬세한 보컬리스트 박은옥과의 아름다운 동행이 빚어내는 하모니를 담아 깊은 감동을 안긴다.
<아치의 노래, 정태춘>을 연출한 고영재 감독은 “28곡으로 시대의 공기와 정태춘의 음악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짚어내려 노력했다.”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영화 속 정태춘과 박은옥의 노래 28곡을 선정한 기준에 대한 질문에 고영재 감독은 “감독으로서 영상화할 수 있는 영감을 주는 곡들, 감수성이 담긴 곡 28곡을 선정하게 됐다”며 좋은 노래를 들려주는 동시에 스토리텔링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고민한 점을 밝혔다. 또한 고영재 감독이 정의하는 정태춘의 음악에 대한 질문에 “정태춘의 음악에는 시대의 풍경이 보이고, 시대의 공기가 보이고, 내가 어느 틈엔가 그 공간과 그 시대에 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단언컨대 서정과 서사를 동시에 아우르는 곡은 정태춘이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장르가 된 뮤지션 정태춘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표현했다.
음악을 계속할 수 있었던 창작의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정태춘은 “내 노래는 일기이면서도 한편 또 메시지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메신저였고, 노래로 말을 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십여 년 전쯤에 노래를 접으면서 나는 더 이상 세상과 소통하지 않고, 나의 이야기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 생각하며 음악 창작 작업은 끝이 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 달 전부터 노래를 다시 쓴다. 그냥 정말 좋은 작품을 쓰고 싶다”며 최근 다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같은 질문에 박은옥은 “제가 영화 마지막에 관객들에게, 그리고 오랜 팬들에게 드리는 편지에 있듯이 사실 저희 노래를 오랫동안 들어주고, 옆에 두어 주고, 물을 주며 키워준 오랜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45년 동안 음악 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팬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엔딩 곡으로 ‘정동진 3’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고영재 감독은 “정태춘은 여전히 젊다. 그의 많은 노래 중 가장 힘차고 리듬감 있는 노래라 ‘정동진 3’으로 엔딩을 지으려고 처음부터 생각했다”고 전했다. 엔딩 곡 ‘정동진 3’에 대해 박은옥은 “퀸에게 ‘보헤미안 랩소디’가 있다면 정태춘에게는 ‘정동진 3’이 있다고 평소 공연을 다니면서 우스갯소리로 이야기를 한다. 둘 다 7분이 넘어가는 긴 노래고, 저는 개인적으로 ‘정동진 3’이 정태춘을 정말 잘 보여주는 노래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40주년 프로젝트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정태춘은 “40주년 프로젝트는 굉장히 버거운 작업이기는 했다. 그러나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의 열기와 헌신적인 모습을 보며 나를 다 내놓고, 소진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과정들이 영화에 담기게 됐다”고 전했다. 박은옥은 “저희가 TV에 출연을 안 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20년 만에 [불후의 명곡]에도 나가고 [열린 음악회]도 나갔다. 정태춘 씨가 TV 출연을 허락해서 그 때 참 깜짝 놀랐다. 그러면서 40주년을 팬들과 굉장히 행복하게 보냈다”며 팬들과 함께해서 행복했던 소회를 밝혔다.
정태춘은 “저에게 있어 이 영화는 어떤 한 가수의 일대기, 그리고 그 속에 드라마와 음악이 담긴, 그래서 하나의 즐길거리가 될거라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특별한 부담을 가지지 않고 함께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은옥은 “이 영화를 통해 정태춘의 다양한 음악과 선택들, 음악적 여정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개인적인 바람을 가지고 있다. 이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발 없는 말이 되어 주시고, 민들레 씨앗처럼 널리 퍼뜨려 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며 예비 관객들을 향한 메시지를 전했다.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한 <아치의 노래, 정태춘>은 5월 18일 극장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