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원이 충녕대군을 세자에 앉히고 싶어 했다.
23일 방송된 KBS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극본 이정우/ 연출 김형일, 심재현) 29회에서는 고려의 명장 이성계(김영철 분)의 뒤를 이은 아들 이방원(주상욱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태종 이방원>은 고려라는 구질서를 무너뜨리고 조선이라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던 ‘여말선초’ 시기, 누구보다 조선의 건국에 앞장섰던 리더 이방원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한 대하드라마다. 화려한 영상미와 탄탄한 배우진들의 연기력을 바탕으로 KBS 대하드라마만의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981년 <대명>을 시작으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2016년 방송된 <장영실>을 마지막으로 명맥이 끊겼던 KBS 대하드라마가 5년만에 돌아온다는 소식으로 방송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앞서 고려의 명운이 다한 가운데 한반도에 새로운 나라가 세워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다. 정몽주는 대낮에 죽임을 당했고 고려의 운명은 저물었다. 결국 공양왕도 폐위됐다. 이성계는 조선 건국 공을 세운 방원 등 한씨 아들 대신 강씨의 아들인 이방석(김진성 분)을 세자로 책봉했다. 하지만 중전이 죽자 이방원은 왕좌를 위한 발걸음을 걷기 시작했다.
이방원은 정도전(이광기 분)의 뒤를 쫓아 그의 목숨을 끊었고, 반란을 일으켜 궁궐을 장악해 아버지 이성계와 정면으로 맞섰다. 이방원은 반란을 일으킨 후 정도전은 물론, 세자 이방석까지 걸림돌이 되는 인물들을 모두 처단했다. ‘제1차 왕자의 난’과 ‘제2차 왕자의 난’으로 형제들을 모두 물리친 이방원은 결국 왕좌에 올랐다.
하지만 이방원과 민씨(박진희 분) 부부는 새로운 갈등에 직면했다. 이방원이 사병을 없애고 민씨 가문을 멀리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이 싹이 트기 시작했다. 이방원은 아내 민씨에게 자신의 신하가 되라고 요구했지만 민씨는 조선의 반은 자신의 것이라면서 이방원에게 동등한 권력을 요구했다. 결국 이방원은 다른 궁녀들을 처소에 들이며 아내 민씨를 멀리했다.
세월이 흘러 세자(이태리 분)가 장성했다. 이방원과 원경왕후 사이에서 태어난 장자이자 세종의 형인 ‘양녕대군’은 어머니 원경왕후에 대한 동정심과 아버지 태종에 대한 반감에 학문에 열중하지 못하고 일탈을 일삼게 됐다.
이방원은 회유책과 강경책을 번갈아 가며 집안 단속에 나선다. 양녕은 충녕에 대한 질투로 이방원에게 반항을 일삼지만, 자신이 앞으로 왕좌의 주인이 될 거라는 생각에 태도가 달라지기도 했다. 이방원은 그런 아들을 위해 때로는 엄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양녕을 타이르며 군왕으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가르쳤다.
하지만 세자 양녕은 다시 치기어린 행동을 일삼았다. 세자의 일탈은 이방원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이방원은 크게 실망한 채 세자 양녕을 따로 불렀다. 이방원은 세자에게 “넌 날 기만했구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네가 군주가 될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다. 어찌 그리 태평한 것이냐. 네가 뭘 어찌하든 결국 네가 왕위에 오를 것이라 생각한 것이냐”라며 “한 마디만 하겠다. 내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이방원은 양녕에게 “당장 군왕이 되어도 손색없는 아들이 한 명 더 있다”고 말하며 세자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날 이방원의 시험대에 오르게 된 양녕과 충녕대군(김민기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방원은 두 아들에게 왕좌에 어울리는 자격을 증명할 것을 명했다.아버지의 눈 밖에 났던 양녕은 그간의 잘못들을 만회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이방원은 ‘속제해기’ 속 세 형제의 욕심을 드러낸 이야기의 뜻을 세자에게 물었고, 세자는 정확히 그 뜻을 헤아렸다. 충녕 또한 세자가 정확히 이해했다고 답했다. 이때 대신들은 충녕이 공부를 열심히 한다며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병서’를 읽오 병법까지 꿰뚫었다는 칭찬까지 나왔다.
이에 세자는 “병법을 잘 안다고 잘 싸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충녕은 용맹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충녕은 “두려움은 무지에서 나온다. 저처럼 용맹하지 않은 사람도 아는 것이 많아지면 용맹해진다”며 기싸움을 벌였다.
양녕의 만행은 멈추지 않았다. 양녕은 누구든 얼굴을 한 번 본 사람이면 잊을 수가 없을 정도로 출중한 어리의 미모를 접하고 첫눈에 반해 흑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어리는 곽선의 첩으로, 엄연히 지아비가 있는 인물이었다.
곽선 아들(최진욱 분)의 만류에도 양녕은 제 뜻을 굽히지 않고 어리를 품었고, 결국 훗날 '조선판 세자 스캔들'이라고 불릴 만큼 양녕과 어리의 만남은 조선 왕실에 거대한 후폭풍을 몰고 왔다. 태종 이방원은 양녕이 곽선의 첩을 취한 것을 넘어, 이성계가 한때 가까이 했던 기생과도 어울렸다는 이야기를 들고 세자를 당장 궁에서 쫓아낼 것을 명했다.
이후 이방원은 충녕을 불렀다. 이방원은 “이 나라의 국왕이 되고 싶으냐. 네 형보다 더 나은 국왕이 될 것이라 확신하느냐”라고 물었다. 충녕은 “그렇사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이방원은 “그럼 네 힘으로 세자 자리에 올라보거라. 절대로 피를 흘려서는 안된다. 조정에 분란을 일으켜서도 안된다. 너의 학문과 너의 정치력으로 네 형을 제압해보거라”라고 주문했다.
한편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은 고려라는 구질서를 무너뜨리고 조선이라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던 ‘여말선초’ 시기, 누구보다 조선의 건국에 앞장섰던 리더 이방원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한 드라마다.
매주 토요일, 일요일 저녁 9시 4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