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대공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의 플레이어가 되기 위한 창작집단의 거대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JTBC스튜디오에서 채널 브랜드 ‘JTBC’를 떼어 내고 SLL(스튜디오 룰루랄라)로 출범한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SLL’의 사자후이다.
오늘(19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Let’s LuluLala’ SLL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정경문 SLL 대표이사는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모여 즐기며 자발적으로 일하고, 언어와 장르 및 플랫폼의 경계를 넘나들어 글로벌 팬덤을 확장,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이야기로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스튜디오가 되겠다”고 밝혔다.
지난 달 31일 JTBC스튜디오는 SLL(에스엘엘)로 사명을 변경하며 전세계 콘텐트 시장을 아우르는 사업자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부부의 세계’로 비지상파 유료방송 최고 시청률(31.7%)의 역사를 쓴 SLL은 차별화된 콘텐트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전세계 1위에 빛나는 작품들을 제작, 글로벌 스튜디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SLL은 15개 제작 레이블(BA엔터테인먼트, wiip, 드라마하우스, 베티앤크리에이터스, 스튜디오버드, 스튜디오슬램, 스튜디오피닉스, 앤솔로지스튜디오, 앤피오엔터테인먼트, 콘텐츠지음, 클라이맥스스튜디오, 퍼펙트스톰필름, 프로덕션에이치, 필름몬스터, 하우픽쳐스)과 함께 성장 중이다. 각 레이블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창작의 고유성을 인정하는 SLL의 운영 방식은 다채로운 콘텐트 개발과 퀄리티 향상을 견인, 새로운 제작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다양한 제작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 글로벌 제작 시장 본격 진출
현재 200여 명에 달하는 크리에이터와 함께 드라마, 영화, 예능 등 300여 개 이상의 작품을 만들어오며 한국 최대 규모의 스튜디오로 성장한 SLL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전략도 밝혔다.
먼저, 헐리우드 베테랑들이 모인 제작사 wiip과 새로운 콘텐트를 공동으로 제작하고, 양사가 보유한 IP를 기반으로 글로벌 리메이크 콘텐트도 제작할 계획이다.
해외 법인과 제작사 설립을 통한 글로벌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잠재력이 큰 IP를 다수 보유한 전통적인 콘텐트 강국이자 K-콘텐트 수요가 높은 일본에 현지 법인 설립을 눈 앞에 두고 있으며, 일본 최고 수준의 제작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동남아 시장 역시 주시하고 있다. 동남아는 콘텐트 트렌드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Z세대의 인구 비중이 높아 수익성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갖는 지역으로 꼽힌다. SLL은 싱가포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K-콘텐트 수출을 넘어 현지 언어와 문화에 기반한 콘텐트를 직접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 메가 IP, 핵심 리소스 등에 집중 투자
SLL은 작년 한 해 동안 총 26개 작품을 제작했다. 이를 통해 매출 5,588억 원, 영업 이익 150억 원을 거둬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의 성장을 했고, 매출 기준 국내 1위 제작사가 됐다. 2022년에는 더 나아가 ‘재벌집 막내아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수리남’, ‘카지노’ 등 35개 이상의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정 대표는 “최근들어 TV 시청총량, 광고비 액수가 빠지면서 제작비 규모가 줄어드는 게 전 세계적 추세다. TV 드라마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져 있다”면서 “올해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제작비 투자 및 펀드 결성, 핵심 자원 확보를 위해 3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2024년까지 매출 2조원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정 대표는 추가 질의 응답을 통해 목표 매출액 2조원 중 40%는 해외매출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경문 대표의 키노트 발표에 이어 SSL 박준서 제작1본부장, 앤솔로지 스튜디오 최재원 대표, 필름몬스터 이재규 감독,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변승민 대표, SLL 최재혁 전략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SSL의 향후 행보에 대한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정경문 대표는 최근 JTBC드라마의 ‘시청률’ 부진과 관련하여 “그런 지적. 뼈아프게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화실한 것은 이렇게까지 줄기차게 망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렇게까지 투자를 확대하는 회사가 없다"면서 "저는 아직도 제작진에 '당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 해라'라고 말한다. 시청률 측면에선 망작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드라마 중에서 OTT에 가서는 굉장히 성적이 좋은 경우도 있다. 거꾸로 시청률은 좋은데 OTT에선 성적이 안 좋은 경우도 있다. 지금은 미디어환겨잉 급격히 환경이 변하고 있다. 단일화된 기준을 맞출 수 없다. 창작자들에게 끊임없이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준서 SLL 제작1본부장은 사명 변경과 관련하여 "과거 비즈니스 모델인 플랫폼 채널 중심에서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 큰 방향성의 전환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SLL이 믿고 볼 수 있는 콘텐츠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그런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한국형 글로벌 스튜디오로서 세계를 리드하는 스튜디오가 될 것”이라며 “생각과 사업구조, DNA를 바꿔 SLL의 새로운 역사적 성취를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것으로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원대한 포부로 미디어데이 행사를 마쳤다.
[사진제공 = S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