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건 ⓒ KBS미디어
2018년 웹드라마 '하이스쿨 다이어리'로 얼굴을 알린 배우 윤도건은 이후 다양한 드라마와 예능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인기 프로그램 '연애의 참견' 드라마 시즌 2, 시즌 3에서 대체로 훈훈한 외모와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인물로 등장해 인기를 얻었다.
뚜렛 증후군로 인해 일찍부터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을 배워왔던 그는 연기라는 천직을 만나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더욱 성실한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터뷰로 만난 그와 함께 배우로서의,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윤도건에 대해 들어봤다.
Q.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뚜렛 증후군 치료가 1번이었다. 그때는 너무 어렸을 때여서 치료하기 위해 다녔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뛰어놀고 땀 흘리는 것을 좋아했다. 예술 쪽으로 많이 했다. 미술도 했고, 피아노도 쳤고, 대금도 했다.
Q. 합기도, 경호무술, 검도까지 섭렵했다. 연기 이전에 운동 쪽으로 꿈을 품었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자기표현을 많이 하고 그 안에 있는 응어리를 배출해야 뚜렛 증후군이 많이 좋아진다는 이야기를 부모님이 듣고 예술과 운동을 많이 접하게 해주셨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기도 하게 됐다.
Q. 그래서 지금 훌륭한 신인 연기자로 데뷔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표현하는 데 크게 겁이 없었던 것 같다. 연기 학원을 처음 가면 대본을 주는데 어색하다. 뭐든 일단 해보라고 한다. 거기서 한 마디도 못 뱉는 사람이 있다. 그냥 있는 친구들도 많은데 나는 겁이 없었다. 냅다 소리를 지르고 연기를 했다.
윤도건 ⓒ KBS미디어
Q. 문득 MBTI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INFP다. 이야기할 때는 사회화된다.(웃음) 혼자 있을 때는 특이한 상상 많이 한다. 상상보다는 망상을 많이 한다.(웃음) 길을 가다가 비행기가 날아가는 것을 보면 저것이 정말 비행기일까, UFO일까, 그런 생각을 한다. 옆에 있는 식물들이 저녁이 되면 '토이 스토리'처럼 깨어나서 움직일 것이라는 상상도 한다. 길을 걸을 때 그냥 걷는 것이 되지 않는다. 내가 상상을 막을 수가 없다.
Q. 동료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때 이런 면들이 재밌는 에피소드를 만들어낼 것 같다. 이때까지 함께 연기한 또래 배우들과 관계는 어떠한가?
신기하게도 동갑이 친해지기 어려운 것 같다. 한번 친해지면 깊게 친해지는 것 같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힘들다. 예를 들어서 형이거나 누나, 혹은 동생이면 동갑보다는 관계라는 것이 하나 더 생긴다고 생각한다. 형이라고 부를 수 있고, 누나는 누나라고 부를 수 있다. 동갑은 ~씨라고 불러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
Q. 그런 생각을 들으니 더욱 동갑인 배우들 중에 친한 사람이 있는지 궁금해진다.
사적으로 알고 지내는 배우. 같이 연기하는 친구들이 있다. 가장 친한 친구는 배우 려운이다. 여러 작품에 나오고 있다. 최근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과 '오! 삼광빌라!'에도 나왔다. 같은 전주 출신이어서 고등학교 때부터 같이 알았다. 동향이어서 애틋하다.
윤도건 ⓒ KBS미디어
Q. 여러 웹드라마와 '연애의 참견'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촬영하며 고충은 없었는가?
개인적으로는 오글거리는 것을 잘 못 참는다. 웹드라마는 타깃층이 10대, 20대 초반을 겨냥하고 만드는 작품이 많다. 그래서 클리셰들이 등장하는데 그런 대사들을 처음에는 어려워했다가 이제는 단련이 된 것 같다. '연애의 참견'과 웹드라마 대사를 보면 깜짝 놀라는 경우가 있다. 촬영이 급박하게 이뤄지고 이런 것들을, 짧은 시간 안에 소화해 내야 하는 것이 고민이 많이 됐다.
Q. 지금도 기억에 남는 오글거리는 대사가 있는가?(웃음)
(웃음) 한 작품에서 여자친구 유진이를 애칭으로 부르는 장면들이 있었다. "마이찐~"이라고 부르면서 애교를 피우는 대사가 있는데 술 먹고 하고 싶었다.(웃음)
Q. (웃음) 웹드라마와 '연애의 참견' 출연을 통해 성장한 바가 많을 것 같다.
많이 알아봐 주셔서 감사했다. 시청자분들도 그렇지만 관계자분들도 알아봐주셨다. 다른 작품 하는 데 있어서 도움을 받았던 것도 있었다.
Q. 알아봐주신 분들 중 어떤 반응이 제일 기억에 남았는가?
제일 많이 언급해주신 에피소드가 연하 대형견 이미지로 나온 에피소드였다. 나를 그런 이미지로 알아봐주시더라.(웃음)
Q. 그 분에게 지금 감사의 한마디를 전한다면 무엇이 있을까?
왈왈~(읏음)
윤도건 ⓒ KBS미디어
Q. 대형견 이미지 이외에 자신의 매력 포인트에 대해 어필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가?
눈동자에 자신 있다. 눈썹도 문신이 아니라 자연이다. 웃는 것도 보조개도 있다. 입동굴 생기는 것 생기는 것 좋아해 주시더라. 키도 크다. (웃음)
Q. 굉장히 자존감이 높아 보인다. 묻긴 했지만 장점을 이렇게 잘 말해줄 줄 몰랐다.(웃음)
연기를 하면서 많이 성장했는데 그중에서 하나가 순발력이다. 작품을 하면서 뚜렛 증후군이 나아졌다.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자존감의 문제인 것 같았다. 점차 연기를 하며 자존감이 높아지니 자신감이 생기고 좋아진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자존감 높게 살고 있다.
Q. 이 인터뷰를 읽고 있는 분들 중에 자존감이 낮아서 고민인 분들도 있으실 것 같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준을 낮추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성취감을 얻는 기준을 낮추니 자존감이 많이 올라간 것 같다. 이전에는 '이것을 꼭 내가 해야만 해, 몇 등을 꼭 해야 해'라는 마음들이 있었다. 그런 것을 달성하면 좋겠지만 너무 높으면 달성을 못하면 그만큼 자존감이 떨어지더라. 그런 것에 대한 기준을 나 스스로 낮추려고 노력했다. 작은 것을 하더라도 '나를 불러주셨구나'라는 생각을 해보려고 한다. 사소한 것에도 행복을 느낀다.
Q. 답변을 들을수록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어떠한 작품에 도전하고 있는가?
최근에는 작은 역할이긴 하지만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출연했다. 수습기자 신준혁이라는 역할인데 불러주셔서 감사했다.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작품에 내가 출연을 해서 조금이라도 기여를 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Q. 배우로서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물이 있는지 궁금하다.
SF를 좋아한다. MBTI 와 연관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우주 상상하는 거 좋아하고 하늘 보고 있는 것을 좋아한다. 별자리 앱이 핸드폰에 있다. 저녁때 되면 하늘에 핸드폰을 갖다 대면 별자리를 다 알려주는 앱이다. 친구들이랑 저거는 화성인지, 금성인지, 비행기인지 이런 내기를 하곤 한다.(웃음)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고 나서 관심이 생긴 것도 있다. 당시에는 3시간짜리 영화를 왜 보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나이가 들고 다시 봤는데 세상 내 취향이더라. 아이맥스로 못 본 것이 아쉽더라.
역할에 대해서는, 우주복을 입고 싶다.(웃음) 장난이면서도 진심이다. 아픔을 이겨내고 극복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 경험이 있기도 하고 따뜻하고 행복한 배우가 되고 싶다. 짐 캐리를 엄청 좋아한다. '저 사람 보면 괜히 기분이 좋더라'라고 생각되는 배우가 있지 않나. 그것이 인생의 궁극적 목표다. 위로를 많이 해줄 수 있는, 현대인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뉴스타뷰'는 '새로운(New) , '스타(Star)', '인터뷰(Interview)'의 합성어로 새롭게 탄생한 스타들을 조명하는 기획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