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스미스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킹 리차드’로 배우 인생 최초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윌 스미스는 2001년 영화 ‘알리’, 2006년 ‘행복을 찾아서’로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세 번째 지명에서 마침내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한 1963년 ‘들백합’의 시드니 포이티어, 2001년 ‘트레이닝 데이’ 덴젤 워싱턴, 2004년 ‘레이’, 제이미 폭스, 2006년 ‘라스트 킹’ 포레스트 휘태커에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 94년 역사상 5번째 흑인 남우주연상 수상자가 되었다.
어린 시절 가정폭력을 극복하고 10대에 래퍼로 데뷔한 윌 스미스는 아들에게도 들려줄 수 있는 랩을 하고 싶다는 이유로 노랫말에 비속어를 쓰지 않기로 유명하다. 다른 래퍼들에게 상술이라 비웃음을 샀지만 그러한 고집을 지키며 그래미상을 4번이나 수상했다. 1990년 배우로 데뷔해 1995년 ‘나쁜 녀석들’로 스타덤에 오르고, ‘맨 인 블랙2’부터 ‘핸콕’까지 주연작 8편 연속 북미 박스오피스 1억 달러를 돌파한 최초이자 유일한 기록을 세우는 등 30년이 넘도록 할리우드 최고 흥행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윌 스미스는 현장에서 눈물의 수상 소감을 전했다. “리차드는 가족들의 극진한 보호자였습니다. 그리고 제 삶의 이 시점, 이 순간에 저는 감동으로 너무나 벅찹니다. 제가 이 역할을, 이 시기에, 이 세상에서 하게 된 것이 소명이라고 느껴집니다. 전 제 인생에서 사람들을 사랑할 것을 명 받았다 생각합니다. 사람들을 보호하고 약속을 지키는 것이 제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학대를 감내해야 하기도 했고, 저에 대한 비난도 감수하고 절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과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저는 사랑의 전도사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들이 사랑하고 가족을 보호하는 모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요. 예술은 삶을 모방한다고 하죠. 그런데 저희 아버지도 리차드 윌리엄스처럼 정말 유별난 아버지셨습니다. 우리는 사랑 때문에 미친 짓들을 많이 하게 됩니다”라고 영화의 내용과 본인의 인생을 빗대어 이야기했다.
이어 “아카데미 그리고 오늘 여기 모든 동료, 후보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우는 것은 상을 받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제가 우는 것은 모든 분에게 빛을 내리는 이 순간이 벅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든 동료 배우들, 그리고 현장 스태프분들 윌리엄스 가족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아카데미가 절 불러주면 좋겠습니다”라고 소감을 마무리했다.
윌 스미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 ‘킹 리차드’는 무려 20여 년간 세계 최강의 테니스 제왕으로 군림한 비너스, 세레나 윌리엄스 자매와 딸들을 키워낸 아버지 리차드 윌리엄스, 그리고 기꺼이 한 팀이 되어준 가족들의 감동적인 여정을 그린 실화 가족 드라마다.
윌 스미스는 실존 인물을 미화시키지 않고 원숙한 연기로 입체적으로 그려내 최고의 인생 연기를 보여준 바. 제75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를 최초 수상하고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제28회 미국 배우 조합상까지 휩쓸었다.
한편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전무후무한 무대 돌발사태가 벌어졌다. 장편다큐멘터리상을 시상을 위해 무대로 오른 배우 크리스 록이 윌 스미스의 부인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모습을 두고 “‘지 아이 제인2’에 출연하면 되겠다”고 농담을 던진 것. 이 농담에 격분한 윌 스미스가 무대로 성큼성큼 걸어가서는 크리스 록의 뺨을 가격한 것. 핀켓 스미스는 지난 2018년 탈모증을 앓고 있다고 자신의 병력을 공개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아카데미시상식에서는 방탄소년단이 깜짝 VCR 화면으로 등장해 윌 스미스를 응원했다.
[사진=워너브러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