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준 ⓒKBS미디어
외유내강, 배우 박준은 이 사자성어가 가장 어울리는 인물이다. '짧은대본'에 준팍이라는 캐릭터로 등장한 이후 출연 에피소드 평균 100만 회~300만 회(3월 28일 기준)를 기록하며 유튜브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박준은 출연 시작부터 훈훈한 외모와 입체적인 캐릭터, 훌륭한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실제의 배우 박준은 순한 인상과 반대로 누구보다도 심지 있고 단단한 심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연기에 대한 확고한 생각과 앞으로 자신이 대해야 할 태도, 그리고 현재 '짧은대본'에 참여하며 성장하고 있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반추하는 시각까지 갖췄다. 그와 나눈 인터뷰는 앞으로 그가 배우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에 대한 기대를 더욱 모으기에 충분했다.
Q. 최근 웹드라마 '짧은대본'에서 활약하고 있다. 가장 최근 참여하고 있는 작품인데 소감이 어떠한가?
현장 분위기가 가족 같다. 다 같이 사무실에서 자고 다 같이 촬영한다. 평소 밥도 잘 못 먹고 예민한 편인데, 잘 챙겨 먹는다. 서로 못한 부분이 있으면 코멘트도 서로 해준다. 연기도 편하게 할 수 있고, 의견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Q. 나이가 비슷한 또래 배우들과의 호흡도 편하지 않나.
각자 가지고 있는 개성들이 뚜렷하다. 연기 색깔들도 다르다. 눈 맞추면서 호흡하면서도 동생들한테도 배우는 것도 많다. 코멘트가 하나하나 디테일해서 이렇게 생각할 수 있나 싶을 정도다. 표정과 손짓, 찍을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
Q. 정말 친해 보인다.(웃음) '짧은대본'에는 다양한 배우들이 등장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만난 친구는 누구인가?
오늘도 같이 자고 왔다.(웃음) 굳이 꼽자면 남중규 배우다. 한 살 차이인데 사실상 동갑이다. 빠른 년생이어서 엄청 선을 긋더라.(웃음)
Q. 배우 박준이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연기를 배우긴 했는데 취미 느낌이었다. 해보고 싶어서 하는 것이었다. 고3때부터 부모님이랑 떨어져 지내서 집에 혼자 있었는데 밥을 혼자 먹으면서 TV를 보는데 무슨 말만 해도 사람들이 리액션을 좋게 해주는 것을 보고 그 중심에 있고 싶었다. 결핍 아닌 결핍이 있었던 것 같다. '나도 저기에 나가면 나오는 사람처럼 사랑받을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진지하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입시 준비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Q. 웹드라마를 통해 공중파, 지상파 드라마에 출연하는 디딤돌을 만드는 배우들도 많은 요즘인데, 앞으로 배우로서 커리어를 어떻게 쌓아나갈 생각인지 궁금하다.
사실상 지금은 가릴 것 없이 모든 것들은 다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찍어가면서 성장하고 싶다. 그것이 제일 크다. 연기적인 경험을 많이 해보고 싶다. 좋은 선배님들을 많이 만나보고 싶다.
Q. 이전 인터뷰에서 배우 박정민이 롤모델이라고 말한 적 있는데, 그 생각은 여전한가?
여전하다. 이준익 감독님 작품인 '동주'에서 송몽규 역할을 박정민 배우가 했다. 송몽규라는 인물에 대해서 몰랐는데 박정민 배우님을 통해 송몽규라는 인물에 더 알게 되기도 했고 연기적인 부분에서도 울분을 토하면서 일본어로 말씀을 하시는 장면에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처음으로 든 감정이었다. 그리고 이병헌 선배님이랑 촬영하신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도 한 번 더 감동을 받았다.
배우 박준 ⓒJ&K엔터테인먼트 제공
Q. 도전하고 싶은 연기나 역할이 많을 것 같다.
영화 '화이' 같은 무겁고 다크한, 여진구가 맡았던 역할을 해보고 싶다. 그때 보면서 정말 탐나더라.
Q. 다크한 연기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그 연기를 할 때 드는 감정이 궁금하다. '짧은 대본'에서도 '이별 신호'라는 에피소드에서 그런 모습을 많이 본 것 같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에피소드가 '이별 신호'다. 그 편을 찍으면서 제일 많은 것을 느꼈다. PD님이 카메라, 스태프들, 다 신경 쓰지 말고 서로 눈만 보면서 너희 둘만 있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대사 다 틀려도 좋으니까 이 흐름만 이어가라고 했다. 눈을 보면서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도 그전까지는 그렇게 못 했던 것 같다. 그 편에서는 괜히 더 애틋해지고 소중해진 느낌이 들었다. 몰입도 잘 되고, 아쉬운 것은 있지만 나름 만족하면서 찍었다.
Q. 듣다 보니 다크한 연기를 하는 '짧은 대본'의 준팍과 현재 앞에 앉아있는 배우 박준과는 싱크로율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대학교 다닐 때, 혼자 다녔다. 1학년 때 술자리를 일주일에 한두 번씩 하지 않나. 나의 경우 1년에 한 번 뒤풀이 때만 갔다. 끝나면 맨날 집 가고 그래서 '짧은 대본'의 준팍은 말도 잘 붙이고 형들이랑 노는 편인데 진짜 대학 생활은 후배들과 선배들에게 깍듯이 했다. 완전히 반대다. 밥을 계속 혼자 먹었다.
배우 박준 ⓒKBS미디어
Q. 혹시 MBTI가 어떻게 되는가?
INFP다.(웃음)
Q. 모든 것이 설명된다.(웃음) 혼자 밥 먹어도 전혀 개의치 않을 것 같다.
(웃음) 여행을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대부분 다 혼자 갔다. 코로나 사태 터지기 전에 일본도 혼자 다니고 국내 여행도 혼자 다닌 적이 많다. 오히려 친구랑 갔던 것을 꼽으면 적은 것 같다. 혼자 가는 것에서 오히려 힐링을 하고 온다.
Q. 그럼 '짧은 대본'을 통해 친구들을 많이 사귀는 계기가 됐을 것 같다.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다. 촬영 전에 병운이 형이나 중규 형이랑 다같이 사무실에서 잘 때가 엄청 많다. 매트 하나 깔고 이불 덮고 자는데 나는 그래본 경험이 거의 없다. 대학교 OT 때도 9시부터 10시, 침대방에 들어가서 문을 잠구고 잤다. 어차피 그때까지 사람들은 안 들어오니까.(웃음)
Q. '짧은 대본'으로 인해 성장한 모습도 많이 보인다.
연기적인 부분이지만 가치관 자체가 많이 변화됐다. 협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대학교 때 연극하면 나만 잘 보이려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짧은 대본'을 하면서 이런 부분에서는 내가 이렇게 해야 상대방이 더 잘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대본'은 내 삶에 있어서 20대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다들 너무 감사하다.
배우 박준 ⓒKBS미디어
Q. 요즘 차기작을 준비하는 것이 있나, 혹은 오디션을 보고 있는 작품들이 있는가?
요새는 광고 위주로 많이 나가고 있다. 스포티파이 광고, GS 삼각김밥 등 TV 광고에 등장했다. 좋은 작품에 참여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Q. '짧은 대본'을 느끼면서도 느낀 거지만 멜로 장르가 참 잘 어울린다. 로맨스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가?
멜로를 하고 싶은 생각은 항상 있었다. 뭔가 나는 고등학교 때 이야기를 처음 시작했는데 다크한 연기만 했었다. 선생님이 그런 이미지가 잘 맞는다고 이야기해줘서 오히려 연기하기 편한 것도 있었다. 우선순위를 굳이 두자면 다크한 것이다. 멜로 장르의 경우 넷플릭스에 '먼 훗날 우리는'에서 남자 주인공을 해보고 싶다.
Q. 이 기획 시리즈의 공통질문이지만,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경험해 보고 싶다고 한 것이, 경험해나가면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싶다. 나도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동료들을 보면서 생각될 것 같다. 지금 당장은 어려운 것 같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믿고 보는 배우', 그 말을 확실하게 정해놓고 '내가 이렇게 말했었지'라고 생각하며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는 모토가 필요한 것 같다.
*'뉴스타뷰'는 '새로운(New) , '스타(Star)', '인터뷰(Interview)'의 합성어로 새롭게 탄생한 스타들을 조명하는 기획 인터뷰 시리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