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원이 드디어 왕의 자리에 올랐다.
26일 방송된 KBS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극본 이정우/ 연출 김형일, 심재현) 21ㅗ회에서는 고려의 명장 이성계(김영철 분)와 아들 이방원(주상욱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태종 이방원>은 고려라는 구질서를 무너뜨리고 조선이라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던 ‘여말선초’ 시기, 누구보다 조선의 건국에 앞장섰던 리더 이방원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한 대하드라마다. 화려한 영상미와 탄탄한 배우진들의 연기력을 바탕으로 KBS 대하드라마만의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981년 <대명>을 시작으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2016년 방송된 <장영실>을 마지막으로 명맥이 끊겼던 KBS 대하드라마가 5년만에 돌아온다는 소식으로 방송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앞서 고려의 명운이 다한 가운데 한반도에 새로운 나라가 세워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다. 정도전과 정몽주는 서로 다른 충신(忠臣)의 길을 걸었다. 이성계 가문에 정몽주는 걸림돌이 되고 있었다. 결국 정몽주는 대낮에 죽임을 당했다.
고려의 운명은 저물었다. 결국 공양왕은 폐위됐다. 원주로 유배를 떠나며 공양왕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성계는 조선 건국 공을 세운 방원 등 한씨 아들 대신 강씨의 아들인 이방석(김진성 분)을 세자로 책봉했다. 하지만 중전이 죽자 이방원은 왕좌를 위한 발걸음을 걷기 시작했다.
이방원은 정도전(이광기 분)의 뒤를 쫓아 그의 목숨을 끊었고, 반란을 일으켜 궁궐을 장악해 아버지 이성계와 정면으로 맞섰다. 이방원은 반란을 일으킨 후 정도전은 물론, 세자 이방석까지 걸림돌이 되는 인물들을 모두 처단했다.
‘제1차 왕자의 난’과 ‘제2차 왕자의 난’으로 형제들을 모두 물리친 이방원은 스스로 세자 자리에 오르며 왕좌에 다가갔다. 하지만 이방원과 민씨(박진희 분) 부부는 새로운 갈등에 직면했다. 이방원이 사병을 없애고 민씨 가문을 멀리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이 싹이 트기 시작했다.
앞서 “왕은 접니다”라고 말하는 이방원에게 민씨는 “그 왕을 만든 게 저입니다. 잊지 마십시오. 서방님은 제가 키운 사람입니다”라며 단호한 어조로 반론했다. “함께 웃고 함께 울고 함께 논의하던 사람입니다. 이제 와서 절 버리시겠다는 겁니까. 당연히 함께 이끌어가야 합니다. 조선의 절반은 제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이방원은 “나를 왕으로 만든 것도 부인이 왕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였소? 부인이 권력을 잡고 싶어서였소?”라고 민씨에 물었다. 민씨는 “저하처럼 나도 왕이 되고 싶었습니다. 조선의 절반을 달라는 게 아닙니다. 왕이 짊어져야 할 고뇌의 절반을 제가 가져가겠단 말입니다”라며 속마음을 드러냈다.
이성계는 조선을 건국한 첫 번째 왕이었지만, 이방원이 일으킨 반란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 그런 이성계가 궁을 떠나고 이방과는 국왕의 자리를 이방원에 넘기려 했다.
이방과는 이방원에게 “아버지는 신경쓰지 말고 정사에 힘쓰거라”라면서 “이제 국왕의 자리를 너에게 넘기려 한다. 이씨 가문의 피로 세운 나라다. 잘 이끌어보거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하들은 이방원의 즉위를 반대했고, 이성계도 그의 즉위를 막기 위해 사병을 모았다. 조영무(김법래 분)는 이방원의 사병 혁파에 반대하며 돌아섰다. 이방원은 장애물을 모두 제거하며 왕좌에 다가섰다.
즉위식을 며칠 안 남기고 이방원은 “다 부인 덕분이다”라며 민씨의 손을 잡았다. 이방원은 “난 죄인이요. 형제를 죽이고 아버지의 목에 칼을 겨눈 자요”라면서 “내가 잘할 수 있도록 날 좀 도와주시오”라고 부탁했다. 이어 나란히가 아닌 한 발 뒤에서 신하의 발걸음으로 따라와 달라 부탁했지만 민씨는 차라리 역적이 되겠노라며 야심을 버리지 않았다.
드디어 이방원은 조선의 왕으로 즉위했다. 아버지를 거스르고 형제들을 처단하며 손의 피를 묻히고 얻게 된 왕좌였다.
게다가 그의 옆에는 아내 민씨마저 없었다. 민씨는 남편의 부하가 되는 것을 거부하고 그의 즉위식에도 함께 하지 않았다. 이방원이 왕좌에 올랐지만, 남편을 왕으로 만든 1등 공신은 남편의 정적이 되고 말았다.
한편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은 고려라는 구질서를 무너뜨리고 조선이라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던 ‘여말선초’ 시기, 누구보다 조선의 건국에 앞장섰던 리더 이방원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한 드라마다.
매주 토요일, 일요일 저녁 9시 4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