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전부터 한마음 한뜻으로 “이 프로그램 잘 되어야 한다”고 바라는 작품이 있다. 제작진도, 진행자도, 참여자도, 취재기자도. 3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는 KBS의 시사프로그램 ‘미제사건 전담반 - 끝까지 간다’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4회 방송이 예정된 파일럿이다. 장기미제 사건을 다룬다.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곧잘 다루던 그런 ‘온 국민을 경악시킨’, ‘장기간 해결되지 않은’, 극악범죄를 다룬다. 하필이면 <그것이 알고 싶다>의 방송시간도 어느 정도 겹친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은 하나같이 이 프로그램의 정규편성과 성공을 기원했다.
현재 전국의 미제사건은 4만 건이 넘는다고 한다. 한때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힌 수많은 미제사건들. 그러나 모두가 잊어도 그 사건을 결코 잊지 못하느 사람들이 있다. 시간이 지나도 상처가 가시지 않았을 피해자 가족들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일선의 형사들이다.
‘미제사건 전담반 - 끝까지 간다’는 공영방송 KBS가 경찰청의 협조를 얻어 전국의 장기 미제사건 전담팀들과 다시 사건파일을 꺼내어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프로그램이다. 사건을 재조명하고, 사건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진화한 법과학의 눈으로 사건을 재해석하며,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하는 본격 미제사건 프로그램이다. 4일(토) 밤 10시 30분 KBS 1TV에서 첫 방송된다. 2월 내내 토요일 밤, 시청자들은 미제사건을 만나는 것이다.
오늘 열린 제작발표회에는 프로그램 제작진을 대표하여 윤진규 CP와 서울지방경찰청 장기미제수사팀 정지일 팀장, 그리고 진행을 맡은 배우 이정진이 참석하였다. 이날 제작발표회는 진심이 넘쳐났다. tvN 드라마 '시그널'과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이정진 아나운서는 “막강한 경쟁력을 가진 <그것이 알고 싶다>와 같은 시간대에 한다는 게 부담스럽다. 차별점이 있다면 경찰청 미제(사건전담)팀과 협력하여, 스튜디오에 사건관계자와 프로파일러, 법의학자가 함께 출연하여 사건을 깊숙하게 파고든다는 것이다. 미제팀이 사건을 쫓아가며 어려웠던 점을 공론화하고 단서를 얻을 수 있도록 공개적인 제보를 기대하는 프로그램이다. 시청자와 쌍방향 호흡하는 프로그램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알고 싶다의 오래된 팬으로서 김상중 선배와 비교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그 프로는 넘사벽이다. 너무 차이가 나서 그쪽에 신경 쓸 것도 없고, 우리 것만 진정성을 갖고 열심히 만들면 시청자들이 호응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서울지방경찰청 미제사건팀 정지일 팀장은 미제사건을 다룬 tvN드라마 '시그널'이야기가 나오자 "우리도 ‘시그널’ 다 봤다. 미제사건을 다루면서 ‘시그널’에서처럼 무전기기라도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다들 생각한다. 누군가, 신이라도 나타나기를 기대할 정도이다. 정말 잡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모방범죄의 우려와 허위제보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 질문이 쏟아졌다.
윤진규 CP는 "모방범죄에 대한 우려보다는 범죄는 언젠가는 반드시 해결되고, 범인은 반드시 잡힐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리라 본다"며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의 표현 방식과 수위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 꼭 필요한 장면을 제외하곤 CG와 재연을 선보일 것"이라며 "사내변호사가 귀찮아할 정도로 자문과 감수를 철저히 받고 있다. "고 덧붙였다.
정지일 팀장은 허위 제보의 우려에 대해 현장 수사관으로서의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만약 범죄 관계자가 사건을 교란시키기 위해 제보를 한다면, 이것도 수사의 단서가 된다. 1000가지 제보 중 999가지가 허위라도 1개가 진짜라면 이를 바탕으로 단서를 찾아나가게 된다“면서 ”진행 중인 사건이라 범인,공범, 피해자나 가족들이 봤을 때 장단점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가족과 수차례 만나 사건과 동기 등을 풀어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윤진규CP는 이 프로그램의 캐치프레이즈는 '잡고 싶고, 잡아야 한다'라고 소개하며 "피해자 유가족들이 겪는 상실감과 고통은 상상이상이다. 방송을 통해 시청자가 공감하고 범인을 잡는 결과까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4회가 예정된 파일럿 <끝까지 간다>는 4일(토) 밤 10시 30분 ‘제 1편 편지 속에 숨은 진실 - 서천 카센터 방화살인사건‘을 시작으로 다음 주 에는 2편 CCTV속의 용의자 - 청주 비닐봉지 살인사건’편이 방송된다. 정규편성 여부는 시청자들의 호응과 제보의 힘에 달려있다. (박재환)

서울지방경찰청 미제사건팀 정지일 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