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호러 <링>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작품을 연출했던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또 한 편의 괴기스런 작품으로 영화팬을 찾는다.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신성 데인 드한이 주연을 맡은 영화 <더 큐어>(A Cure For Wellness)이다. 16일 개봉을 앞두고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빡빡한 일정으로 한국을 찾기 힘든 감독과 배우들이 인터넷 화상으로 연결된 가운데 한국 취재진과 프레스 컨퍼런스를 진행 한 것.
지난 1일 오후, 여의도CGV에서는 <더 큐어>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지난 달 이십세기폭스사가 2017년 개봉라인업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10여분 정도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기대한 대로 미스터리한 매력으로 가득한 작품이었다. 배급사측은 7일 오후까지 이 영화에 대한 리뷰엠바고를 요청하였다. 영화가 무서운지 안 무서운지, 재미있는지 재미없는지 절대 말해서는 안된다! 알릴 수 있는 영화내용은 이렇다. 야심 많은 젊은 기업 간부 ‘록하트’가 회사의 CEO를 찾기 위해 스위스 알프스에 위치한 목가적인 고풍스러움과 비밀스러운 기운이 느껴지는 ‘웰니스 센터’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것.
영화상영이 끝난 뒤 조금 뒤 런던에서 글로벌 홍보투어를 펼치고 있는 고어 버빈스키 감독과 데인 드한이 화상으로 연결되었다.
고어 버빈스키 감독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점점 더 비이성적으로 변모하고 있는데, <더 큐어>는 그런 지점을 다루고 있다.”는 말로 연출 의도를 전했다. 뿐만 아니라, “카메라나 프레임 등 영화의 구성이 마치 하나의 질병과 같이 느껴지도록 연출했다.”고 밝혔다.
주인공 ‘록하트’가 일하는 월스트리트와 대비되는 공간이자, 영화의 배경이 되는 ‘웰니스 센터’에 대해서는 “이 장소를 통해 현실적인 경계를 벗어나 꿈의 영역으로 들어간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호러영화에 걸맞은 환상적인 선율이 계속된다. 이에 대해 감독은 “반복되는 메인 테마는 때로는 자장가처럼, 때로는 강력한 음악으로 변주되어 마치 음악이 영화 속 하나의 캐릭터 같은 역할을 하게 만들었다. 영화 내내 번져나가 전이되는 전염병 같은 느낌이 들도록 했다.”고 답했다.
<더 큐어>의 주인공 데인 드한은 “‘록하트’를 연기할 때, 연구를 많이 했다. 젊은 사람이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어떤 환경인지 조사했다. 그는 회사에 하루종일 매여서 일하고, 명령을 받으면 무엇이든지 해내야 하며, 돈과 힘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다. 영화에서 말하는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바로 ‘록하트’이다.”고 소개했다.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장면을 묻는 질문에 물탱크 속 치료 장면을 꼽았다. “이 시퀀스를 촬영하는 데만 2주가 걸렸다. 물탱크 안에서 줄에 묶여 수평으로 누워있어야 했고, 코나 눈을 보호할 수 있는 장비 하나 없이 촬영을 진행했다.”고 답했다. 이어, 상대 배우 미아 고스와의 연기 호흡을 묻는 질문에 “그녀와 함께 연기한 것은 굉장히 훌륭한 경험이었다. 그녀는 항상 최선의 노력을 쏟아 연기한다. 같이 연기를 하면서 상대방이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배우다.”라는 말로 할리우드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손꼽히는 두 배우의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기대하게 했다.
한편 고어 버빈스키 감독과 데인 드한은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고어버빈스키 감독은 “나는 한국 영화의 대단한 팬이다. 한국을 위한 특별한 것을 만들고 싶었다.”며 한국 관객을 위해 감독이 직접 만들어 화제가 되었던 한국판 특별 예고편의 제작 이유를 밝혔다. 데인 드한은 한국에 팬들이 많다는 기자의 말에 “부끄럽다.”고 말하면서도 “한국에 팬들이 많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꼭 만나고 싶다.”고 답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영화 포스터에도 등장하는 뱀장어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감독은 “내 생각에는 미끄러운 것, 뱀처럼 보이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특정한 방식으로 반응하는 것 같다. 이런 것들이 악몽에 등장하기도 한다. 한나의 수영장 속 장면에서 그런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 나는 장어를 볼 때 신비로운 생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은 맛있는 음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영화를 보면서도 군침을 흘리길 바란다. 문화마다 이런 느낌들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데인 드한은 “나도 장어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살아 있는 장어 옆에는 가기 싫다.”고 덧붙였다. 영화에서 뱀장어는 관객에게 극강의 혐오감을 전해준다.
한편, 프레스 컨퍼런스에 이어 네이버 V앱 스팟 라이브 이벤트도 이어졌다. 데인 드한은 “고어 버빈스키 감독과 <샤이닝>, <로즈메리의 아기>와 같은 위대한 70년대 심리 스릴러들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이러한 영화들이 더 이상 제작되지 않는 것이 아쉬웠다.”면서 “대본을 읽었을 때, 위와 같은 영화에서 영감을 얻은 부분뿐만 아니라, 완전히 새롭고 독창적인 이야기들이 함께 공존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미스터리와 묘한 매력으로 가득한 영화 <더 큐어>는 16일 개봉된다.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이다. 배급사가 엠바고를 건 이유는 스포일러보다는 스토리에 있는 모양이다. (박재환)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