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부터 콬TV 유튜브 채널에서 연재되어온 '일진에게 찍혔을 때' 시즌 1, 2, 그리고 지난 2월 17일 종영한 '일진에게 반했을 때'까지 출연한 배우 윤준원은 메인 주인공이자 자상한 매력을 지닌 반장 서주호 역을 맡아 많은 시청자들을 반하게 만들었다. 영상마다 조회 수 200만~1300만, 누적 조회 수 2억 이상(2022년 3월 2일 기준)을 기록한 이 웹드라마는 10대와 20대 글로벌 시청자들의 격렬한 사랑을 받았다.
인터뷰로 만나본 배우 윤준원은 유튜브에서 드라마를 즐겨 보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인기 콘텐츠에 출연했음에도 이에 대해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흡사 '일진에게 찍혔을 때' 속 자상한 서주호 그 자체의 모습을 지닌 그는 인터뷰를 통해 연기라는 커리어를 시작한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Q. 많은 청소년들이 '일진에게 찍혔을 때' 시리즈에 공감을 하고 응원을 던진 것 같다. 얼마 전 종영한 '일진에게 반했을 때'까지 촬영한 소감은 어떠한가?
시원섭섭하다. 진짜 떠나보낸다는 감정이 들었다. 배우들, 스태프들과 오래 해와서 진짜 1학년, 2학년, 3학년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을 떠나보내는 느낌이다. 하지만 배우들과는 다른 촬영장에서 다른 관계에서 만날 것이기 때문에 아쉬워하지 않으려고 한다.
Q. 실제 본인은 대한민국 육군 병장 만기에 카투사로 전역했다. 나이대와 다른 고등학생 역할을 하는 것에 있어서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신경 쓴 부분이 궁금하다.
스물여섯 살 때 고등학생 연기를 처음 했다. 그때는 이질감을 못 느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목소리에서 이질감이 느껴졌다. 톤이 너무 낮다 보니 주호의 역할과 어울리지 않았다. 감독님이 톤을 높여보자고 제안하셔서 연기할 때 톤을 엄청 올려서 했다. 원래의 톤으로 하면 너무 느끼해질 것 같기도 했다. 계속해서 톤을 다잡는 것이 조금 힘들었던 것 같다. 방심하면 내려간다.(웃음)
Q. 시즌 1의 현호와 주호는 연두를 두고 경쟁하는 구도를 형성한다. 캐릭터만 따지고 본다면 배우 본인이 생각하는 주호가 현호보다 가진 나은 매력은 무엇인가?
성적이 낫다.(웃음) 나은 건 출석률, 선생님들의 지지도 정도겠다.(웃음) 그리고 자상함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지 않나. 나쁜 남자는 어릴 때고 결국에는 착한 남자에게 가게 되어있다. 어디선가 주워들은 말이다.(웃음)
Q. 서주호 역 이외에도 혹시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는가?
오디션을 현호 역, 주호 역 이렇게 두 개 봤는데 안 어울리더라. 뭔가 주호가 확실히 어울린다. 현호는 현호였고 주호는 주호였다. 이외에 하고 싶은 캐릭터라면 아훈이를 하고 싶다. 처음 드는 생각이 그거였다. 아훈 역을 맡은 배우 금동현의 상큼함은 촬영장에서도 그 모습 그대로다. 너무 귀엽다. 그 모습을 보면서 천연의 귀여움에 대해 동경했다. .
Q. '일진에게 찍혔을 때' 시리즈는 대사가 굉장히 인상 깊은 작품이다.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나, 너 좋아하냐?"를 뛰어넘는 대사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더라.(웃음) 현호의 "너냐? 내 여자친구가?"처럼 주호의 경우 기억에 남는 명대사가 있는지 궁금하다.
주호가 술집에서 일하고 타투를 배우는 사실을 숨기면서 반전의 학교생활을 하지 않나. 그것을 연두가 봤을 때 "너, 나 봤지?"라고 말하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댓글 반응에서 내 대사가 무서웠다는 말이 좋았다. 연두를 서늘하게 만들고 싶었다.
Q. 최근 종영한 '일진에게 반했을 때'에서 또 대영이라는 뉴페이스의 등장으로 사랑을 향한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매번 쟁취하느라 바빠 보이는데(웃음) 이번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웃음) 원작을 따라가면서 뉴페이스가 들어오니 더욱 다채로워졌다. 인물이 많아서 그런지 시즌 3가 재밌었다. 스토리가 많고 구도도 많다. 대영이의 경우 오히려 경쟁이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재밌지 않나 생각한다. 대영이와의 티키타카도 좋아서 오히려 좋게 봤다.
Q. '일진에게 찍혔을 때' 시리즈는 로맨스 작품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청소년 문제와 미묘한 심리까지 다 담겨 있는 웰메이드 작품이다. 예를 들어, 주호가 시즌 1에서 류설을 처음으로 꿰뚫고 진심으로 이해하며 "어딘가에 속하고 있는 것이 중요한가 봐"라는 대사를 한 장면이 있는데 많은 청소년들에게 위로가 된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 대사를 나보다 더 잘 알아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 그 시절에는 다 그룹이 있지 않나. 다 친해 보여도 왕따도 당하고 애매하게 끼기도 한다. 그 당시에는 순수하게 잘 지내고 싶다는 막연한 마음이 있는 것 같다.
Q. '일진에게 찍혔을 때' 시리즈와 '일진에게 반했을 때'는 청소년들의 친구가 되어준 작품인 것 같다. 요즘 유튜브나 OTT 프로그램을 '밥 친구(밥 먹을 때 보는 콘텐츠)'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을 정도로 내적 친밀감을 느끼는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
원년 멤버를 찾으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 시즌이 거듭되면서 인물들이 많아지고 새로운 것이 좋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말대로 내적 친밀감을 많이 쌓아주신 것 같다. 감사한 일이다.
Q. '일진에게 찍혔을 때' 다음 시리즈가 나온다면 어떻게 전개가 될지 기대가 되는 시나리오가 있는가?
사실 제목 붙이기 좋은 시리즈다.(웃음) '일진이 취업했을 때', '일진이 결혼했을 때', '일진이 아빠가 됐을 때' 등 배우들끼리 그런 상상도 했었다. 주호가 타투숍을 열었다가 망해서 정신 차리고 취업을 한 뒤에 '일진이 취업했을 때'라는 작품이 만들어져서 취업스터디 하는 등의 이야기가 펼쳐지지 않을까 상상한 적 있다.(웃음)
Q. 30대를 앞두고 있다. 30대에 이루고 싶은 인간으로서의 목표도 궁금하다.
현재 아홉수다.(웃음) 국토대장정을 하고 싶다. 생각이 좀 많은 편이다. 불면증 때문에 한동안 고생했다. 하나를 생각하면 거의 지구 종말까지 다 보고 끝난다. 촬영하기 전날에도 철두철미하게 계획하지만 걱정이 된다. 그래서 악기와 같이 생각이 없이 길게 할 수 있는, 빠져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있다.
Q. 배우돌 그룹 더 맨 블랙으로 데뷔했을 정도로 연기뿐만 아니라 음악적인 분야에서도 재능이 탁월한데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활약할 예정은 없는가?
원래 힙합을 진짜 좋아했다. 래퍼 포지션이었다. 랩도 좋아하는데 비트 메이킹, 프로듀싱을 하고 싶다. 그쪽에 생각이 있었는데 바쁘게 살다 보니 멀어지게 되더라. 마음속에 품어두고 사는 취미다. 지금은 피아노 개인적으로 배우고 있다.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그렇다. 상황이 되고 여건이 된다면 하고 싶다.
Q. 배우로서 조금 더 나아가고 싶은 목표점, 그리고 앞으로 하고 싶은 연기 활동이 있는지 궁금하다.
배우로서는 악역을 하고 싶다. 알고 보니 반전이 있는 캐릭터 같은, 알고 보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인 그런 느낌의 역할을 해보고 싶다. 아니면 반듯한 모습을 보여줬으니 껄렁껄렁한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배우로서는 누군가의 취미가 되어주고 싶다. 배우는 결국 보이는 역할이기에 시청자들에게 포커스를 맞추게 됐다. 내가 이 사람한테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아까 '밥 친구'라고 했는데 내적 친밀감이 쌓이는 그런 존재이지 않나. 나도 누군가의 일부분이 되고 싶다. 뭔가를 하고 싶을 때 나를 찾아서 그 순간만큼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힘들 때 그 기분을 풀어줄 수 있는 도구로서 기능했으면 좋겠다. 퇴근하고 마시는 맥주처럼 말이다.
*'뉴스타뷰'는 '새로운(New) , '스타(Star)', '인터뷰(Interview)'의 합성어로 새롭게 탄생한 스타들을 조명하는 기획 인터뷰 시리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