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의사로 변신한 배우 정지훈이 안방 극장에 찾아와 시청자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선사했다.
tvN 드라마 '고스트 닥터'는 신의 의료 기술을 가진 천재 의사 차영민(정지훈 분)과 의사에 대한 사명감이란 전혀 없는 금수저 레지던트 고승탁(김범 분)이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한 몸을 공유하게 되며 그려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정지훈은 극중 탁월한 의료 기술을 지닌 의사 차영민 역을 맡았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이는 유쾌한 모습과 달리 샤프한 이미지의 의사로 변신해 반전 매력을 안방 극장에 선사했다. 수술 도구와 전반적인 수술 과정을 6개월 동안 트레이닝을 받은 후 수술신을 촬영했을 정도로 의사에 완벽 빙의한 그는 완벽 몰입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Q. '고스트 닥터'가 성공적으로 종영했다. 소감이 어떠한가?
약 6개월 동안 수술방에서 트레이닝을 받았다. 수술을 어떻게 하는지 행위에 대해서도 공부를 했다. 너무 기쁘고 감격스럽다. 약간 허무한 느낌도 있다. 너무 고생해서 찍었던 드라마여서다. 한 번의 수술신을 위해서 수많은 스태프들이 땀을 많이 흘렸고 배우들도 수술 도구 이름을 다 하나 하나 외웠던 것이 기억난다.
Q. 2년 만에 연기로 복귀했다. 부담감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고스트 닥터'를 선택하기 전 어떤 생각을 했었는가?
2년 만에 연기 복귀를 했는데 중간에 미국에서 오디션도 받았다. 하지만 팬데믹 때문에 못가게 됐다. 본의 아니게 '싹쓰리' 활동을 하게 됐고 '먹보와 털보'라는 예능도 찍게 됐다. 그러다가 대본이 많이 들어왔는데 의사 역할은 처음이었고 흥미가 갔다. 처음 시나리오 읽고 이거 정말 많이 고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 잘못하면 큰일나겠다는 생각, 내가 소화를 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1부를 읽어 보고 고생스럽지만 욕심이 났고 배우로서 한 단계 더 배워갈 수 있다는 그림이 그려졌다. 이건 꼭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Q. 천재 의사 역할을 맡으면서 샤프한 이미지를 많이 보였는데 예능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채널에서 보이는 인간적인 매력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예능에서 보이는 모습이 더욱 실제 모습 같은데 실제 성격과 정반대의 역할을 연기함에 있어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는지 궁금하다.
많이 노력했다. 실제 의사 분들을 만나서 의사로서의 숙명적인 우울함을 봤다. 실제로 의사 분들도 우울증이 많으시더라. 매일 같이 똑같은 환자를 봐야 하고 그러기 때문이다. 그 분들의 실제 용어나 대화, 환자를 대할 때의 자세, 환자가 죽을 수밖에 없는데 희망을 줘야 할 때, 솔직히 말씀을 드려야 할 때의 고뇌를 많이 배웠다.
더불어 대사를 할 때 톤과 매너, 억양과 딕션들을 많이 연구했다. 의사가 되려면 10년 넘게 수술방을 거쳐서 되지만 우리는 그것을 연기해야 하니까 힘들었다. 실제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 예를 들어 아머로 뼈를 고정시키거나 홀드시켜놨던 체내에 있는 철사를 빼내는 방법까지 연습했다. 그러면서 캐릭터에 많이 녹아들었다.
Q. 의학 도구 사용법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의학 전문 용어를 외우는 것도 힘들었을 것 같다.
이것 때문에 의학 드라마를 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도 있었는데 재밌었다. 다른 작품보다 예민했었고 그렇게 먹는 걸 좋아하는 내가 점심, 저녁을 굶어 가면서 공부했다.
Q. 외적으로도 샤프한 이미지를 위해 기울인 노력이 보였다.
쇠질을 정말 많이 했다.(웃음) 날카롭게 보이고 싶어서 운동 빡빡하게 했다. 사실 운동하는 것이 스트레스였는데 운동을 하게 되면 스트레스가 풀릴 때도 있었다.
Q. 영혼에 대한 이야기라는 설정과 소재 자체가 하나의 장르를 담고 있다기 보다는 휴머니즘, 로맨스, 스릴러, 호러 등을 다 이끌어낼 수 있기에 '고스트 닥터'를 장르 맛집 드라마로 만든 것 같아서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재밌었다. 본인은 '고스트 닥터'가 어떤 장르가 가장 셌고 주요했던 작품이라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고스트 닥터'는 애초부터 자극적이지 않고 남녀노소 가족들이 다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메디컬 드라마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한 평양냉면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메디컬 드라마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기 위해서 주요 신마다 장치를 많이 준비했다. 그것이 편집되어서 나오면 몇 분 안 되지만 메디컬과 판타지 사이에서 색깔을 놓치지 않으려고 매달렸던 것 같다.
Q. '고스트 닥터'의 영혼이 나온다는 설정 자체가 재밌는 것 같다. 그렇다면 만약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와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딱 한번 주어질 수 있다면 누구의 몸에 들어가고 싶은지 궁금하다.(웃음)
나는 남자로 살아봤으니 여자로 살아보고 싶다. 예를 들면 춤을 잘 추는 효리 누나가 있을 것 같다.(웃음) 춤을 정말 잘 추고 화려해서다.
Q. 영혼의 역할까지 연기해 봤으니 앞으로의 작품에는 더욱 시청자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도전적인 역할을 맡기 위해 노력할 것 같다. 혹시 맡아보고 싶은 특별한 역할이 있는가?
맡아보고 싶은 역할보다는 그것이 조연이든 단역이든 상관없이 내가 해보지 않았던 역할을 해보고 싶다. 잔인한 역할이라던가, 아무튼 열심히 찾아보겠다.(웃음)
Q. 조연이든 단역이든 상관없이 해보지 않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답변을 들으니 싹스리 멤버들과 이번에는 가수가 아닌 '무한도전'의 무한상사처럼 꽁트로 호흡하는 건 어떤가. 재밌을 것 같다.
이제 재석이 형이랑 효리 누나랑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이 또 올까 싶다. 재석이 형도 너무 바쁘고 효리 누나는... 바쁘기 보다는 제주도에 있다. 우리 섬소녀(웃음)... 나는 얼마든지 이런 것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유튜브 채널도 하고 있으니 '시즌비시즌'에서도 3분 짜리, 5분 짜리 꽁트를 해보고 싶기도 하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