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원영이 KBS2 월화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최원영은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뜨거운 여름부터 추운 겨울까지 함께 고생하고 동고동락했던 감독님, 재미난 작품을 써주신 작가님, 모든 스태프분들과 동료 배우들과의 순간들이 벌써 추억의 한 페이지로 장식된다 생각하니 다시 보고싶고 또 만나고 싶다"고 애틋한 소회를 밝혔다. 

어려운 시국 속에서도, 뜨거운 여름부터 추운 겨울까지 함께 고생하고 동고동락했던 감독님, 재미난 작품을 써주신 작가님, 모든 스태프분들과 동료 배우들과의 순간들이 벌써 추억의 한 페이지로 장식된다 생각하니 다시 보고싶고 또 만나고 싶다. 더불어 방송 동안 '꽃 피면 달 생각하고'를 사랑해주시고 시청해주신 시청자 여러분들께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많이 외로웠다. 이시흠이라는 역사 속의 가상의 인물을 만나는 동안 시대를 상상하며 인물의 감정과 고뇌, 대본 속에서 펼쳐지는 그의 궤적을 따라가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부던히 그의 머릿속을 파고 들어가보고자 애를 써봤지만, 과연 나의 연기가 올곧이 그의 모습을 드러냈는지는 아직도 작품을 보며 생각 중이다. 

그러나 한 가지, '사람과 벗' 그리고 시대가 지나도 바뀌지 않는 인간다운 삶의 모습이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작품을 통해서 배울 수 있게 해준 훌륭한 공부이자 인물인 '이시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극의 특성상 다양한 인물들, 여러 배역과 연기자들이 함께하게 되는데 이때 한 번도 만나지 못하고 작품을 마친 동료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시흠 같은 경우에는 유승호 배우, 변우석 배우, 정성일 배우, 장광 선배님 등 궁중 인물들과 많이 촬영을 했다. 모두들 즐겁고 편하게, 함께 할 수 있게 현장을 이끌어주고 도와주어 감사했다. 모든 배우들이 복식을 갖추고 촬영에 임할 때면 모두가 그 시대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처럼 자극을 주어 연기하는데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한 분 한 분 소중하고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서 '이시흠'이라는 인간이 가진 양면성에 뚜렷한 포커스를 두었고, 극화 시킬 이유와 명분이 상황과 스토리상에 꽤 직접적이고 구체화되어 있었기에 이번 '이시흠'이라는 인물을 보다 잘 표현할 수 있었다. 이번에 임한 '이시흠'이라는 인물은 초반에 정원을 가꾸고 나무 손질을 자주 했다. 이를 표면적으로 신체의 손에 접근시켰을 때 '손등'과 '손바닥'으로 구분하듯이 인물 안에 감정선을 극명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매끈하고 정갈하게, 따뜻히 보이는 손등과 달리 뒤집어 손바닥을 보면 거칠고 진한 손금, 굳은살과 상처 많은 손바닥을 씬의 상황마다 들여다보며 생각했다.

인물의 마지막 즈음은 촬영을 진행하다 보면 조금 달리 생각될 때가 있는데 이시흠의 마지막 시퀀스 즈음엔 대본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그가 광기를 부리다 끌려나가는 장면이 있다. 이때 끌려나갈 동력이 좀 강력히 필요할 거 같아 남영이 이시흠의 종아리를 칼로 베어주고 쓰러지면서 끌려나가야 하지 않겠나 싶어 감독님께 제안을 드렸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촬영을 했다. 이후 촬영을 마치고 옥에 갇혀 있게 되었는데 마지막 처형장으로 향할 때 맨발로 그곳을 올라가고 싶었다. 이시흠의 마지막 대사가 벗을 생각하다 '술 한 잔 하고 싶구나'라고 하는 것이었다. 쓸쓸하지만 그에 맞지 않는 옷과 신발을 벗어던지고 죽음 앞에서야 비로소 온화한 마음과 가장 이시흠다운 미소로 본연을 되찾은 듯해 그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무서운 도승지?(웃음)

꾸준히 드라마를 아껴주시고 함께해 준 시청자분들, 우리 청춘 남녀 주인공들의 팬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리고 덕분에 함께 행복할 수 있었다고 전해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