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맛집 배우 혜리가 사극으로 돌아왔다.
KBS 2TV 월화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가장 금주령이 심했던 시대에 밀주꾼을 단속하는 감찰(유승호 분)과 밀주를 통해 인생 역전을 꿈꾸는 밀주꾼 로서(혜리 분)의 아름다운 로맨스가 담겨 있다. 로맨스뿐만 아니라 액션과 사극이 담긴 장르맛집으로 불렸던 작품에서 호연을 펼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Q. 지난번 tvN 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 종영 인터뷰에서 다음 작품에도 최선을 다하고 배우가 되고 싶다는 열정을 보여줬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런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멋졌다.여전히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보였다고 말해주셔서 기쁜 생각이 든다.(웃음) 이렇게 열정이 넘치는 의지로 시작했는데 그런 것이 반영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쉬지 않고 이어진 작품이었다. 그 안에서 부족한 부분도 많이 있었고 아쉬웠던 부분도 분명 있었지만 감사함을 느끼는 촬영으로 기억이 될 것 같다.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어서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지 생각했다.
인간으로서 가장 성장한 점은 20대가 거의 마무리되고 그 마무리에 다와가고 있는 작품이기에 부지런해져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올해의 목표는 부지런하게 살고싶다는 타이틀로 잡았다. 건강하게 살고 싶다. 얼마 전에 필라테스를 시작했고 꾸준히 가고 있다.(웃음) 뿌듯함을 느끼면서 취해서 살아가는 중이다.
Q. 종영에 대해 아쉬울 것 같다. 소감은 어떠한가?
더울 때부터 추울 때까지 찍었던 작품이다. 끝난다고 하니까 실감이 안 난다. 다른 작품들은 촬영 끝날 때 너무 고생했다고 슬퍼했는데 이번 작품은 그다음날 다시 일어나서 촬영에 가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셔서 기쁘게 이 작품을 떠나보낼 수 있을 것 같다.
Q. 로서라는 당찬 인물을 연기했다. 밝은 에너지를 지닌 로서와 실제 본인의 모습이 닮았는가?
로서라는 인물이 안정적이지 않고 "왜"라는 질문을 던지려고 하고 선을 깨려고 하는 선택이다. 나는 질문을 던지는데 그것을 깨부수려고 하는 용기는 없는 사람인 것 같다. 80퍼센트 정도만 비슷한 것 같다.
Q. 첫 회부터 소똥밭에서 반지를 찾는 장면이 나오는데 유쾌하면서도 행동력이 튀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서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
거름을 사용했고 첫 번째 들어갔을 때 '아는 맛이 무섭다'는 말이 있듯이 두 번째, 세 번째부터는 너무 힘들었다. 그때마다 로서가 가락지를 얼마나 악착같이 찾고 싶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로서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했다.
Q.이전 사극 영화 '물괴'에서 맡은 명 역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캐릭터를 맡았다. 다른 장르긴 하지만 차별화를 두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하다.
오히려 걱정이 전혀 안 됐다. 신분이 달랐고 처해진 사건과 환경도 달랐다. 인물들의 차별점이 시나리오에 있고 그런 점이 뚜렷해서 괜찮았다. 그리고 장르가 다르다 보니 로맨스 액션 사극과는 전혀 다른 결이어서 그런 부분들은 괜찮았던 것 같다.
Q. 이번 작품에 가장 열심히 기울인 노력이 있다면 무엇인가?
각자 다 다른 인물들과 스터디를 하고 있고 선생님도 다 다르다. 그때 스터디를 할 때와 달라진 부분이 있더라. 이번 작품 이전에는 의욕도 많이 생기고 잘 할 수 있고 재밌다는 느낌의 배움이었다면 지금은 시야를 넓히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런 것들이 아쉬움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스스로는 그런 부분에 대해 성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Q. 사극을 많이 찍어본 유승호 배우와 촬영을 함께 했는데 현장에서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유승호 배우님을 떠올리면 침착하신 분인 것 같다. 7개월 동안 이런 저런 많은 일이 있었는데 그 안에서 중심을 잘 잡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어리지만 배울 것이 많았던 상대역이었다. 유승호 배우님에게 가장 고마웠던 점은 나의 구체적인 연기에 대한 팁을 줬다기 보다는 자신감을 주는 말들을 많이 해주셔서 고마운 점이 많았다.
Q. 촬영장에서도 에피소드가 많았을 것 같다.
유승호 배우님이 웃음을 잘 못 참는다. 둘이 마주하는 신만 되면 웃음을 못 참아서 "그만 하라고"한 적도 있는데 나중에 되면 또 웃음이 터졌다.(웃음)
Q. 최근 '1박 2일'에 출연해서 눈물을 흘려서 많은 시청자들이 안타까워했는데 혹시 연기 활동에 대한 슬럼프를 느낀 지점이 있는가?
배우로서라기보다는 어떤 한 사람으로서 대해야 하는 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하던 시기였다. 그때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방송인지 실제인지 헷갈려서 그랬던 것 같다. 이런 분위기들이 나를 더 발전시키고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안타까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Q. 20대를 떠나보내고 있는데 감회가 새로워 보인다. 20대를 돌아보며 생각이 많았을 것 같다. 이거 하나는 잘 했다고 생각한 일이 있는가?
돌아보니 일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가 있다. 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더라. 언제든지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사람도 있고 만났을 때 너무 즐거운 사람도 있고 서로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것들이 인간으로서 잘 해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Q. 건강에 대해서 신경을 쓰고 있으신 것 같은데 건강 관리에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웃음)
시청평보다 건강 잘 챙기라고 걱정하는 지인들이 많았다. 건강 관리를 해야 겠다고 생각한다. 3월 전에 꼭 받을 예정이다. 이렇게 말을 해야 받는다.(웃음) 감기약과 비타민 둘다 광고를 하고 있다. 오래 오래 해보도록 하겠다.(웃음)
Q. 앞으로 배우이자 인간 이혜리로서 기대하는 30대의 특정한 목표나 꿈이 있는가?
사실 특정한 목표나 꿈은 정해진 것은 없다. 20대 때 보다는 30대 때 나아져서 조금 더 인정받고 싶고 조금 더 잘 쓰여지길 바라고 조금 더 풍부해졌으면 좋겠다. 혼자만의 목표인데 '20대보다는 30대가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웃음)
잘한다고 하면 더 잘하고 싶고, 못한다고 하면 안 하고 싶은 것이 내 성격인 것 같다.(웃음) 나는 부지런한데 끈기가 없는 편이다. 데뷔할 때부터 일기를 썼는데 그건 끈기가 아니라 집착이다.(웃음) 끈기 있는 삶을 살고 싶다. 그것이 나의 새로운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