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극장, 콘서트홀, 미술관, 서예박물관 등 대한민국 문화 1번지라고 말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서초구 ‘예술의 전당’의 로비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임시전시장’ 같은 전시구역이 있다.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관’이다. 이곳에서 새로운 전시회가 열린다. ‘구혜선 다크 옐로우’전이다. 그러고보니, 구혜선은 ‘작가 이름’ 같아 보인다. 그런데, 작가 맞다!
‘다크 옐로우’ 전시장 초입에는 구혜선의 프로필이 붙어 있다. 배우경력은 빠졌지만, 영화감독 경력과 앨범 및 공연, 전시회 경력이 나열되어 있다. 2009년 ‘탱고’(개인전)를 시작으로, 개인전, 단체전, 기획전 등 촘촘하게 전시회를 치렀다. 이번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7전시장에서 열리는 ‘다크 옐로우’는 그녀의 9번째 전시회이다. 중견작가이다.
5일 정식개관에 앞서 4일, 언론공개와 함께 연쇄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오후 5시에는 인터뷰 마지막 일정으로 대여섯 언론매체와 라운딩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그날 하루에만도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았을 것이지만 구혜선은 자신의 삶과, 창작 생활에 대해 부지런히, 열심히, 그리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다크 옐로우'는 구혜선이 2009년 발매한 뉴에이지 작곡앨범 '숨1-소품집', 2015년 '숨2-십년이 백년이 지난 후에'의 수록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피아노 악보 및 사운드와 함께 그림을 융합한 새로운 시도다. 노란 이미지와 삼각형의 디자인적 요소를 통해 순수와 공포, 자유를 표현했다고 한다.
50여 편의 전시 작품 중에는 유독 삼각형을 그린 작품이 많다. 구혜선은 이렇게 설명한다. “삼각형이란 도형이 가장 적은 선으로 만들어진 도형이다. 사각과 다르게 한쪽으로 치우치면 다른 쪽이 얇아지고 두꺼워지고 균형이 맞춰지는 게 삼각형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균형, 무게감, 질서에 대해 살아가는 인생을 생각하면서 삼각형에 대해 다뤘다. 그 안에는 제가 표현하고 싶은 잡념을 담았다면 테두리 틀은 불규칙해 보이지만 무게 중심과 균형 잡고 있는 의미가 있다.”
영화도 그렇고,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가 많다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창작의 열정은 식지도, 멈추지도 않을 것 같다. “안하려고 했다. 그림도 음악도 영화도. 그만 해야겠다 안 해야겠다 하면서도 무언가를 하고 있더라. 전시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다. 집을 정리하듯이, 비우고, 버리는 마음으로 했는데 시작점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구혜선은 지난해, KBS 드라마 <블러드>에 함께 출연하여 인연을 맺은 배우 안재현(30)과 결혼식을 올렸다. 이 부부는 나영석 피디가 연출을 맡은 예능 '신혼일기'에서 그들의 신혼생활을 공개할 예정이다.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을 그녀가 카메라 앞에 어떻게 나타날까.
구혜선은 예쁘게, 어떻게 보면 털털하게 웃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TV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싸우다 뽀뽀하지는 않는다. 편집이 그렇게 됐다. 카메라가 돌아서 스킨십은 피했다. 어떻게 찾아냈더라. 싸우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 단편, 장편, 독립영화를 여섯 편 만든 구혜선 감독의 신혼일기를 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자신의 창작활동, 그녀만의 질서에 안재현은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아직은 작품 그릴 때 큰 영향 받지 않았다. 앞으로는 영향을 받을 수 있겠다. 여태는 키우는 개만이 내 시간을 침해하는 존재였지만, 이제는 분명히 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다.
안재현과 공연한 드라마 ‘블러드’를 최근 다시 본 적이 있냐고 물어보았다. “최근 봤어요. 왜 저때는 저렇게 연기했을까 그런 생각도 했죠. 그런 걸 고칠 거에요.”라며 해맑게 웃는다.
이번 구혜선의 개인전은 ‘무료’관람이다. 구혜선은 뜻밖의 이야기를 한다. “이 장소를 선택한 이유는 겸사겸사이다. 예술의 전당의 다른 공연, 다른 전시회를 보러 오신 분들이 오다가다, 겸사겸사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곳이다.”고 말하더니 한 템포 쉰 뒤, “약간 부록 같은 전시이다. 잡지 사면 들어있는 부록 같은. 그런 느낌을 줬으면 한다.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는 이런 사람은 이런 일생을 살고, 공감하지만 내 생각과 다른 것도 있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시간을 드리고 싶다.”
구혜선의 개인전 ‘다크 옐로우(dark YELLOW)’는 오늘부터 1월 29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 7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예술의 전당을 찾은 문화인들이 오다가다 , 겸사겸사 보고, 생각할 수 있도록 무료관람이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