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한국콘텐츠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설 직전에 공개된 K-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는 <오징어 게임>의 뒤를 이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효산고등학교 학생들이 하나둘 좀비가 되어간다. 2학년 5반 반장인 최남라도 좀비가 된다. 그런데, 기존 좀비와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절반만 좀비’라는 의미에서 ‘절비’라 불린다. ‘절비’ 남라를 연기한 조이현을 만나 넷플릭스에서 좀비 연기를 한 소감을 물어보았다. 조이현은 tvN의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KBS <학교2021>에 이어 이번 좀비드라마로 인지도를 쑥쑥 키우고 있다.
Q. 최남라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조이현: “남라는 반장이다. 수업시간 이외에는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친구들과 일절 소통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좀비 사태가 일어난 후 친구와 어울리게 된다. 대본에는 남라에 대한 캐릭터 설정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엄마 때문에 공부만 하는 아이이다. 남라는 대학 가서 자유로워지고 싶어 한다. 그런 시놉시스를 기준으로 연기했다. 뒤늦게 우정을 알게 됐지만 절비가 되고 만다. 마지막엔 친구를 얻었지만 외로운 친구라고 생각했다.”
Q. <지금 우리 학교는>의 선풍적인 인기에 대한 소감.
▷조이현: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많은 관심 가져 주시고, 시청해 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인기가 너무 신기하다. 코로나 때문에 정해진 스케줄 말고는 집에만 있어 체감은 안 되지만 인스타나 기사, 유튜브에서 우리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보면서 신기해하며 지낸다.”
Q. <오징어 게임>에 이어 한국콘텐츠가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다. (소속사) 이정재, 정우성 선배와 가족들의 반응은 어떤지.
▷조이현: “설 연휴 때 공개됐었다. 설 인사를 드리려고 문자를 드렸더니 이정재 선배님은 '지금 2화 보고 있음. 남라는 반장이더군~'이라고 답장이 왔다. 정우성 선배님은 '지우학 화이팅이에요. 새해 복 많이 받아요'라고 답해줬다. 든든한 응원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족들과 신기해한다. 복 받은 시대 같다. 어디서든 OTT로 볼 수 있으니.”
Q. KBS드라마 <학교2021>에서는 눌지기술고 학생으로, 이번엔 효산고 반장으로 좋은 연기 보여주었다. 실제 배우와 닮은 점이 있다면.
▷조이현: “남라 역할은 조이현과 닮은 것 같다. 그런데 촬영하면서 성격이 바뀌더라. 남라를 연기할 때 이성적으로 많이 변한 것 같다. 그런데 <학교> 촬영할 때는 다시 돌아왔다. 아마 배역 따라 닮아가는 것 같다.”
Q. 두 번째 시즌이 만들어지면 어떤 이야기가 될 것 같은가.
▷조이현: “사실 감독님께 시즌2에 대해 들은 게 없다. 나름대로 예상하자면 마지막 회에서 나온 이야기가 있잖은가. ‘나 같은 애가 몇 더 있어. 처리하고 올게’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임모탈’인 귀남(유인수)과 ‘임뮤’인 남라의 대립관계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은지도 있고. 사람과 전비의 대립이 있지 않을까. 아니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Q. 촬영 현장에서 '관제탑‘, ’얼음공주‘, ’엘사'로 불리었다는데. 어떤 연유로?
▷조이현: “현장에서는 굉장히 친해서 서로 별명 지어 부르고 그랬다. 내가 별명이 제일 많았다. 아마 극중 차가운 이미지 때문인 모양이다. 스태프도 ‘엘사’라고 불렀다. ‘관제탑’은 내가 극중에서 위기상황을 항상 지켜보고 있었잖은가. 나연이가 경수에게 피 묻히는 장면 같이. 그래서 친구들이 모든 걸 다 본다면서 그렇게 붙여주었다.”
Q. 액션 장면을 조금 보여주었다. 이번 작품으로 액션에 대한 관심이 생겼는지.
▷조이현: “너무나도 관심이 생겼다. 시즌2를 하게 되면 액션을 많이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시리즈를 시청하면서 액션이 더 해보고 싶더라.”
Q. 나연과 대립하는 장면을 찍을 때 이야기를 조금 한다면.
▷조이현: “그 씬에서 이유미 언니의 얼굴을 때려야했다. 겁이 나더라. 대부분의 신은 합을 맞춰 때리는 척 하면 된다. 그런데 얼굴을 타이트하게 잡는 샷을 찍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었다. 유미 언니는 베테랑이다. ‘한 번에 해야 한다. 한 번에 제대로 하자.’ 그렇게 말해 주었다. 최대한 안 아프게 하는 법 알려주시고. 그래서 한 번에 오케이 되었다. 그게 가장 신경이 쓰였다.”
Q. 수혁을 연기했던 로몬은 조이현을 <복수노트>때 만났는데 <지우학> 첫 만남에서 기억 못 하더라며 조금 서운해 했다.
▷조이현: “<복수노트>는 제가 데뷔한 웹드라마이다. 배우들도 많았고, 전 출연 장면이 많지 않았고, 그 배우들과 접점도 없었다. 혼자 연기하는 신이 많았다.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하면서 알아 봤다. 서운했던 모양이다. 민망하네요. <지우학>으로 처음 만났을 때 <슬의생> 다음 회 스포 해달라면서 많이 친해졌다.”
Q. 오디션은 어떻게 진행되었나. ‘남라’ 역할 말고 맡고 싶었던 역할이 있었는지.
▷조이현: “오디션 볼 때 ‘온조’ 캐릭터 대본이었다. 다들 공통대본이었던 것 같다. 청산치킨 오픈하기 전에 친구들과 치킨을 시식하는 장면이었다. ‘치킨이 짜요. 근데 맛있어요.‘라고 말하는 장면과 청산이 앞에서 머리를 흘러내리며 ’이게 좋아, 이렇게 하는 게 좋아‘라고 물어보는 장면을 연기했다. 감독님이 보시고는 ’밝게, 텐션 올려서 해보면 어때요?‘라고 말씀하셔서 ‘그게 제 최대에요’라고 대답했더니 알았다고 하시더라. 내가 너무 열정이 없었나. 솔직하게 이야기했는데. 떨어진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저에게 남라 역이 돌아왔다. 탐나는 역할이라기보다는 임재혁이 연기한 양대수 같은 캐릭터를 하고 싶다. 저는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대수는 누군가를 재밌게 하는 역할이다. 대수처럼 유쾌한 캐릭터를 언젠가는 하고 싶다. 연기자로서 도전이자 과제이다.“
Q. 남라와 수혁의 관계에 대해서. 로몬 배우에 대해서.
▷조이현: “로몬은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는 것 같다. 더 말할 필요도 없을 만큼 성실하고, 잘 생긴 청년이라고 생각한다.”
Q. 원작 웹툰 속 최남라와는 조금 다르다. 의식한 부분이 있는지.
▷조이현: “웹툰은 제목만 알고 있었다. 처음 나왔을 때는 미성년자라서 볼 수가 없었다. 오디션 합격하고 나서 단행본 사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봤다. 웹툰을 보고 원작을 사랑해주신 분들이 남라 캐릭터를 어떻게 상상하지 알 것 같다. 그 기대에 못 미쳤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저는 캐릭터가 아니고 배우라 저 나름대로 캐릭터를 구축했다. 작품도 원작에서 많이 각색되었다. 대본대로 그 흐름에 따라 남라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생각한다. 대본에 충실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Q. 반장인 남라에 대한 소감.
▷조이현: “우선 대사에도 나와 있듯이 엄마가 학교 발전기금을 내고 반장이 된 것이다. 남라는 친구들과 소통을 하지 않았지만 리더십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좀비 사태이후 청산이 찾기 위해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낸다. 10대에서는 그런 게 리더십이다. 만약에 남라가 쉬는 시간에 이어폰 끼고 따로 지내지 않고 친구들과 어울렸다면 리더십이 있는 친구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학교 다닐 때와 비교해서 조이현이 달라진 것이 있다면.
▷조이현: “학교 다닐 때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었다. 큰 꿈을 갖기 보다는 하루를 열심히 하는 편이었다. 지금도 큰 꿈을 갖고 이런 배우가 될 거야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편이다. 그때보다 달라진 있다면 배우로서 이름을 알린 것. 배우에겐 인지도도 중요하니까. 남라로 출연한 <지금 우리 학교는>은 영광스러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Q. 이번 작품에서 ‘절비’라는 새로운 좀비를 연기한다. 좀비물을 평소 좋아했는지.
▷조이현: “저는 좀비물을 너무 좋아한다. ‘워킹데드’ 시리즈. ‘월드워Z’, ‘킹덤’, ‘반도’, ‘웜바디스’ 등. 좀비 나오는 것 많이 본 좀비광이다. 그런 제가 좀비 드라마에 나올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분장하는 것도 볼 수 있었고. 이렇게 특수분장을 하는구나 하며 호기심을 갖고 촬영했던 것 같다.”
Q. 친구들이 학교를 탈출하여 안전지대로 간 뒤, 학교에 혼자 남았다. 친구들이 다시 찾아올 때까지 어떻게 살아갔을까.
▷조이현: “친구들과 헤어지기 전에 친구를 물려고 한다. 혼자가 된 뒤 수개월 뒤에 다시 만난다. 혼자 남았을 때 외로운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친구인데 왜 또 혼자일까. 자신은 혼자가 될 운명인가보다 하며 쿨했을 것 같다. 엔딩씬 찍을 때 (친구들) ‘보고 싶었어’ 할 때 울면 안되었다. 눈물을 보이지 않고 담담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 그런데, 눈물이 나왔다. 끝까지 외로운 아이라고 생각했다.”
Q.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윤복과 <지금 우리 학교는>의 최남라로, 캐릭터 이름이 더 알려진 것 같다.
▷조이현: “감사드리죠. 캐릭터와 조이현을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은 것 같다. 자연스럽게 연기한 것 같다. ‘이렇게 생긴 윤복이다’, ‘이렇게 생긴 남라’라고 인식해 주시니 감사하다. ‘남라’가 인기가 많지만 다음 작품에서는 또 다른 캐릭터로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Q.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수혁과의 러브라인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조이현: “있으면 좋겠죠. 서로 뽀뽀까지가 했는데 끝에 ‘친구’라고 해서 서운했다는 시청자도 있더라.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제가 힘이 더 세진 상황이니, 수혁의 멘탈을 더 케어해줄 수 있을 것이다. 진짜 친구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Q. 단편영화, 사극, 청춘로맨스에서 장르물까지 연기의 폭을 넓히고 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조이현: “비슷한 캐릭터를 한 적이 없는 것 같다. 계속해서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해 보고 싶다. 장르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 차기작품은 아직 없다. 아직은 <지금 우리 학교는>을 즐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