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하얗다'
내달 10일 개봉하는 <온 세상이 하얗다>에서 독립영화의 숨은 보석 박가영이 ‘화림’ 역을 통해 매력적인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온 세상이 하얗다>(감독 김지석)는 우연히 만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죽기 위해 태백 까마귀숲으로 떠나는 기이한 동행을 담은 영화.
박가영은 단편 <정오에서>, <보글보글>, <서스피션>, <당신은 안드로이드입니까>, <몽연>까지 다양한 장르에 출연하며 색다른 연기를 선보였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결혼 2년 차의 20대 부부가 겪는 현실적인 아픔과 슬픔을 담은 장편 <두 번째 겨울>에서 ‘정희’ 역을 맡아 진짜 일상처럼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고, 이어 <황제>에서는 전직 피아니스트 ‘가영’ 역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다양한 장르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배우 박가영이 <온 세상이 하얗다>로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박가영은 <온 세상이 하얗다>에서 우울함과 무력감으로 살아가는 알코올 중독자 ‘류화림’ 역을 맡아 존재감을 발휘한다.
김지석 감독은 “‘화림’은 매일 다른 사람을 만나도 다른 이름으로 살고, 다른 직업으로 사는 사람으로 설정했다. 어떤 관계에도 자신의 속마음을 꺼내 놓을 생각도, 의지도 갖고 있지 않은 캐릭터이죠. 이 캐릭터 역시 내부의 어떤 것이 이미 죽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캐릭터를 설명했고, 박가영 배우는 자신만의 색깔로 ‘화림’ 캐릭터를 완성했다. 함께 죽기 위해 태백의 까마귀숲으로 향하는 ‘모인’과 ‘화림’의 기이한 동행에서 박가영이 맡은 ‘화림’ 캐릭터는 무겁고 울적한 여정일 것 같은 시간에 엉뚱한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까마귀숲에 도착했을 때 “너무 추워서 빨리 죽어야겠어요”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은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로 ‘화림’ 캐릭터의 성격을 단번에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온 세상이 하얗다'
박가영은 “<온 세상이 하얗다>가 ‘모인’과 ‘화림’의 죽음으로 가는 길을 담고 있다 보니,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이 각자 평소에 죽음을 어떻게 생각해왔는지에 따라 영화의 감상이 달라질 것 같다”라고 전했다.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화림’은 ‘모인’에게 어떤 식으로든 마음이 움직였을 거라고 해석했다. 어느 정도의 호기심과 호감이 없다면, 과연 ‘화림’이 낯선 이와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을까 싶었다. 로맨스로 보여도 좋고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하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지석 감독은 “박가영 배우는 묘한 에너지가 있는 것 같다. 대화를 할 때 가만히 눈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내가 말하고 있는 걸 명확히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뭔가를 더 말하게 된다. 그래서 ‘화림’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더 풍성하게 고민할 수 있었고, 현장에서도 다양한 각도에서 이야기를 바라볼 수 있었다”라며 박가영 배우에게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된 <온 세상이 하얗다>는 2월 1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