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감독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도깨비깃발을 휘날리며 바다를 호령하는 해적들이 극장가에 도착했다. 2014년 여름 866만 관객을 동원한 [해적:바다로 간 산적]의 속편 [해적:도깨비깃발]이 26일 개봉한다. 강하늘, 한효주,이광수 등 어울리지 않는 해적들과 빌런 권상우의 패악질이 기대되는 가운데 이들의 해적질을 진두지휘한 김정훈 감독을 만나 해적이야기를 잠깐 들어보았다. 김정훈 감독은 2010년 첫 장편 연출작 '쩨쩨한 로맨스'와 2015년 '탐정: 더 비기닝'을 만든 감독이다.
Q. ‘해적’(1편)은 언제 보았는지. 어떻게 보았는지.
▶김정훈감독: “개봉당시 극장에서 봤었다. 유쾌하고 재밌는 코미디였다. 드라마도 재미있었다. 여태 보지 못한 신선함이 느껴졌다. 당시 ‘군도’, ‘명량’이 같이 개봉되었는데 ‘해적’이 제일 재밌었다.” (그 때는 ‘해적’ 속편이 만들어지리라고는, 자신이 속편의 감독이 될지도 몰랐단다.)
Q. 전편에 이어 속편에서도 시나리오를 맡은 천성일 작가와는 어떻게 소통하였는지.
▶김정훈감독: “이 작품은 천성일 작가가 전편의 연장선상에서 준비한 영화이다. 속편이 지향하는 바는 좀 더 어드벤처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보물찾기에 더 집중하고 싶었다. 최종 시나리오는 합의해서 나온 것이다.”
Q. 영화에 펼쳐지는 장면은 로케와 CG가 어느 정도 섞였다고 봐야하는지.
▶김정훈감독: “배우가 발 딛고 서있는 장면이 실제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CG작업도 처음부터 다 계획이 되어 있었다. 번개섬은 화산섬인 제주도의 돌 같은 느낌을 주어햐했다. CG에서도 제주도의 풍광이 느껴지도록 신경을 썼다. CG가 충분히 잘 활용된 작품이다.”
Q. 제주도의 펭귄은 어떻게 구현했나.
▶김정훈감독: “[해적]이 판타지 영화이지만 현실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게, 리얼리티에서 출발하려고 했다. 상상 속의 동물이며 인간과 교감할 수 있는, 직립보행 하는 크리쳐를 고민했다. 펭귄은 시나리오 작업단계에서 선택한 것이다. 다른 동물들도 생각했었지만 펭귄만한 게 없었다. 촬영할 때는 파란 인형을 더미(dummy)로 사용했다. 배우들의 연기력에 많이 의존했다. 더미는 배우들의 시선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영화 '해적:도깨비 깃발'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Q. 화면을 보면 배우들의 입에서 입김이 많이 보인다. 겨울에 촬영한 것인가.
▶김정훈감독: “예정된 촬영이 미뤄지면서 그런 일이 생겼다. 코로나가 있었고, 긴 장마가 촬영 일정에 영향을 미쳤다. 불가피하게 겨울에 촬영이 이뤄졌다. 힘든 촬영 여건이었다.”
Q. ‘해적’은 한국형 프랜차이즈로서 훌륭한 아이템인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캐릭터, 배우들의 일관성이 요구될 것도 같은데 속편에서 왜 출연진이 대폭 교체되었는지 아쉽기도 하다. (2편 배우가 못하다는 이야기가 절대 아니다)
▶김정훈감독:“제작사에게도 고민이 되는 지점일 것이다. 차라리 1편 찍을 때부터 그런 계약을 맺었으면 몰라도. 배우들이 한 영화만을 기다릴 수는 없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촬영 스케줄이 얽힌 문제이다. 현실적인 어려움이다.”
Q. 시리즈물로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김정훈감독:“시리즈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편에 대해 이야기된 것은 없지만, 바다에서 펼쳐지는 해적들의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Q. 네이버영화정보에는 김정훈 감독 소개에 ‘창작집단 마무리’란 게 있다.
▶김정훈감독:“친하게 지내던 감독들이 함께 각색 작업을 진행했었다. 시나리오를 끝낸다는 의미에서 ‘마무리’라고 지은 것이다.”
김정훈 감독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Q. 공모전에서 [탐정] 시나리오가 당선되면서 연출을 하게 되었다.
▶김정훈감독: “졸업하고 [청풍명월](2003) 스크립터로 영화를 시작했다. 그리고 1~2년 정도 다큐촬영, 피디 생활을 했었다. 공모전에서 [탐정]이 수상하고 감독되겠다고 생각했다. 공모전 걸리고도 시간이 좀 걸렸다.” (김정훈 감독은 2006년 제8회 막동이시나리오 공모전에 당선되었다)
Q. 이광수, 박지환이 코믹을 담당한다면 오세훈과 채수빈은 또 다른 로맨스를 펼친다.
▶김정훈감독:“[해적]에는 여러 군상들이 존재한다. 오세훈이 연기하는 한궁은 과묵하고 해랑(한효주)만을 바라본다. 그 곁에 해금(채수빈)이 있다. 해금의 역할은 남자들만 존재하는 해적선에서 진공청소기 같은 상큼함을 담당한다. 아마 채수빈 캐릭터가 없었다면 더 남자들만 우글거리는 영화가 되었을 것 같다. 채수빈의 매력이 극대화되었다.”
영화 '해적:도깨비 깃발'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Q. 권상우 배우는 [탐정: 더 비기닝]에 이어 다시 작품에서 만났다.
▶김정훈감독:“권상우 배우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배우이다. 어떤 캐릭터를 맡더라도 그렇다. 악역을 맡았지만 진정성이 내보인다. 본인도 새로운 연기에 흥미를 느끼며 전혀 어색함 없이 연기한다. 지켜보는 재미가 특별했다.”
Q. 기자시사회에 이어 열린 일반시사회때 관객반응이 뜨거웠다.
▶김정훈감독:“언론시사 뿐만 아니라 블라인드 시사 반응도 전해 들었다. 관객들이 많이 웃고 즐거워했다더라. 특히 막이(이광수)가 나오는 장면에서 웃음의 강도가 좋았다. 마지막에 해랑이 큰 파도를 헤치는 신과 후반부 액션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케미가 좋아 웃음이 끊이지 않은 것 같다.”
Q. 기억에 남은 해적영화가 있다면.
▶김정훈감독: “한국영화에도 해적이 등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캐리비언의 해적’보다는 <보물섬> 같이 해적과 소년이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영화 '해적:도깨비 깃발'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Q. 영화에 등장하는 보물은 어떻게 화면에서 보여주고 싶었나.
▶김정훈감독: “(고려)왕실의 보물이 대부분일 것이다.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고 자세히 보면 불교관련 보물이 많다. 화려함보다는 왕실의 규모와 성격에 맡는 보물에 포커스를 맞췄다. ‘금절편’이란 것도 그런 연장선상에 배치했다.”
Q. 다음 작품은 준비 중인지.
▶김정훈감독: “다음 작품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준비하고 싶다. 형식은 OTT 드라마가 될 것이다. 소소하고, 사람 냄새 나는 현실적인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권상우씨와 할 것이다.”
Q. 개봉을 앞두고 관객에게 한 말씀.
▶김정훈감독: “여행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갑갑한 시기이다. 우리 영화를 배를 타고 여행을 떠나듯이 즐기면서 좋을 것이다. ‘보물섬’처럼 ‘신밧드’처럼,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신나는 여행을 즐기시길.”
영화 '해적:도깨비 깃발'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강하늘, 한효주, 이광수, 권상우, 채수빈, 세훈, 김성오, 박지환 등이 출연하는 영화 [해적:도깨비 깃발]은 26일(수) 개봉한다. 12세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