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롭고 유쾌한 배우, 강하늘이 돌아왔다. 오는 26일 개봉 예정인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감독 김정훈)에서 자칭 고려 제일검인 의적단 두목 무치 역을 맡은 강하늘은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비주얼과 연기를 선보였다. 사라진 보물을 찾아 나서는 여정에서 해적과 역적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 속 무치는 실제 그의 모습처럼 정의롭고 유쾌하다. "하찮은 연기를 할 때 스스로 편하다"고 말하는 털털한 그의 모습은 그의 겸손한 성격과 동시에 '미담 요정'이라는 그의 별명을 다시금 확신하게 만든다.
Q. '해적' 1편의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속편 '해적: 도깨비 깃발'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해적' 1편은 나도 재밌게 봤던 작품이다. 1편을 따라가려고 하다 보면 어긋나고 삐끗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본에 충실하자라는 생각이었다. 내가 영화를 봤을 때는 대본보다 재밌었던 느낌이었다.
Q. 자칭 고려 제일검인 무치라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
가장 보여드리고 싶었던 부분은 우직하고 무식하고 앞뒤 안 가리고 돌진하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다. 대본 안에서 표현된 모습이 그랬다. 글로서가 아니라 움직이는 나로 표현했을 때 이 캐릭터가 자연스럽다고 느끼실 수 있도록 연기해 내는 것이 포인트였다.
Q. 무치라는 캐릭터가 정의롭고 유쾌한 캐릭터라는 생각이 드는데, 미담으로 잘 알려진 강하늘 배우 실제 모습과도 비슷한 느낌이 든다. 무치를 연기하면서 어떤 공통점을 많이 느꼈는가?
무치처럼 열정 넘치고 열의에 가득한 성격은 아니다.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느낌이라 그런 모습은 다른데 무치와 나와 닮은 점은 허당미인 것 같다. 내가 약간 허당이다.(웃음) 그런 모습들이 닮았던 것 같다.
Q. 무치는 약간은 유쾌하고, 또 약간은 하찮아 보이는 신이 많은 역할이다.
(웃음) 하찮은 연기를 할 때 스스로 편하다. 멋있는 역할을 하다가도 '여기서 이렇게 하면 웃길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웃음)
Q. 외적으로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을 선보여 인상 깊었는데 실제로 펌을 한 스타일인지 궁금했다.
실제로 펌을 했다.(웃음) 2주마다 한 번씩 네 시간 동안 거기 앉아있었다. 촬영할 당시에 스케줄이 있었는데 이 펌이 감당이 안 돼서 그 머리로 그대로 갔던 적이 있다. 인상 깊게 봐주셔서 감사하다.(웃음)
Q. 액션 연기에 있어서 보호대를 착용하지 않을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장에서의 분위기는 어땠는가?
보호대도 없이 현장에서 임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연기자가 다치면 안 된다. 연기자뿐만이 아니라 현장의 모든 사람들에게 비상이 생기기 때문에 다치치 않는 것이 당연하다. 이번 작품에서는 다행히 다치지 않았다. 보호대 없이 액션을 하는 이유는 보호대를 하면 하나도 아프지 않아서 그렇다. 아프지 않은데 아픈 연기를 하기가 힘들어서 그렇다. 무술팀이 안전하게 해주셔서 촬영하며 다치지는 않았다.
Q. 작품 속에서 "가즈아~"라고 외치고 그 외에도 고함을 치는 대사들이 많아서 촬영 중에 목에 무리가 가거나 쉬진 않았는지 궁금하다.
뮤지컬 공연하면서도 느꼈지만 목이 강성이다. 잘 안 쉰다. 그런데 추운 날에 바깥에서 소리를 지르고 테이크를 한두 번 가는 것이 아니니까 나도 목이 가긴 가더라.(웃음) 목 관리용 캔디 많이 마시고, 물 많이 마셨다.
Q. 캐릭터들 간의 조합이 재밌는 영화인 것 같다.
선배님들이 워낙 베테랑들이고 각자 갖고 있는 캐릭터들이 확실하고 분명했다. 내가 신경 쓴 부분보다는 자연스럽게 만나면 그 역할로서 만나게 됐던 것 같다. 그래서 호흡이 더 즐거웠다. 형님들이 잘 해주셔서 내가 따로 신경 썼던 부분은 없는 것 같다.
Q. 그중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춘 한효주 배우, 권상우 배우와의 관계는 어땠는가?
액션 연기에 있어서는 효주 누나가 너무 열심히 준비해서 내가 더 뭔가를 하거나 그렇진 않았다. 연기를 하고 있으면 대화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장면들에서 그냥 대화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호흡에 대해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인 것 같다.
상우 형님은 어렸을 때부터 한류스타로 알려져 있었고 앞에서 어떤 애티튜드를 가져야 하는가 고민을 많이 했는데 형님이 너무나 털털하고 재밌으셔서 첫날이 수중 촬영 날이었는데 앉아서 계속 수다만 떨었던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선배님이라고 하다가 형님이 "형이라고 해"라고 하셔서 그 뒤로 즐겁게 찍었던 기억이 난다. 날선 장면을 찍어도 재밌게 찍었다.
Q. 이외에도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는가?
촬영장에서 에피소드라고 하면 전체 출연진이 라이어 게임을 한 적이 있었다. 매일 모여서 심리 게임을 하고 그랬는데 재밌는 촬영장 에피소드인 것 같다.(웃음)
Q.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캐릭터 변신에 시도했던 것 같은데 차기작에서도 배우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궁금하다.
감사하다. 언제나 드리는 말이지만 '이 작품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줬으니 다른 작품에서는 이렇게 보여야지' 라고 전략적으로 선택할 머리가 안 된다.(웃음) 캐릭터 변신을 시도한 것은 아니고 대본 읽고 대본이 재밌으면 그 역할을 하게 되는 것 같다.
Q. 친구들과도 교우 관계가 좋으신 것 같은데 혹시 친구들을 비롯한 지인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면 어떤 어필 포인트를 말하고 싶은가?
시사회 봤을 때 스크린을 너머 오는 느낌이 있다고 느꼈다. 오랜만에 극장에 갔는데 뻥 뚤린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여러분도 이 느낌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원함을 느끼고 싶다면 겨울이라 춥겠지만(웃음) 극장에 와서 탁 트인 느낌을 느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