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6일) KBS 2TV [환경스페셜]에서는 '새들이 내게 말하기를'를 시청자를 찾는다.
윤순영 씨는 30년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카메라를 들고 집을 나선다. 집에서 가까운 김포 들녘에서부터 오대산 깊숙한 곳까지. 그가 이렇듯 발품을 파는 이유는 사라져 가는 이 땅의 수많은 새들을 한 마리라도 더 카메라를 통해 기록해 두기 위함이다. 그는 이미 멸종위기종이 돼버린 긴점박이올빼미, 참수리, 흰꼬리수리 등 맹금류를 비롯하여 재두루미와 같은 귀한 새들의 은밀한 삶을 카메라에 담았다. 오늘 KBS<환경스페셜> ‘새들이 내게 말하기를’ 사람의 시각이 아닌 새들의 시각에서 우리가 환경의 가치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새들의 은밀한 사냥법
한강하류는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 손꼽힌다. 북녘과 가까워 사람들의 접근이 차단돼 있고,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까닭에 갯벌과 먹잇감이 풍부한 까닭이다. 이런 한강과 가까운 김포 일대는 예로부터 수많은 철새들의 서식지로 유명했다. 매년 수천 킬로미터에서 길게는 수만 킬로미터를 날아와 새끼를 번식하고 영양분을 보충하기도 하는 생명의 정거장. 겨울이면 2만 킬로미터의 장거리여행을 통해 김포에 찾아오는 비둘기조롱이는 작지만 대표적인 사냥꾼이다.
윤순영씨는 요즘 마음이 무겁다. 지난 30년 동안 늘 봐왔던 재두루미의 모습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80년대만 해도 매년 2-3천 마리가 날아들었지만 2003년에는 120마리, 그리고 작년에는 32마리 밖에 찾아오지 않을 정도로 급감했다. 역시 이유는 간단하다. 귀소본능이 강한 재두루미가 먼 길을 되돌아왔지만 하늘에서 내릴 마땅한 장소가 사라져버린 때문이다.
사람들은 더러 ‘그깟 새 몇 마리가 뭔 대수냐’고 말한다. 새 때문에 개발을 망설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항변이다. 하지만 이 땅은 오래 전부터 인간만의 땅이 아닌 수많은 생명들의 땅이었다는 것이 윤순영씨의 주장. 때문에 순영씨는 요즘도 얼마 남지 않는 들녘을 찾아 먹잇감을 뿌리고 또 뿌린다. 한 마리의 큰기러기, 두루미라도 더 오게 하려는 간절한 희망 때문이다. KBS 환경스페셜 '새들이 내게 말하기를'은 오늘(6일) 저녁 8시 30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