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의 여전한 미모, 강동원에 전혀 꿇리지 않은 14세 소녀 신은수. 이 놀라운 두 배우가 여태 한 번도 선보인 적이 없는 한국 판타지영화의 신기원을 선사한다.
1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동대문에서는 영화 <가려진 시간>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가려진 시간>은 ‘화노도’라는 평화로운 섬에서 일어난 미스터리로 가득한 아동실종사건을 다룬다. 아빠를 따라 섬으로 온 외로운 소녀 수린(신은수)은 자신과 코드가 맞는 소년 성민(이효제)와 친해진다. 어느 날 학교 친구들과 함께 터널 발파작업이 진행되는 산으로 올라갔다가 비밀의 동굴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놀라운 사건이 벌어진다. 살아 돌아온 자는 오직 수린 뿐. 그리고, 얼마 뒤 자신이 성민이라고 말하는 청년 하나가 나타난다. 강동원! ‘강동원의 성민’은 ‘시공간이 멈춰진 세계에 갇혀’ 어른이 된 13살 소년이었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엄태화 감독과 강동원, 신은수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이어졌다. 엄태화 감독의 신작 <가려진 시간>이다. 엄태화 감독은 단편영화 <숲>, 독립영화 <잉투기> 등으로 주목받아온 감독으로 이번 작품이 상업영화 데뷔작인 셈.
엄태화 감독은 “비현실과 현실이 충돌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소재에 관심이 많았다. 이번에는 시간이 뒤틀린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며 “시간이 멈춘다면 , 그 시간 안에 계속 살면 어떤 느낌일까. 모두 멈춰있고 혼자만 움직이는 거라 외롭고 쓸쓸한 인생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봄직한 ‘정지된 세상’의 모습, 그리고 그 속에서 혼자 살아가는 판타스틱하면서도 고독한 세상을 보여준다.
영화 시작 40분이 지나, 어른의 모습으로 나타난 ‘소년 성민’을 연기한 강동원은 “힘들고 고독한 것에 초점을 맞춰 연기를 했다.”며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 연기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잘 생긴 강동원만큼이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소녀 신은수였다. 신은수는 강동원과의 연기호흡에 대해 “정말 잘 생기셔서 처음에는 걱정을 했는데, 하다 보니까 친해지고, 연기할 때는 조금 달랐다. 잘생긴 외모 때문에 연기에 방해되지는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면 조금 부끄럽기는 했다. 그런 것 빼고는 괜찮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엄태화 감독은 “비현실과 현실이 부딪히는 장면, 상황들을 그리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믿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금 사는 세상은 의심에 더 익숙한 세상인데 누군가가 성민이처럼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했을 때 수린이처럼 믿어줄 수 있을까. 이런 것에 관심을 두고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덧붙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감독은 ‘섬의 비밀’, 혹은 ‘동굴에서 발견되는 어떤 장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자세한 내용은 영화를 보면 된다. 단 하나, 뜻밖에도 감독은 섬의 이름을 ‘화노도’라고 정한 이유가 “가상의 섬을 설정했고, 그 안에서 늙었으니까. 그냥 노화, 뒤집어서 화노라 하자.” 잠시 웃음이 일었다.
강동원, 신은수의 섬세한 연기, 엄태화 감독의 판타스틱한 드라마 <가려진 시간>은 16일(수) 개봉된다.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