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목) 저녁 7시 40분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겨울맞이 – 곳간 문 열리는 날'이 방송된다.
1903년에 지어진 전북 진안군 주천면 주양리에 있는 괴정고택은 옛 모습, 옛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고택으로 유명하다. 7개의 독을 묻은 김치 광과 곡식 창고까지, 선조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구조도 볼거리고, 대를 이어 내려오는 솜씨도 옛 솜씨 그대로다. 멀리 사는 형제들이 오랜만에 모여 겨울나기 준비를 한다. 갈무리의 계절, 곰삭은 맛과 정이 있는 괴정고택으로 가본다. 그곳에는 옛것이지만 오래된 미래가 될 수도 있는 소중한 우리의 자산이 대를 잇고 있다.
전라북도 완주 봉동 지역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희귀한 토굴 저장고가 집마다 있다. 한겨울에도 13도를 유지하는 생강 곳간이 그것인데, 13도 유지비결은 구들장 아래 저장 굴을 만들어 뜨겁게 달궈진 온돌이 한겨울에도 차가운 기운을 막아주는 원리에 있다. 생강 토굴은 국가중요농업유산 13호에 지정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봉동지역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는 생강 줄기와 곁뿌리 요리도 이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진귀한 먹을거리다.
올해 풍작이라는 충남 예산의 사과밭으로 곳간의 미덕을 만나러 떠나본다. 예산 사과 마을에 마을의 일손을 도우러 젊은이들이 찾아왔다. 젊은이들 덕분에 일손 걱정도 덜고 마을에 웃음소리가 넘치는 날, 마을 주민인 김명자(80) 어르신이 수확한 사과로 음식을 하며, 세대를 넘어 이심전심을 나눈다. 대부분 사과는 과실 그대로를 즐기는 것이 전부인 줄 아는 이들이 많으나, 돼지고기와도 찰떡궁합이요. 깍두기, 탕수, 설기 등 다양한 변주가 여러 가지다. 색다른 사과 음식도 만들며 삼삼오오 모여 사과 잔치도 벌여본다. 마을에 찾아온 손님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사과 잔치는 나누는 재미 덕분에 속도 든든하고 마음까지 풍성해진다.
충남 논산에서 곶감, 머위, 곰취 등의 농사를 짓는 배창영(32)씨네에 겨울나기가 시작됐다. 이맘때 김장은 온 가족이 모이는 연례행사이다. 자손들이 모두 모이면 김장만 백 포기가 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감은 수확이 거의 끝나가는데, 감은 겨우내 단감, 연시, 연감, 홍시, 땡감, 반시 등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지만, 땡감 그 자체의 떫은맛을 이용하는 요리는 이맘때만 즐길 수 있는 요리이다.